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윌리엄스
한스 짐머
요한 요한슨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콜라이더’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음악 리스트를 소개한다. 여기서의 영화음악을 더 정확하게 말하면 오리지널 스코어(Original Score)다.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가사 없는 음악, 우리에게 익숙한 음악가 한스 짐머, 존 윌리엄스 등이 영화를 위해 새로 작곡한 음악을 오리지널 스코어라고 부른다.

그러니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속의 신나는 팝송(삽입곡)이나 <스타 이즈 본> 속에서 레이디 가가가 부른 애절한 노래(오리지널 송) 같은 건 이 리스트에서 찾아볼 수 없다. 주로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음악들이 등장할 예정이다. 가사도 없는 이런 음악을 누가 기억하냐고? 많은 영화팬들이 오리지널 스코어를 기억하고 있다. <죠스>, <스타워즈>, <미션 임파서블>을 떠올려보자. 어디선가 익숙하게 선율이 재생되지 않는가.

주의! 이 리스트는 2000년 이후 개봉한 영화만 다룹니다. 미국의 ‘콜라이더’에서 선정한 리스트이기에 국내 정서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 반지 원정대(2001)
하워드 쇼어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21세기의 클래식이다. 거의 모든 면에서 인정할 만하다. 하워드 쇼어의 영화음악도 예외가 아니다.


업(2009)
마이클 지아치노

마이클 지아치노는 <업>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디즈니의 1990년대 영광을 2000년대에 이어 받았다. <업>의 초반 10분은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와 같다. 지이치노의 음악이 없었다면 그 감동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004)
존 윌리엄스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더불어 <해리 포터> 시리즈 역시 21세기 클래식으로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스타워즈>, <인디아나 존스>의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해리 포터> 시리즈의 음악은 이 프랜차이즈를 영화사에 남기는 데 크게 공헌했다.


소셜 네트워크(2010)
트렌트 레즈너 & 애티커스 로스

록밴드 나인 인치 네일스의 트렌트 레즈너와 애티커스 로스가 만든 <소셜 네트워크>의 영화음악 역시 오스카 트로피에 빛난다.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주커버그(제시 아이젠버그)를 다룬 <소셜 네트워크>는 전통적인 오스케스트라 사운드와는 거리가 멀다. 디지털 시대의 오리지널 스코어라고 불러도 좋겠다.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2007)
닉 케이브 & 워렌 엘리스

서부극의 전통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미국에서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은 특히 사랑받는 영화다. ‘콜라이더’는 로저 디킨스의 촬영과 앤드류 도미닉 감독의 연출뿐만 아니라 닉 케이브와 워렌 엘리스의 음악도 훌륭하다고 주장한다.


그녀(2013)
아케이드 파이어 & 오웬 팔레트

록밴드 아케이드 파이어가 참여한 <그녀>의 오리지널 스코어는 A.I. 사마다(스칼렛 요한슨)와 외로운 남자 테오도르(호아킨 피닉스)의 사랑을 멜랑콜리한 멜로디로 표현해냈다.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 
존 윌리엄스

두번째 등장한 이름, 존 윌리엄스. 그는 20세기는 물론 21세기까지 위대한 영화음악가로 칭송 받아야 마땅하다. 스티븐 스필버극 감독이 <캐치 미 이프 유 캔>에 그를 기용한 데는 이유가 있다. 영화를 보면 그 이유를 즉각적으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의 오프닝 시퀀스만 봐도 귀가 즐겁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드래곤 길들이기(2010) 
존 파웰

2000년 이후 장편 애니메이션을 논하면서 드림웍스를 빼놓을 수 없다. ‘콜라이더’는 그 가운데 <드래곤 길들이기>에 주목했다. 바이킹의 후손 히컵(제이 바루첼)과 드래곤 투슬리스의 교감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2015)
요한 요한슨

극도의 서스펜스. <시카리오: 암살자의 도시>는 드니 빌뇌브라는 감독의 이름을 전 세계의 영화팬들에게 각인시켰다. 그와 동시에 아이슬란드 출신의 작곡가 요한 요한슨의 음악이 귓가를 맴도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한 가지 비극적인 사실이 있다. 요한 요한슨은 2018년 2월 9일,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2014)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알렉상드르 데스플라는 이 리스트에서 더 봐야 할 이름이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감각적인 영상이 인상적인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파스텔 폰의 색감은 알렉상드로 데스플라의 음악으로 완성됐다.


라라랜드(2016)
저스틴 허위츠

데이미언 셔젤과 저스틴 허위츠 그리고 재즈. 두 사람은 재즈로 엮여 있는 영혼의 단짝이다. 하버드에서 기숙사를 같이 쓴 두 사람은 <위플래쉬>에 이은 <라라랜드>로 할리우드의 가장 중심에 섰다. 재즈를 기반으로 한 음악영화가 아닌 두 사람의 신작 <퍼스트맨> 역시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다.


