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니>의 베트남 리메이크 영화 <고고 시스터즈>.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부산행>.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다는 속설이 있다. 영화로 따지면 속편 혹은 리메이크 영화에 해당하는 말인 것 같다. 성공한 속편을 찾기 힘들듯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던 리메이크 사례도 많다. 그럼에도 여전히 국적을 바꾼 리메이크 영화는 만들어지고 있다. 다른 나라의 정서로, 새로운 장인의 손길로 태어나는 영화들을 무시할 수 없는 건 성공사례도 분명히 있다는 사실 덕분이다. 

<써니>의 베트남 리메이크 영화 <고고 시스터즈>가 역대 베트남 영화 박스오피스 5위에 랭크됐고, 좀비 스릴러<부산행>은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이 팔렸다. 이탈리아 호러의 클래식 <서스페리아> 40년 만의 환생을 앞둔 시점. 곧 개봉할 <스타 이즈 본> 역시 여러 번 리메이크 된 작품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원작보다 더 유명한 리메이크 영화, 혹은 이 정도면 충분히 훌륭한 리메이크라는 평가를 들었던 영화들을 모아봤다.


마틴 스코시즈 <디파티드>
원작 : <무간도> 2002 / 홍콩

<디파티드>
<무간도>

마틴 스코시즈는 흥행과 비평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드문 감독 중 한 명이다. 그의 영화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많은 수익( 1 3000만 달러)을 낸 영화는 바로 <디파티드>. 스코시즈의 페르소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맷 데이먼과 함께 출연했다. 이 영화의 원작은 홍콩의 누아르 <무간도>. 언더커버(범죄 조직에 잠입한 경찰) 스토리의 원조 격으로 불리는 <무간도> 이후, 많은 범죄 영화들이 언더커버 소재를 빌려왔다. <신세계> 역시 <무간도>에 빚이 있을 거다. 할리우드 리메이크 <디파티드>도 원작의 그늘에 쓴소리를 들었던 작품이지만, 서스펜스를 다루는 스코시즈의 솜씨만큼은 유려했다는 평가다.

디파티드

감독 마틴 스콜세지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잭 니콜슨, 마크 월버그

개봉 2006.11.23.

상세보기
무간도

감독 맥조휘, 유위강

출연 양조위, 유덕화

개봉 2003.02.21. / 2016.03.17. 재개봉

상세보기

크리스토퍼 놀란 <인썸니아>
원작 : <인썸니아> 1997 / 노르웨이

<인썸니아>
노르웨이 원작 <인썸니아>

크리스토퍼 놀란이 <메멘토> 이후 내놓은 작품 <인썸니아>도 원작이 있다. 동명의 노르웨이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의 제목 ‘인썸니아’(insomnia)는 불면증이라는 의미. 낮만 지속되는 백야 기간의 알래스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을 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르웨이 원작은 1997년 발표돼 현지에서 흥행은 물론 훌륭한 평가를 받았는데, 크리스토퍼 놀란의 존재감이 더 컸기 때문인지 원작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다. 놀란의 <인썸니아>는 원작과는 또 다른 황량한 분위기를 담아냈다는 평이다. 모든 배우 및 제작진들에게 원작을 절대 보지 말 것을 당부했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알 파치노, 로빈 윌리엄스, 힐러리 스웽크 등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다.

인썸니아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알 파치노, 로빈 윌리엄스, 힐러리 스웽크

개봉 2002.08.15.

상세보기
불면증

감독

출연 스텔란 스카스가드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카메론 크로우 <바닐라 스카이>
원작 : <오픈 유어 아이즈> 1999 / 스페인

<바닐라 스카이>
<오픈 유어 아이즈>

톰 크루즈 주연의 <바닐라 스카이>는 예기치 못한 전개로 파격적인 상상력을 유감없이 펼쳐 보인 SF영화다. 이 영화는 스페인 영화 <오픈 유어 아이즈>를 모태로 했다. 두 영화 모두 여주인공 소피아 역할에 페넬로페 크루즈를 동일하게 기용했다는 점이 흥미롭다. 스너프 필름을 소재로 한 영화 데뷔작 <떼시스>로 큰 반향을 몰고 왔던 스페인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는 차기작 <오픈 유어 아이즈>로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작품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이 초기에 우려를 샀지만, 카메론 크로우는 원작의 매력을 살린 장르적 접근을 해내며 호평을 받는데 성공했다.

