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영화가 개봉해 오랜만에 극장에 나선 길. 상영시간표를 보는데 상영관마다 가격도 차이 나고, 이상한 용어들이 붙어있다. 아이맥스는 무엇이고, 아트모스는 무엇인가. 극장별로 서비스하는 영화 포맷도 다양해진 지금, 간단하게나마 영화의 상영 포맷에 대해 알아보자.


일반 상영의 양대산맥
레드 카메라 제작사의 해상도.

2D
대부분의 영화가 2D 포맷으로 상영된다. 표준이자 기본인 2D 포맷은 2000년대 초반, 필름 상영에서 디지털 상영으로 바뀌었다. 가로 2048픽셀이 기준인 2K 해상도가 2D 포맷의 표준이다. 4K(4096x세로 픽셀값)로 리마스터링한 영화도 일반상영관에선 2K로 상영된다.


3D
3D 포맷은 3D로 촬영된, 혹은 컨버전(2D 촬영본을 후반 작업에서 3D화하는 작업)된 영화가 상영되는 방식이다. 관객은 미세하게 다른 두 개의 영상을 편광안경을 통해 입체적인 하나의 영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과거에는 영사기 두 대를 이용해 영사해야 했으나 디지털 상영이 도입되면서 한 대의 영상기로도 상영이 가능해졌다. 2009년 <아바타>가 3D영화의 부흥을 이끌었지만 일반상영보다 조금 비싼 점, 3D안경 때문에 화면이 어둡고 착용감이 불편한 점, 관객에 따라 어지럼이나 멀미를 유발하는 단점도 있다.

극장 상영은 이런 적청방식이 아닌
이런 편광 방식이다.

영화는 역시 보는맛?

아이맥스

<덩케르크> 필름 비교.

필름 시절에도 디지털 시대에도 독보적으로 유명한 캐나다 기업 IMAX의 독자적인 규격. 아이맥스의 최대 장점은 영상 정보를 많이 담는다는 것. 필름 시절에도 일반 필름보다 큰 자체 필름을 사용, 최대 10배 이상의 영상 정보를 담을 수 있었다. 당시엔 비용 문제, 카메라 촬영 소음 때문에 영화보다 다큐멘터리에 자주 쓰였는다. 최근에는 일반 필름으로 촬영한 영화를 DMR(디지털 미디어 리마스터링, 촬영 필름을 디지털로 리마스터한 후 아이맥스용 상영 필름으로 제작하는 것)을 거쳐 아이맥스로 상영할 수 있게 돼 부쩍 인지도가 높아졌다.

<다크 나이트> 촬영장. 왼쪽의 카메라가 아이맥스 카메라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가 6개의 시퀀스를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한 것을 시작으로 디지털 시기와 맞물리며 상업영화에서도 아이맥스 촬영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모든 분량을 6K 아이맥스 디지털로 촬영한 최초의 영화다. 공식 규격의 화면비가 1.43:1로 광활함을 자랑하기 때문에 아이맥스로 촬영했다면 1.85:1(비스타비전), 2.35:1(시네마스코프)보다 좀 더 넓은 1.9:1 화면비를 보여주곤 한다. 현재 아이맥스는 2대의 영사기를 사용하는 ‘듀얼 프로젝션 시스템’을 선택해 3D의 단점인 화면 밝기를 해결하고 있다.

아이맥스의 듀얼 프로젝션 시스템

아이맥스 레이저

아이맥스 레이저 프로젝션

공식적으로 분류된 건 아니지만, 아이맥스도 영사기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일반 2K로 영사하는 아이맥스, 하나는 레이저 영사기를 이용한 아이맥스. 레이저 영사기는 4K 규격을 영사할 수 있으며 아이맥스의 공식 화면비 1.43:1을 그대로 상영할 수 있다. 아이맥스 필름으로 촬영 후 1.43:1 비율로 상영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도 레이저 영사기의 덕을 본 셈이다. 사운드 또한 일반적인 6채널 사운드가 아닌 12채널 사운드를 담을 수 있다. 현재 CGV 용산아이파크몰이 국내 유일 아이맥스 레이저 상영관을 가지고 있다.

<덩케르크> 촬영장
<덩케르크> 일반 상영관 화면비 (왼쪽)와 아이맥스 레이저 상영관 화면비.

