<숫호구>(2012), <시발, 놈: 인류의 시작>(2016)으로 가내수공업 C급 코미디의 새 장을 열어젖힌 백승기 감독의 영화는 유쾌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의 재기발랄함은 세 번째 장편 <오늘도 평화로운>에서도 여전하다. 영화 안팎으로 그를 한껏 성장시킨 그간의 스토리를 들어본다.
<숫호구>, <시발, 놈: 인류의 시작> 이후 세 번째 영화 <오늘도 평화로운>을 만들기까지 마음 고생이 많았다고.
차기작에 대한 고민으로 잠시 슬럼프에 빠져 있던 무렵, 맥북 중고거래를 사기당했다. 뭐랄까, 정말 ‘디지고’ 싶었다.
그 덕분에 자신의 경험담이 강하게 투영된 영화가 완성됐다.
이 영화의 아이디어를 150만원 주고 샀다고 마음 먹었다. 이를 전화위복 삼아 영화에서라도 복수해보자고 생각하고 쓰기 시작했다.
마치 시리즈처럼 영어 원제가 전작들과 맥을 같이 한다.
<슈퍼 버진>, <슈퍼 오리진>에 이은 <슈퍼 마진>이다. 원래는 한글 제목을 사기꾼들의 이득과 노트북 사기사건이 영준에게는 전화위복이 된다는 의미를 담은 <개이득>이라고 하려다가 전편들과의 일관성을 택했다.
전작들보다 제작비가 점점 오르고 있는 건가. 프로덕션 규모가 남다르다.
늘 독학으로 찍었기 때문에 예산이 없었다. 게다가 노트북 사기까지 당하니 머리가 어지러워질 정도였다. 그래서 SNS에 내 사연을 올리고 스태프들을 구인했더니 기적처럼 하나의 사단이 꾸려졌다. 출연 배우 대부분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해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