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헤미안 랩소디>
<엑스맨: 아포칼립스> 촬영현장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
보헤미안 랩소디

감독 브라이언 싱어

출연 라미 말렉, 조셉 마젤로, 마이크 마이어스, 루시 보인턴

개봉 2018.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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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라미 말렉)가 스크린에 부활했다. 10월 31일 개봉한 <보헤미안 랩소디>의 감독은 누굴까. 그는 <유주얼 서스펙트>, <엑스맨> 시리즈, <작전명 발키리> 등을 연출한 유명 감독이다. 맞다. 브라이언 싱어다. 양성애자로도 알려진 그가 프레드 머큐리를 그린 영화를 연출한다고 했을 때 기대한 관객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는 촬영을 얼마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해고 당하고 만다. 이어서 성추문 의혹도 불거졌다. 여전히 감독 타이틀을 달고 있지만 해고 당한 게 맞다.

브라이언 싱어의 경우를 보며 최근 할리우드에서 해고 당한 혹은 하차한 감독의 사례를 찾아보기로 했다. 유명한 고전 영화의 경우도 몇 편 소개한다.


제임스 건 감독

제임스 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제임스 건의 퇴출 사실을 모르는 마블 팬은 없을 것이다. 과거 그가 남긴 트위터의 소아성애 발언이 문제가 됐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의 출연진과 팬들은 제임스 건 감독을 옹호했지만 디즈니는 냉정했다. 지난 7월 해고된 제임스 건 감독은 최근 DC로 직장을 옮겼다. <수어사이드 스쿼드 2>의 각본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반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는 새 감독 찾기가 난항에 빠졌다. 자연스레 제작이 연기됐다. 2021년 촬영을 시작한다고 전해진다. 제임스 건의 이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대니 보일 감독

대니 보일
<본드 25>(가제)

여기 또 유명한 감독이 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오스카 감독상 트로피도 수상한 사람이다. 그가 연출한 <트레인스포팅>은 센세이셔널한 영화였다. 거대한 바위 틈에 낀 생존의 시간을 다룬 영화 <127시간>은 또 어떤가. 지난 8월 <본드 25>에서 해고 아니 정확하게는 하차한 감독은 대니 보일이다. 제임스 본드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해당 사실이 전해졌다. 이유는? 창작 의견 차이(creative differences). 대니 보일 감독의 팬이라면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의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이 후임으로 거론됐다. 결국 감독 의자를 차지한 사람은 따로 있었다. 9월 일본계 미국인 캐리 후쿠나가 감독이 선임됐다. 국내에는 TV 시리즈 <트루 디텍티브>로 유명한 인물이다.


(왼쪽부터) 크리스 밀러, 필 로드 감독

필 로드&크리스 밀러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진퇴양난이라고 해야 할까. 정확한 표현이 떠오르진 않는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는 감독 교체로 아무런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흥행은 실패했고 팬들은 등을 돌렸다. 필 로드와 크리스 밀러를 대신한 론 하워드 감독은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여기서 잠 필 로드와 크리스 밀러 콤비의 필모그래피를 보자. 그들이 어떤 영화를 만들어왔는지가 중요해 보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21 점프 스트리트>, <레고 무비> 등이 눈에 띈다. 이들은 지나치게 발칙하고 재기발랄했던 것 같다. 각본가 로렌스 캐스단과 루카스 필름의 캐슬린 케네디 대표는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를 마음껏 요리한 이들을 용납하지 못했다. 결국 구관 론 하워드를 기용했으나 결과는 이미 말한 것처럼 처참했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감독 론 하워드

출연 엘든 이렌리치, 에밀리아 클라크, 우디 해럴슨, 폴 베타니

개봉 2018.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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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나이더 감독

잭 스나이더
<저스티스 리그>

안타까운 하차를 한 감독이 여기 있다. 잭 스나이더는 DC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그는 갑작스러운 딸의 죽음으로 감독직을 내려놨다. 물론 그 전에 혹평세례에 시달린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으로 잭 스나이더의 하차 청원 등 논란이 있긴 했다. 어쨌든 잭 스나이더가 떠난 자리는 마블에서 온 조스 웨던이 이어받았다. 그렇게 <저스티스 리그>는 망했다. 여기서 반전. 한때 하차 청원을 받기도 했으나 DC 팬들은 잭 스나이더 버전의 <저스티스 리그>를 보고 싶다는 청원을 한다. 조스 웨던이 영화를 망쳤다는 거다. 만일 잭 스나이더가 끝까지 연출을 했다면 <저스티스 리그>의 운명이 달라졌을까.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다.

