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리 포터> 탄생 17주년, 그리운 배우들의 근황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탄생 17주년을 맞아 지난 10월 24일 4DX로 재개봉을 했다. 상영관이 줄어드는 상황이니 보고 싶은 관객들은 서둘러야 할 듯하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오감 자극에 최적화된 환상적인 이야기로 우리를 매혹시켰다. 그러나 관객들에게 <해리 포터>가 지금처럼 특별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긴긴 시리즈 제작기간 동안 함께 성장해온 주인공들에게서 느끼는 애틋함이 아니었을까. 해묵은 소재라도 궁금함은 어쩔 수가 없다. 연례행사처럼 이들의 근황을 물어주자. 해리포터 출연진들의 과거와 오늘을 한데 모아봤다.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

출연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엠마 왓슨

개봉 2001.12.14. / 2018.10.24. 재개봉

해리 포터
Harry Potter
다니엘 래드클리프

“요즘 어린 팬들은 내가 해리 포터라는 걸 모른다.” 우리의 해리포터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최근 이렇게 말했다. 해리 포터는 그를 단숨에 스타로 만들어준 캐릭터지만 다양한 이미지가 필요한 배우로서는 굴레이기도 했다. 벌써 다니엘을 모르는 세대가 생겼다는 사실이 놀라운데 그에게는 드디어 기회인지도 모르겠다. 해리포터 이후 부지런히 커리어를 쌓아온 다니엘 래드클리프는 그간 영화 속에서 아버지, 게이, 조난자, 시체 역할까지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쌓아 오며 스크린뿐만 아니라 연극 무대에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최근에는 브로드웨이 연극 <라이프스팬 오브 어 팩트>(Lifespan of a Fact)에서 팩트 체크에 혈안이 된 한 남자 역할을 맡아 코미디 연기를 펼치고 있다.

다니엘 래드클리프

론 위즐리
Ron Weasley
루퍼트 그린트

루퍼트 그린트는 아직까지 론을 대체할 인상적인 작품을 만나지는 못했다. 한국에 개봉하지 않은 인디영화 위주로 작품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지 않았던 편. 한때는 어릴 적 꿈이라던 아이스크림 트럭을 몰고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나눠준다던 이야기도 있었는데, 트럭은 소유하고 있지만 서류 작업을 하지 않아 합법적으로 아이스크림을 팔지 못한다는 후문이다. 그래도 차근차근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다지는 루퍼트 그린트.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범죄 드라마 <스내치>에서 사기꾼 역할을 소화했으며, 최근에는 애거사 크리스티 원작의 미니시리즈 <ABC 살인사건>(The ABC Murders)에서 크롬 형사 역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루퍼트 그린트

스내치

출연 루크 파스콸리노, 루퍼트 그린트, 루시엔 라비스카운트, 에드 웨스트윅, 더그레이 스콧, 줄리엣 오브리, 마크 워렌, 스테파니 레오니다스, 타머 해선

방송 2017, 미국 Crackle

헤르미온느 그레인저
Hermione Granger
엠마 왓슨

여전히 포터 헤드들에게 엠마 왓슨은 헤르미온느로 기억될 테지만 <해리 포터> 이후 그녀는 헤르미온느의 그림자에서 비교적 많이 벗어난 편이다. 청춘영화의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 <월플라워>,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노아> 등 여러 작품으로 관객과 만났다. 특히 실사 버전의 <미녀와 야수>에서 주인공 벨 역을 맡은 것이 가장 화제가 됐다. 또 엠마 왓슨은 <라라랜드>의 주연을 맡을 뻔했다가 <미녀와 야수> 일정으로 엠마 스톤에게 미아 역을 양보해야 했다. 그러나 그레타 거윅의 차기 연출작 <작은 아씨들> 리메이크에서는 일정 문제로 하차한 엠마 스톤의 자리를 엠마 왓슨이 꿰찼다는 점이 재미난 인연이다.

<미녀와 야수>의 엠마 왓슨

미녀와 야수

감독 빌 콘돈

출연 엠마 왓슨, 댄 스티븐스, 루크 에반스

개봉 2017.03.16.

입닥쳐 말포이
Draco Malfoy
톰 펠튼

엠마 왓슨이 <해리 포터>의 초반 시즌 때 “좋아했었다”라고 밝힌 첫사랑의 상대. “입 닥쳐, 말포이”의 톰 펠튼이다. 그는 <혹성 탈출>, <테레즈 라캥> 등의 영화를 지나 미드 <플래시>의 시즌 3부터 합류해 반가운 얼굴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한국 관객들이 그를 만날 수 있었던 작품은 2018년 2월 개봉한 멜로영화 <오직 사랑뿐>에서 영국 정부 관계자 랭커스터 역이었다. 한편, 1987년생의 젊은 나이에 찾아온 탈모는 팬들의 안타까움을 불러오고 있다. <해리 포터>의 말포이가 되기 위해 탈색을 수차례 거듭해 백금발이 돼야 했던 당시의 여파 때문이라고.

TV 시리즈 <플래시>의 톰 펠튼

플래시 시즌3

출연 그랜트 거스틴, 캔디스 패튼, 다니엘 파나베이커, 카를로스 발데스, 톰 카바나, 제시 L. 마틴, 키넌 론즈데일, 톰 펠튼

방송 2016, 미국 CWTV

네빌 롱바텀
Neville Longbottom
매튜 루이스

어리바리한 매력을 보여주던 네빌 롱바텀 역의 매튜 루이스는 몰라보게 멋진 성장을 해 네티즌 사이에 ‘정변의 정석’으로 불리고 있다. <해리 포터> 이후 그는 아프가니스탄의 폭발물 처리반 이야기를 다룬 시트콤 드라마 <블루스톤 42>에서 주연으로 활약했고, 지난 2016년 개봉한 로맨스 영화 <미 비포 유>에서 여주인공 루이자의 전 남자친구 패트릭을 연기하며 달라진 모습을 뽐냈다. 최근 그는 <해리 포터>의 인연으로 만난 팬과 열애 끝에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 <해리 포터>로 시작된 인연의 훈훈한 낭보는 팬들의 부러움을 불러왔다.