리얼D

리얼D는 국내에선 롯데시네마가 독점 사용하는, 미국의 리얼D(RealD)에서 개발한 3D 영상 영사 규격이다. 디지털 파일을 디지털 영사기 한 대로 상영할 수 있어 3D 영상 특유의 어두움과 잔상을 줄였다. 원편광 안경을 사용해 직선편광 안경을 사용하는 3D 상영 포맷 중 시야각이 가장 넓다. 또 트루모션이란 기술을 도입해 프레임 잔상을 줄이고 움직임을 부드럽게 만들어 눈이 편한 영상을 구현한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훨씬 인지도 있는 포맷이다.


스크린X

CGV의 스크린X 상영관

스크린 X는 CGV에서 카이스트와 공동 개발한 포맷이다. 상영관 전면뿐만 아니라 좌우 벽면을 활용해 상영을 하는 시스템. 즉 상영관 3면에 영화를 영사한다. 영화의 프레임을 넓혀서 관객들의 몰입을 끌어내는 방식으로 3면 모두 사용 시 270도의 영상을 맛볼 수 있다. 그래서 스크린X의 경우 상영관 중앙이 명당인 일반관과 달리 조금 뒷자리가 명당으로 꼽힌다. 대체로 후반 작업에서 스크린X 버전을 개발하는데, 연상호 감독의 <염력>은 한국영화 최초로 스크린X을 염두에 두고 쓰리캠 촬영을 진행했다.

<앤트맨과 와스프> 스크린X 버전 예고편

스피어X

스피어X관

스크린이 곧은 일자 형태로 설치된 일반관과 달리 스피어X관은 스크린이 곡선 형태로 설치돼있다. 스크린뿐만 아니라 반원형으로 설계한 상영관 천정에 스피커가 설치돼있다. 이 곡선형 스타일의 상영관은 영화가 주는 공간감을 부각시킨다. 특이한 상영관 설계에 맞춰 각 좌석 별로 시트가 젖혀지는 정도가 다른 것도 특징이다.


수퍼S

스크린S 첫 공개 현장

수퍼S는 롯데시네마가 2017년 최초로 돌입한 시스템이다. 영사기로 스크린에 영화를 상영하던 기존 시스템과 달리 LED 스크린으로 직접 영상이 송출되는 형태로 당연히 일반 영사시스템보다 영상이 밝으며 암부 디테일도 좋다. 해상도가 2K가 아닌 4K라 최근 4K로 리마스터링된 재개봉 영화 관람에 적합한 상영관으로 입소문 나고 있다.


눈만 즐겁냐, 귀도 즐거워야지

사운드X

국내 기업 소닉티어에서 개발한 3D 입체음향 시스템으로 CGV에서 도입했다. 총 51개의 스피커를 사용해 영화 속 사운드의 움직임을 섬세하게 전달한다. 단순한 좌우 앞뒤 움직임을 넘어 위아래 Z축까지 구현한다. 다만 일반 상영과 관람료 차이가 있고, 정말 청각에 민감한 관객이 아니면 그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트모스

돌비 아트모스의 로고

아트모스는 그 유명한 돌비사의 사운드 시스템이다. 국내 멀티플렉스 3사가 모두 사용하지만 아트모스를 염두에 두고 설계한 메가박스의 MX관이 가장 대표적인 상영관이다. 일반관 사운드 시스템에 전방과 천정에 스피커를 추가,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사운드를 지향한다. 일반적인 영화 사운드가 약 5~16개 채널로 구성돼있다면 아트모스는 각 스피커를 하나의 채널로 설정, 사운드의 움직임을 더 구체화했다. 아이맥스의 카운트다운 영상처럼 영화 상영 전 아트모스 시스템을 설명하는 영상이 나오는데, 극장 시스템에 관심 있는 관객이라면 이걸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울 것이다.

아트모스 상영 전 안내영상



공감을 넘어 체감을 하고 싶다?

4DX & 수퍼 4D

4DX 시연 장면

4D는 영상 시스템보다 극장 시스템에 가깝다. 좌석의 움직임이나 상영관의 특수 효과를 통해 영화의 ‘보는 맛’을 체감형 관람으로 승화시킨다. CGV는 CJ 4DPLEX가 개발한 4DX, 롯데시네마는 레드로버가 개발한 수퍼 4D를 서비스하고 있다. 4DX는 2009년 첫 선을 보여 여러 번 리뉴얼을 거쳐 고정 관객층도 어느 정도 생겼다. 현재 4DX는 9개의 모션 효과와 12개의 환경효과를 더해 총 21개의 효과를 지원하고 있다. 수퍼 4D는 전체적으로 좌석의 모션은 빼어나나 그 외의 효과는 미흡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4D 상영이라고 늘 3D 영화만 하는 게 아니라 2D 영화를 상영할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