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도 반절이나 지났다. 꿈? 취업? 다이어트? 계획했던 일들은 얼마나 지키고 있는가. (연일 펄펄 끓는 폭염에 잊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무더위에 의욕상실한 청춘들을 위해 청춘과 관련된 VOD 다섯 편을 소개한다. 이 영화들이 당신의 도전을 응원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도전하는 청춘이 아름답다!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감독 이호재 / 출연 이호재, 이현학, 하승엽, 김휘 / 상영시간 106분

스스로를 '잉여인간'이라 부르는 호재(24), 하비(22), 현학(20), 휘(20). 처음이자 마지막일지도 모를 잉여로운 20대 보내기를 위해 네 친구들은 단돈 80만원과 카메라 1대만 들고 유럽 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정말 청춘이 아니면 도전하기 힘든 모험이다. 먹을 것도, 잘 곳도 제대로 정하지 않고 365일을 지내다니. 하지만 안정적인 일만 찾는다면 인생에 새로운 일이 찾아올 틈이 생길까? 기회는 아무에게나 찾아오지 않는다. 아직 끝나지 않은 올 여름, 한 번쯤 무모해져 보는 건 어떨까?

"하지만 한 번의 도전이 끝났다고해서 우리의 삶이 멈추는 건 아닐 것이다. 우리를 망설이게 했던 건 사소한 것에 불과했고 무모하고 위태로운 선택들이 오히려 우리를 용기낼 수 있게 했다. 이제 우리는 길을 헤매거나 멈출 수 밖에 없는 날이 오더라도, 다시 한 걸음 나아가는걸 결코,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세 얼간이>
감독 라지쿠마르 히라니 / 출연 아미르 칸, 마드하반, 셔먼 조쉬 / 상영시간 171분

인도에 세 친구가 있다. 성적과 취업만을 강요하는 학교에 반항하는 란초(아미르 칸), 아버지가 정해준 꿈을 이루기 위해 본인이 좋아하는 일은 포기하고 공부만 하는 파르한(마드하반), 병든 아버지와 식구들을 책임지기 위해 무조건 대기업에 취직해야만 하는 라주(셔먼 조쉬). 천재들만 간다는 일류 명문대 ICE에서 '얼간이'로 불리는 이 셋은 입시, 취업, 경쟁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사실 인도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 러닝타임도 꽤 길고, 중간에 느닷없이 노래가 나오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어느새 선입견은 사라지고 "알 이즈 웰"을 외치고 있게 된다. 

"ALL IS WELL!" 알 이즈 웰! (=다 잘 될 거야!)

<스물>
감독 이병헌 / 출연 김우빈,준호,강하늘 / 상영시간 115분

여기 한국에도 세 친구가 있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삶을 지향하는 인기절정의 백수 치호(김우빈), 꿈을 위해 쉴 틈 없이 준비하는 생활력 강한 재수생 동우(준호), 대기업 입사가 목표인 최강 스펙의 엄친아 경재(강하늘). 캐릭터들은 <세 얼간이>와 비슷한듯 하지만, 그보다 더 코믹스럽게 이야기를 풀어내며 러닝타임 내내 웃음을 빵빵 터뜨린다. 이병헌 감독은 시나리오 탄생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10년 전 내가 김우빈, 이준호, 강하늘 나이일 때 쓴 초고를 바탕으로 각색한 시나리오의 시작은 내 주위의 병맛 넘치는 친구들이다. 다루기 부담스러운 모습들이 많아 어느 정도 미화하고 귀엽게 표현한 부분들도 많지만 대부분 나와 친구들의 실제 모습과 가깝다." 술은 먹어도 되는데 술값은 없는 나이, 성인이 되기 전에 1년 간 머무는 곳, 어른이 되기 위한 예행연습 기간을 지나고 있는 청춘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한다.

"사람들은 우리 보고 좋을 때다 ,좋을 때다, 그러는데 뭐가 좋은 거지? 이렇게 힘들고, 답답하고, 막막한데." 

<워터보이즈>
감독 야구치 시노부 / 출연 타케나카 나오토, 츠마부키 사토시, 타마키 히로시 / 상영시간 91분

그저 수영선생님의 미모에 반해 수영부에 들어간 남학생 5명. 그들이 얼떨결에 '남자 수중발레'를 배우게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학교와 친구들의 놀림 속에서도 그들은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꿋꿋이 수중발레를 계속 해나간다. 그리고 학교 축제에서 수중발레 쇼를 하기 위해 고3 마지막 여름방학을 불태우는데! 츠마부키 사토시의 풋풋터지는 얼굴과 타마키 히로시의 흑역사를 볼 수 있는 영화! 혹시 올여름 휴가를 아직 못 갔다면, 수영장에서 풍덩풍덩하는 이들을 보며 대리만족 하는 건 어떨까? (덧. 야구치 시노부 감독의 자매품 <스윙걸즈>도 있다.)

"오늘 하루 바보가 되는 게 인생 전체가 쓸모없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낫다"

<족구왕>
감독 우문기 / 출연 안재홍, 황승언 / 상영시간 104분

봉블리가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이자 한국판 <워터보이즈>인 <족구왕>. 수영에서 족구로 종목만 변경되었을뿐 스토리는 비슷하다. 갓 제대한 복학생 만섭(안재홍)은 캠퍼스 퀸 안나(황승언)를 좋아한다. 그리고 족구를 사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만섭은 안나의 썸남 강민(정우식)을 족구 한판으로 무릎 꿇린다. 이로 인해 갑자기 족구 열풍이 찾아오고, 급기야 캠퍼스 족구 대회까지 열리게 된다. 과연 만섭은 족구와 사랑을 모두 쟁취할 수 있을까?! 

"남들이 싫어한다고 자기가 좋아하는 걸 숨기고 사는 것도 바보같다고 생각해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