바닐라 스카이

감독 카메론 크로우

출연 톰 크루즈, 페넬로페 크루즈, 카메론 디아즈, 커트 러셀

개봉 2001.12.21.

상세보기
오픈 유어 아이즈

감독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

출연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페넬로페 크루즈, 체트 레라, 펠레 마르티네즈, 나즈와 님리

개봉 1999.01.16.

상세보기

마틴 브레스트 <여인의 향기>
원작 : <여인의 향기> 1974 / 이탈리아

<여인의 향기>
이탈리아 원작 <여인의 향기>

눈 먼 퇴역 장교 알 파치노가 포르 우나 카베사’(Por Una Cabeza) 음악에 맞춰 탱고를 추던 명장면을 남긴 <여인의 향기>. 이 영화는 이탈리아의 1974년 작품 <여인의 향기>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많은 이들에겐 할리우드판 <여인의 향기>의 인지도가 월등하지만 이탈리아 원작도 훌륭했다는 점. 원작의 주인공이었던 비토리오 가스만은 이 영화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알 파치노도 <여인의 향기>를 통해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두 편 모두 사랑 받은 걸작이다.

여인의 향기

감독 마틴 브레스트

출연 알 파치노

개봉 1993.03.20.

상세보기
이미지 준비중
여인의 향기

감독 디노 리시

출연 비토리오 가스만, 알레산드로 모모, 아고스티나 벨리, 모이라 오페이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고어 버빈스키 <링>
원작 : <링> 1998 / 일본

<링>
일본 원작 <링>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일본 공포영화 <>의 인기는 대단했다. 텔레비전에서 기어 나오는 기괴한 모습의 귀신 사다코는 <>을 못 본 사람이라도 다 알 정도로 여기저기서 패러디 됐다. 한국에서는 신은경, 배두나 등의 배우들이 출연한 리메이크작을 만들기도 했다. 이 화제의 일본 영화는 당연하게도 할리우드의 눈에 들어왔고, 고어 버빈스키 감독, 나오미 왓츠 주연의 <>으로 다시 탄생한다. 리메이크작의 인기도 북미에서 대단했는데 개봉 첫 주 1위에 등극해 8주간 박스오피스 10위권을 지켰다.

감독 고어 버빈스키

출연 나오미 왓츠, 마틴 헨더슨, 데이빗 도프만

개봉 2003.01.10.

상세보기

감독 나카다 히데오

출연 마츠시마 나나코, 나카타니 미키, 사나다 히로유키

개봉 1999.12.11.

상세보기

가렛 에드워즈 <고질라>
원작 : <고질라> 1954 / 일본

<고질라>
일본 원작 <고질라>

미국에서 리메이크 한 아시아 영화 중 가장 흥행한 영화 1위는 다름 아닌 <고질라>다. 일본을 대표하는 괴수영화 <고질라> 1954년 만들어진 이후 수많은 속편과 아류작을 만들어 냈다. 거대 괴수 고질라의 흥행을 감지한 할리우드도 엄청난 제작비를 투입해 어마어마한 크기의 고질라를 만들어냈는데. 첫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인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고질라>는 그런대로 흥행했지만 최악의 비평을 들었고, 이후 2014년에 가렛 에드워즈가 감독한 <고질라>는 역대 최고 흥행 성적을 낸 아시아 리메이크 영화로 남은데다 평가도 꽤 훌륭했다. 미국에서만 2억 달러, 월드 와이드 520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냈다.

고질라

감독 가렛 에드워즈

출연 애런 존슨, 브라이언 크랜스톤, 엘리자베스 올슨

개봉 2014.05.15.

상세보기
고질라

감독 혼다 이시로

출연 타카라다 아키라, 코치 모모코, 히라타 아키히코, 시무라 타카시, 무라카미 후유키, 사카이 사치오, 오가와 토라노스케, 야마모토 렌, 오이카와 타케오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알렉산드르 아야 <미러>
원작 : <거울 속으로> 2003 / 한국

<미러>
한국 원작 <거울 속으로>

거울 속의 내 모습이 다른 행동을 한다? 어릴 적 영화 <거울 속으로> 때문에 한동안 거울 못 쳐다본 경험,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거울이라는 소재로 감각적인 영상을 담았던 <거울 속으로>는 사실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은 영화는 아니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거울이라는 참신한 공포 소재를 탐냈다. 그렇게 할리우드에서 탄생된 작품이 바로 <미러>. 리메이크작은 저예산 공포영화치고는 나름대로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원작과 비교해봐도 꽤 훌륭한 리메이크였다는 평가다.