어톤먼트(2008)
다리오 마리아넬리

조 라이트 감독은 문학과 영화의 경계에서 빛을 발하는 인물이다. 데뷔작 <오만과 편견>이 그랬고 <어톤먼트>에서 다시 장기를 발휘했다. 다리오 마리아넬리는 문학과 영화의 간극을 메꿔준다. 타자기 사운드가 들어간 그의 영화음악은 <어톤먼트>와 꼭 들어맞는다.


이터널 선샤인(2005)
존 브리온

<이터널 선샤인>의 제목을 보는 순간 조건반사처럼 떠오르는 음악이 있을 것이다. 그건 아마도 마지막에 삽입된 벡(Beck)의 ‘에브리바디 고나 런 섬타임스’(Everybodys Gotta Learn somethings)라는 노래일 듯하다. ‘콜라이더’는 이 노래가 아닌 존 브리온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인상적이라고 봤다. <이터널 선샤인>의 팬이라면 벡의 노래가 아닌 존 브리온이 음악도 다시 들어보길 추천한다.


다크나이트(2008)
한스 짐머 & 제임스 뉴튼 하워드

드디어 한스 짐머의 이름을 보게 됐다. 의심할 바 없는 걸작인 <다크나이트>에서 한스 짐머와 제임스 뉴튼 하워드는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한스 짐머와의 협업은 계속 이어졌다. <인셉션>, <인터스텔라>, <덩케르크>까지 어느 것 하나 빼놓기 힘든 작품들이다.


재키(2017)
미카 레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 부인 재클린 케네디(나탈리 포트만)를 그린 영화 <재키>는 나탈리 포트만의 영화다. 거의 다큐멘터리와 같은 방식으로 보여지는 이 영화의 카메라는 나탈리 포트만에게 자주 클로즈업된다. 그때마다 그녀는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는데 미카 레비의 음악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준다.


데어 윌 비 블러드(20008)
조니 그린우드

크리스토퍼 놀란과 한스 짐머처럼 폴 토마스 앤더슨과 조니 그린우드도 긴밀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 출신의 조니 그린우드는 <데어 윌 비 블러드>를 통해 영화음악 작곡가로서 완벽하게 성공했다.


캐롤(2015)
카터 버웰

<캐롤>은 눈길의 영화다. 캐롤(케이트 블란쳇)과 테레즈(루니 마라)는 서로 상대방을 지긋이 바라본다. 사실 그 시선은 관객에게 향하기도 한다. 스크린을 뚫고 나온 그 시선은 관객의 망막에 맺히며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우아한 시선의 완성은 역시 음악이다. 카터 버웰은 토드 헤인즈 감독의 취향에 딱 맞는 우아한, 엘레강스한 음악을 완성했다.


스파이더맨(2002)
대니 엘프만

대니 엘프만은 1990년대의 이름이다. 1989년 <배트맨>, 1990년 <가위손>, 1996년 <미션 임파서블>, 1997년 <굿 윌 헌팅>, <맨 인 블랙> 등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자랑한다. 2002년 <스파이더맨>에서 대니 엘프맨은 팀 버튼 감독과의 작업, <배트맨> 시리즈를 완성한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참고로 대니 엘프만은 <저스티스 리그>의 음악도 맡은 바 있다.


트론: 새로운 시작(2010)
대프트펑크

게임 속에 들어가는 영화 <트론: 새로운 시작>은 다프트펑크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냥 다프트펑크의 앨범 전체를 영화에 삽입한 것과 다를 바 없다. 심지어 직접 출연도 한다. 다프트펑크의 팬이라면 <트론: 새로운 시작>을 모를 리 없겠지만 혹시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 기회에서 프랑스의 전자음악 듀오의 감성을 체험해보길.


비스트(2012)
댄 로머 & 벤 제틀린

국내에서 다소 인지도가 낮지만 <비스트>는 미국 독립영화계의 쾌거라고 봐도 될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이다. 201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 4개 부분의 후보에 올랐다. 비록 음악상은 없었지만 댄 로머와 벤 제틀린이 음악이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인터스텔라(2014)
한스 짐머

한스 짐머의 이름이 다시 등장했다. 시간과 공간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한스 짐머가 보여준 장엄함은 쉽게 잊을 수 없다. 오르간을 기본으로 한 <인터스텔라>의 음악은 어쩌면 우주를 소재로 한 모든 영화의 참고서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밖에 ‘콜라이더’가 리스트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후보에 올랐던 영화음악을 소개했다. 아래에 같다.

<고스트 스토리> 다니엘 하트
<인셉션> 한스 짐머
<판타스틱 Mr. 폭스>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킹 아서: 제왕의 검> 다니엘 펨버튼)
<사랑에 대한 모든 것> 요한 요한슨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알렉상드르 데스플라
<맨 오브 스틸> 한스 짐머
<레이디 버드> 존 브리온
<문라이트> 니콜라스 브리텔
<레퀴엠> 크린트 먼셀
<컨택트> 요한 요한슨
<팬텀 스레드> 조니 그린우드
<캐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한스 짐머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