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주간지 <씨네21>이 만든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 공식 데일리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 장팅후, 린관후

<귀신온천여관>은 귀신들린 여관의 폐업을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노부부와 손자 샤오진(장팅후), 그리고 친구들이 귀신에 맞서 싸우다가 온갖 코믹한 상황을 만들어나가는 호러 코미디 영화다. 대만의 여성감독인 린관후이 감독과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신예 장팅후는 생애 처음 호러와 코미디가 배합된 장르 영화를 작업했다. 


영화는 말썽꾸러기 고등학생 샤오진이 친구들과 함께 조부모가 운영하는 여관을 찾았다가 귀신에 맞서 여관 폐업을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는 독특한 이야기다.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출발했나?
린관후이 어느 날 갑자기 할아머지, 할머니가 옷장 앞에서 수의를 입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서 제작자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노부부가 여관을 지켜내기 위해서 싸우는 아이디어를 확장시켜줬다. 귀신이 출몰하는 여관이란 설정은 자연스럽게 덧입혀졌다.

영화제에서 이 작품의 키워드를 ‘미소년 청춘 호러 코미디’라고 소개했다.
린관후이 그 소개가 아주 마음에 든다. (웃음) 청소년이 주인공이고 영화를 통해서 친구들의 우정과 가족간의 사랑 등을 담으려고 했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이 잘 이해해준 것 같았다. 자막 번역 때문에 코미디 뉘앙스가 어떻게 전달될까 걱정했는데 다들 잘 웃어주더라.

<귀신온천여관>

덤벙대는 문제아 샤오진 역을 표현한 배우 장팅후의 풋풋한 매력이 돋보인다. 이 영화가 첫 주연작이라고.
린관후이 (장팅후를 바라보며) 이렇게 멋진 배우가 금발로 등장하는 모습 때문에 ‘미소년 청춘호러 코미디’라고 한 것 같다. (웃음) 멋진 남자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는 영화가 맞다. 그들이 자신의 매력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또 그것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
장팅후 드라마로 데뷔해 영화 출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호러와 코미디를 결합한 형식으로 장르적인 압박감이 좀 있었다. 샤오진은 어떨 땐 바보처럼 등장하기도 하는데 그래서 좋아야 하나 슬퍼야 하나 고민했다.

<서유기>, <007북경특급> 시리즈 등 주성치 영화에서 자주 등장했던 홍콩배우 나가영과 주미미를 샤오진의 조부모로 캐스팅한 것을 비롯해, 허물어져가는 여관 앞에 선 사람들을 <천녀유혼>(1987)의 한 장면에 빗대어 표현하기도 하는 등 홍콩영화에 대한 애정을 영화 전반에 드러낸다.
린관후이 어릴 때부터 홍콩영화를 많이 보고 자랐고, 특히 1980년대 강시 영화들은 내게 많은 영향을 줬다. <천녀유혼>의 장면과 음악을 직접 차용한 이유도 그렇다. 우리 세대에게 <천녀유혼>의 배경인 난약사는 공포영화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난약사의 외형과 제작자가 을씨년스러운 온천을 다녀온 실제 경험 등을 영화에 담아냈다.

다음 작품 계획은.
장팅후 대만에서 드라마를 찍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신과함께> 시리즈나, <부산행> 같은 SF나 좀비 영화에 출연해보고 싶다.
린관후이  이번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또 한 번 작업하게 될 것 같다. 속편은 아니고 배우들은 같지만 역할과 이야기는 완전 다른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시나리오는 초고가 나온 상태다.

(왼쪽부터) 장팅후, 린관후

씨네21 www.cine21.com
글 김현수 사진 박종덕 객원기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공식 데일리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