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의 글자 수에 얽힌 이야기도 있다. 이준익 감독은 “제목을 두 글자로 지은 영화들이 줄곧 좋은 기운을 보여왔다”며 최근 발표한 신작 <변산>에도 이런 기운을 담아 봤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 목록을 보면 <소원>, <사도>, <동주>, <박열>에 비해 <즐거운 인생>,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평양성>은 흥행 면에서 아쉬웠다(<왕의 남자>나 <라디오 스타>같은 흥행작도 있지만). 한편, 두 글자 제목하면 떠오르는 감독이 한 명 더 있다. 중국 재외동포 출신의 장률 감독. 그의 손길이 닿은 총 16편의 작품들은 단 3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두 글자 제목으로 이뤄져 있다. <망종>, <이리>, <풍경>, <경주>, <춘몽> 등이 그렇다. 그런 탓에 장률 감독에게 두 글자 제목 징크스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에 대한 장률의 코멘트는 겸손하다. “나는 제목을 잘 못 짓는다. 제목 짓기가 어려워 포기한 결과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