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스케일, 스펙터클한 액션, 뭉클한 감동까지. 전쟁 영화는 대중들을 대상으로 한 상업영화 중 종합선물세트 같은 장르의 영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큰 스케일의 전쟁 영화는 거의 망하지 않는다. 이번 추석 대작들 중에서도 결국은 고구려 안시성 전투를 영화화한 전쟁영화 <안시성>이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문득 다른 나라들도 우리나라만큼 전쟁영화를 좋아할까 궁금해졌다. 각국 박스오피스 상위권에 어떤 전쟁 영화들이 랭크되었는지 모았다.


대한민국
<명량>

한국의 전쟁 영화 <명량>은 1700만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하며 역대 관객 수 1위에 올랐다. 2014년 여름 시즌 개봉했던 <명량>의 벽은 아직도 높기만 하다. 꼬마 아이부터 노인까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위인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영화화했다. 330척에 달하는 왜군을 상대로 고도의 전술을 활용해 단 12척 만으로 완전 무결한 승리를 이룬 역사다. 아무리 신파다, 국뽕이다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가장 자랑스러울 역사를 스크린에 옮겼으니 1위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명량

감독 김한민

출연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개봉 201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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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미국
<덩케르크>

영국, 미국 박스오피스 전쟁 영화 중 가장 높은 순위에 오른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다. 영국과 미국의 경우, 관객 수로 박스오피스 순위를 산정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총 수익으로 계산한다. 미국은 <아바타>가, 영국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전체 박스오피스 1위다. <덩케르크>는 영국에서 19위, 미국에서 182위에 올랐다. 미국의 경우 워낙 굵직한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많다 보니 실화 모티브 전쟁 장르 영화는 순위가 높지 않은 편이다. <덩케르크>는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군에 밀려 프랑스 덩케르크에 고립된 영국, 프랑스 등의 연합군들을 철수시켰던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모티브로 한다. 독창적이고 탁월한 촬영기법으로 호평받았었다.

덩케르크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톰 하디, 킬리언 머피, 케네스 브래너, 마크 라이런스, 해리 스타일스, 핀 화이트헤드, 아뉴린 바나드, 톰 글린 카니, 잭 로던, 배리 케오간

개봉 20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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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특수부대 전랑2>

중국도 화폐 단위인 위안화로 산정된 총수익으로 박스오피스 순위를 매긴다. 전쟁 영화 <특수부대 전랑 2>은 전쟁 영화 장르뿐 아니라 전체 박스오피스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와 양상이 비슷하다. 총수익은 약 56억 7천만 위안이다. 이 영화 곳곳에는 중국의 자국에 대한 자부심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영화는 2015년 내전이 발생한 예멘에 중국이 군함 3척을 보내 자국민과 외국인을 안전하게 철수시켰던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기존 중국 블록버스터에 비해 규모 면에서도 엄청나다. 그러나 무엇보다 영화의 흥행을 이끈 건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군사 영화였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특수부대 전랑2

감독 오경

출연 오경, 프랭크 그릴로, 정산, 오강, 장한

개봉 2017.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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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원의 제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전체 박스오피스 1위인 애니메이션 강국 일본. 자국 애니메이션과 할리우드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전체 53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원의 제로>라는 영화가 눈에 띈다. 일본에서 흥행했지만 우리나라에서 미개봉한 전쟁 영화라는 데서 짐작이 될 것이다. 맞다. 이 영화는 가미카제를 미화했다는 평을 받는 우익 영화다. 영화는 1940년대  태평양 전쟁 중 일어났던 일을 회상하는 플롯으로 1940년대와 2004년을 오간다. 군국주의 시절의 일본의 자살 특공대 가미카제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일본 극우 소설가로 유명한 하쿠타 나오키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영원의 제로

감독 야마자키 다카시

출연 오카다 준이치, 이노우에 마오, 미우라 하루마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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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바후발리 2: 더 컨클루전>

인도 화폐 단위 루피로 흥행 수익을 집계하는 인도에선 최근 <당갈>을 제치고 톨리우드(인도 동남부의 텔루구어로 제작된 지역 영화) 영화 <바후발리 2: 더 컨클루전>이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신화를 바탕으로 가상의 왕국 마히쉬마티를 배경으로 한 웅장한 스케일의 전쟁 영화다. 전작 <바후발리: 더 비기닝>도 자국 내에서 흥행 성적이 좋았다. 외세와의 전쟁과 내전을 그린 장면의 스케일은 방대하며, 로맨스와 유머도 적절하게 섞여있어 좋은 평을 받았다.

바후발리 2 : 더 컨클루전

감독 SS 라자몰리

출연 프라바스, 라나 당구바티, 아누쉬카 쉐티, 타만나 바티아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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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닥터 지바고>

독일의 경우는 주로 관객 수로 박스오피스를 집계한다. 추정치까지 고려된 순위라 상위권에 옛날 영화들이 많다. <닥터 지바고>는 약 1,275만 명(추정치)으로 전체 4위에 해당한다. <닥터 지바고>는 1905년 러시아 제1차 혁명, 1917년의 10월 혁명 등 러시아가 붕괴되는 혼란한 사회 속에서 비극적인 사랑을 겪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주요 장르는 멜로드라마지만 이 영화 한편에는 장대한 러시아 혁명 내전사가 담겨있다.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유명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독일과의 1차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러시아가 겪게 된 혁명기를 다룬 영화가 독일 박스오피스 순위에 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닥터 지바고

감독 데이비드 린

출연 제랄딘 채플린, 줄리 크리스티, 톰 커트니, 알렉 기네스, 시옵한 맥케나, 랠프 리처드슨, 오마 샤리프, 로드 스테이거, 리타 터싱햄

개봉 1978.01.01. / 2012.01.09.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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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인생은 아름다워>

이탈리아는 총수익과 관객 수도 함께 집계한다. 자국 내 가장 흥행한 작품은 <아바타>. 전쟁을 다룬 영화 중 흥행 수익 5위를 차지한 영화는 로베르토 베니니가 감독하고 출연했던 <인생은 아름다워>다. 일반적인 전쟁영화와 달리 커다란 스케일도, 스펙터클한 액션도 없지만 나치의 유태인 수용소 참상을 은유적으로 잘 표현했다. 어린 아들과 함께 수용소에 갇힌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수용소의 끔찍한 현실을 게임처럼 표현하며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아이러니한 장면들이 압권. 영화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았으며, 아카데미 역사상 처음으로 비영어 작품으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인생은 아름다워

감독 로베르토 베니니

출연 로베르토 베니니, 니콜레타 브라스키

개봉 1999.03.06. / 2016.04.13.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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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