저스티스 리그

감독 잭 스나이더

출연 벤 애플렉, 헨리 카빌, 갤 가돗, 제이슨 모모아, 에즈라 밀러, 레이 피셔

개봉 2017.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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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소더버그

스티븐 소더버그
<머니볼>

시간를 좀더 과거로 돌려보자. 2009년.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팀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에 대한 영화 <머니볼> 얘기다. 처음에 <머니볼>은 스티븐 소더버그와 브래드 피트의 조합으로 만들어질 예정이었다. <오션스> 시리즈의 그 조합이다. 촬영을 나흘 앞둔 시점. 콜럼비아픽쳐스가 발을 뺐다. 최종 각본이 본인들이 허락한 초기 각본과 달라졌다는 이유였다. 결국 제작은 연기됐고 스티븐 소더버그는 교체됐다. 새 감독 베넷 밀러는 본인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결과는?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 후보 지명. 감독상 후보가 되진 못했다. 어쩌면 소더버그가 아니라 밀러여서 다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카포티>, <머니볼>, <폭스캐처>로 이어진 그의 필모그래피를 보니 더 그렇다.

머니볼

감독 베넷 밀러

출연 브래드 피트

개봉 201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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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할리우드에서 널리 알려진 고전 영화에서 해고 혹은 하차 감독을 몇 명 소개한다.

조지 큐커 감독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조지 큐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조지 큐커 감독은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대작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에서 해고됐다. 친구였던 전설적인 제작자 데이빗 O. 셀즈닉에게 짤렸다. 그래도 큐커는 <춘희>(1936), <가스등>(1944), 브래들리 쿠퍼 감독의 <스타 이즈 본>의 또 다른 버진인 <스타 탄생>(1954) 등의 훌륭한 영화를 남겼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감독 빅터 플레밍

출연 클라크 게이블, 비비안 리, 레슬리 하워드, 올리비아 드 하빌랜드

개봉 1957.03.25. / 1995.05.05. 재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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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쿠스>

안소니 만
<스파르타쿠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로 유명한 <스파르타쿠스>(네이버 영화에는 <스파타커스>로 등록)는 다른 감독이 있었다. 안소니 만이라는 인물인데 제작자 겸 주연 배우 커크 더글러스가 일주일만에 해고시켜버렸다. 그렇게 로마 공화정에 대항한 노예 검투사의 영웅 스파르타쿠스(커크 더글러스)의 이야기는 큐브릭의 손에서 탄생하게 됐다. 마이클 더글러스의 아버지 커크 더글러스의 결단에 박수를 보내야 할까. 아니. 그건 아니다. <벤허>와 같은 영화를 원했던 더글러스와 큐브릭은 의견 차이가 극심했다. 결국 큐브릭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스파르타쿠스>를 빼버렸다. 참고로 이 과정은 코엔 형제의 영화 <헤일, 시저!>에서 볼 수 있다.

스파타커스

감독 스탠리 큐브릭

출연 커크 더글라스, 로렌스 올리비에, 진 시몬즈, 찰스 로튼, 피터 유스티노프, 존 게빈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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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너 감독.
<슈퍼맨 2>

리처드 도너
<슈퍼맨 2>

지금까지 완벽한 <슈퍼맨> 영화는? 1978년에 개봉한 리더츠 도너 감독의 <슈퍼맨>일 것이다. 당연히 도너는 2편도 연출하려고 했다. 거의 75퍼센트를 촬영하고 해고 당했다. 제작자의 갈등이 문제였다. 리처드 레스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이후 도너는 <구니스>(1985), <리썰 웨폰>(1987) 시리즈 등으로 승승장구한다. 그래도 <슈퍼맨 2>에 대한 미련이 남았던 걸까. 2006년 리처드 도너 편집판의 <슈퍼맨 2>가 제작되기도 했다.

슈퍼맨 2 - 리차드 도너 편집판

감독 리차드 도너, 리처드 레스터

출연 진 핵크만, 크리스토퍼 리브, 말론 브란도

개봉 미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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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2

감독 리처드 레스터

출연 진 핵크만, 크리스토퍼 리브

개봉 1981.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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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의 마법사>

리처드 소프
<오즈의 마법사>

<오즈의 마법사>(1939)는 역대 미국영화 베스트 10에 항상 들어가는 영화다. 어떤 곳에서 조사해도 그렇다. 미국영화연구소(American Film Institute, AFI)가 선정 베스트 100에서는 6위에 올랐다. 참고로 앞서 소개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4위. 리처드 소프는 <오즈의 마버사> 감독직에 9일 만에 해고됐다. 제작자는 그가 촬영을 너무 서둘러서 하고 있다고 느꼈다. 빈 자리는 조지 큐커가 잠시 맡았다. 그렇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해고당했던 그 감독. 정식 감독은 아니었다. 최종적으로 감독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사람은 빅터 플레밍이다. 그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감독이기도 하다. 두 영화는 같은 해인 1939년 개봉했다.

오즈의 마법사

감독 빅터 플레밍

출연 주디 갈랜드, 프랭크 모건, 레이 볼거, 버트 라르, 잭 헤일리, 빌리 버크

개봉 2012.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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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