매튜 루이스

미 비포 유

감독 테아 샤록

출연 에밀리아 클라크, 샘 클라플린

개봉 2016.06.01.

모우닝 머틀
Moaning Myrtle
셜리 헨더슨

호그와트의 화장실 울보 귀신. 모우닝 머틀 역을 맡았던 배우 셜리 헨더슨은 당시 30대 후반의 나이였다. 동안도 동안이지만 그녀만이 가진 특유의 목소리 덕분에 캐스팅 됐다. 셜리 헨더슨의 독특한 하이톤의 목소리는 아직도 여전하다. 바로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서 증명이 됐는데. 아마 목소리만으로 그녀인지를 알아챈 관객도 많을 것이다. 다국적 대기업 ‘미란도’에서 틸다 스윈튼의 오른팔이 되어 그녀를 돕는 직원 제니퍼로 출연했다.

<옥자>의 셜리 헨더슨(가운데)

옥자

감독 봉준호

출연 틸다 스윈튼, 폴 다노, 안서현

개봉 2017.06.29.

루베우스 해그리드
Rubeus Hagrid
로비 콜트레인

<해리 포터>의 가장 따뜻했던 캐릭터. 해그리드 역의 로비 콜트레인은 한동안 침체기를 맞았다. 심각한 퇴행성 관절염으로 거동이 힘들 정도였다. <해리 포터> 이후 이렇다 할 작품 활동을 할 수 없이 소소한 활동을 이어온 그는 지난 2016년 한 드라마를 만나며 재기한다. 15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유명 코미디언의 이야기를 담은 미니시리즈 <내셔널 트레져>에서 로비 콜트레인은 주연 폴을 맡았다. 이 드라마는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100%를 기록하며 2017년 영국아카데미 TV시상식(British Academy Television Awards)에서 베스트 미니시리즈상을 수상했다.

TV 시리즈 <내셔널 트레져>의 로비 콜트레인

내셔널 트레져

출연 로비 콜트레인, 줄리 월터스,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방송 2016, 영국 Channel 4

볼드모트
Voldemort
랄프 파인즈

코가 없는 볼드모트에게서 랄프 파인즈의 모습을 금세 떠올리기란 힘들다. 그 덕인지 랄프 파인즈는 <해리 포터> 출신 배우들 가운데서도 가장 바쁜 활동으로 꾸준히 관객들을 찾았다. 사실상 그는 <해리 포터> 시리즈 와중에도 많은 작품의 주연을 겸했을 만큼 내공 있는 배우다. <007> 시리즈의 특수요원 말로리(M)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호텔 지배인 구스타브 캐릭터로 꾸준한 영향력을 과시했다. 랄프 파인즈는 <해리 포터> 이후 감독으로도 변신했는데, <코리올라누스: 세기의 라이벌>, <인비저블 우먼>의 연출을 지나 신작도 대기 중이다. 그의 연출작 <더 화이트 크로우>는 전설의 발레리노 루돌프 누레예프의 전기 영화로 올해 북미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랄프 파인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감독 웨스 앤더슨

출연 시얼샤 로넌, 랄프 파인즈, 틸다 스윈튼, 애드리언 브로디, 윌렘 대포, 토니 레볼로리

개봉 2014.03.20. / 2018.10.11. 재개봉

미네르바 맥고나걸 교수
Minerva Mcgonagall
매기 스미스

영원한 맥고나걸 교수님(윗 세대라면 <시스터 액트>의 원장 수녀님). 매기 스미스는 다니엘 래드클리프에게 특별한 은인이다. 다니엘의 데뷔작 <데이빗 코퍼필드>를 통해 그와 만난 매기 스미스는 해리 포터 역할에 다니엘을 추천했고 다니엘은 지금까지 그녀를 대모(Fairy Godmother)라 부른다고. 1950년대부터 활동한 관록의 배우 매기 스미스의 연기는 지금까지도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영국의 시대극 드라마 <다운튼 애비>는 2015년 시즌 5를 마무리 지었으며 <콰르텟>, <베스트 엑조틱 메리골드 호텔> 등의 작품으로 매기 스미스는 여전한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콰르텟>의 매기 스미스

콰르텟

감독 더스틴 호프만

출연 매기 스미스, 마이클 갬본, 톰 커트니, 빌리 코놀리, 폴린 콜린스

개봉 2013.03.28.

리무스 루핀 교수
Remus Lupin
데이빗 듈리스

밤이면 늑대로 변하는 루핀. 해리 포터와 아이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던 루핀 교수 역의 데이빗 듈리스도 어김없이 바쁘게 활동을 이어왔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전기영화 <사랑에 대한 모든 것>에서 그가 연기한 샤마 교수는 호킹 박사가 계속해서 연구를 이어올 수 있었던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또 히어로 프랜차이즈 영화 <원더 우먼>에도 패트릭 경 역으로 얼굴을 비췄다. 최근 그는 TV 드라마 <파고>의 세 번째 시즌에서 악역 V. M. 바가로 출연해 존재감을 보여줬다. 늑대를 모티프로 한 시나리오로 진행되는 이 드라마에 <해리 포터>의 늑대인간 루핀 교수가 캐스팅된 사실이 흥미로운데. 드라마 <파고>로 데이빗 듈리스는 2018년 골든글로브 TV 시리즈 부문 남우조연상 후보에도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