미러

감독 알렉산드르 아야

출연 키퍼 서덜랜드, 폴라 패튼

개봉 2008.09.18.

상세보기
거울 속으로

감독 김성호

출연 유지태, 김명민, 김혜나

개봉 2003.08.14.

상세보기

김태용 <만추>
원작 : <만추> 1966 / 한국

김태용 <만추>
이만희 <만추>

가을 하면 불현듯 연상되는 영화 <만추>. 이 때 자동반사처럼 떠오르는 탕웨이, 현빈 주연의 <만추>가 오리지널은 아니다. 1966년도에 만들어진 이만희 감독의 <만추>를 김태용 감독이 리메이크한 작품이라는 사실. <만추>는 무려 네 차례나 리메이크 된 한국 멜로영화의 고전이다. 일본의 사이토 고이치 감독의 <약속>으로 처음 리메이크 된 이후, 김기영의 <육체의 약속>, 김수용의 <만추>, 김태용의 <만추>로 거듭 다시 태어났다. 원작 <만추>는 필름이 유실되어 현재는 감상할 수 없는 작품이지만 이렇게 꾸준히 후대 감독들에 의해 영원히 잊히지 않을 영화가 됐다.

만추

감독 김태용

출연 현빈, 탕웨이

개봉 2011.02.17.

상세보기
만추

감독 이만희

출연 강신성일, 문정숙, 김정철

개봉 1966.00.00.

상세보기

잭 스나이더 <새벽의 저주>
원작 :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2-시체들의 새벽> 1978 / 미국

<새벽의 저주>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2-시체들의 새벽>

좀비 영화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새벽의 저주> 역시 오리지널은 따로 있다. 좀비계의 거장 조지 로메로를 아는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2-시체들의 새벽>,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3-시체들의 날> 세 편의 좀비 시리즈는 그를 좀비의 장인으로 기억하도록 만들었다. <새벽의 저주>의 원작은 두 번째 시리즈인 <시체들의 새벽>이다. 유사한 스토리라인과 더불어 캐릭터의 성격이나 외모까지 원작을 계승하기 위해 애쓴 티가 나는 <새벽의 저주>는 잭 스나이더 감독을 주목받게 만든 화려한 데뷔작이었다. 한편, 원작에 출연했던 배우 켄포리는 <새벽의 저주>에서 카메오로 등장해 지옥이 가득 차서 만원이 되면 죽은 자들이 돌아온다라는 명대사를 읊기도 했다.

새벽의 저주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사라 폴리, 빙 라메스, 제이크 웨버, 타이 버렐, 메키 파이퍼

개봉 2004.05.14.

상세보기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2 - 시체들의 새벽

감독 조지 로메로

출연 데이비드 엠지, 켄 포리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데이빗 크로넨버그 <플라이>
원작 : <플라이> 1958 / 미국

<플라이>
원작 <플라이>

폭력의 미학가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은 초창기 몇 편의 괴작으로 천재성을 입증받았다. 그중 하나가 과학 실험 중 치명적인 실수로 파리 인간으로 변해가는 한 인간의 비극을 보여준 <플라이>. 이 괴상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는 1950년대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1958년에 영화로 제작된 적이 있다. 제목은 <플라이>로 동일하다. 전반적인 내용은 거의 흡사하나 근 30년의 시간차를 두고 만들어진 두 영화는 SF적 상상력을 얼마나 똑똑하게 혹은 시각적으로 잘 구현했느냐에서는 차이가 있다. 현재는 크로넨버그의 <플라이>를 기억하는 관객들이 훨씬 많겠지만 두 작품 모두 훌륭한 평가를 들었던 걸작이다.

플라이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출연 제프 골드브럼, 지나 데이비스, 존 게츠

개봉 1988.08.13.

상세보기
플라이

감독 커트 뉴먼

출연 데이비드 헤디슨, 패트리샤 오웬스, 빈센트 프라이스, 허버트 마샬, 캐슬린 프리먼, 베티 루 거슨, 찰스 허버트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씨네플레이 심미성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