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놀랐습니다. 김고은과 신하균이 열애 중이라는 기사를 봤거든요. 김고은과 신하균의 나이차가 꽤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두 사람 사이의 특별한 연결고리도 찾기 힘들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의 연애에 대해 더 말을 보태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이제는 김고은보다 이성경을 더 좋아하니까요. 대신 두 사람이 출연한 영화 가운데 씨네플레이가 선정한 베스트 3를 꼽아보았습니다. 그럼, 시작!

신하균의 3위: <공동경비구역 JSA>
신하균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장진 감독의 <기막힌 사내들>(1998), <간첩 리철진>(1999) 때였습니다. 장진 사단의 배우로 기억되던 그가 2000년 새로운 파트너를 만납니다. 박찬욱 감독이죠. <공동경비구역 JSA>에는 걸출한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습니다. 송강호, 이병헌 투톱에다 이영애까지 더하면 쓰리톱입니다. 여기에 김태우, 신하균까지 더하면 파이브톱이 됩니다. 파이브톱은 좀 말이 이상하네요. 어쨌든 <공동경비구역 JSA>를 떠올리면 북쪽 초소에 4명의 군인들이 모여 김광석의 노래를 들으며 초코파이를 먹는 장면이 가장 먼저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물론 북쪽 병사인 정우진(신하균)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조금은 어리바리한 모습이었습니다. 신하균이 아니더라도 정우진을 연기할 배우는 있었을 겁니다. 다만 지뢰를 밟은 오경필(송강호)과 티격태격하는 장면을 떠올려보면 신하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상상하기 어려워집니다. ▶<공동경비구역 JSA> 바로보기

김고은의 3위: <차이나타운>
김고은은 <차이나타운>에서 10번 지하철 보관함에 버려진 아이 일영을 연기했습니다. <차이나타운>의 김고은을 떠올리면 대선배 김혜수와 맞서는 장면이 떠오릅니다. 김혜수의 카리스마에 쉽사리 고개를 숙이지 않는 힘이 느껴졌습니다. 당시 영화의 홍보도 이 부분에 집중했습니다. 에디터 개인의 취향을 좀 공개하면 일영이 사채 빚을 독촉하러 갔다가 만난 석현(박보검)을 보는 눈빛이 기억납니다. 석현은 일영에게 처음으로 친절을 베푼 남자입니다. 일영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차이나타운>은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이전에 개봉한 영화라 박보검이 석현을 연기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게 됐네요. 다들 아셨나요? 나만 몰랐군요. ▶<차이나타운> 바로보기

신하균의 2위: <복수는 나의 것>
에디터는 장진보다 박찬욱을 사랑합니다. 신하균의 베스트 2위는 3위에 이어 또 박찬욱 감독의 영화 <복수는 나의 것>입니다. 신하균은 이 영화에서 류를 연기합니다. 류는 청각장애인입니다. 말을 하지 못 하죠. 류는 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누나의 신장 이식 수술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지만 모조리 실패하고 맙니다. 결국 사업가 동진(송강호)의 딸을 납치하기로 합니다. 그의 조력자는 비밀 무정부주의자 조직 소속이라는 조금은 이상한 여자 영미(배두나)입니다. 두 사람은 애인 사이입니다. 초록색으로 염색한 머리의 류를 연기하는 신하균은 인상적입니다. 얼마나 많은 배우가 청각장애자 연기를 했을까요. 게다가 박찬욱 감독 영화라면 그 어려움이 보통이 아닐 것 같습니다. 배두나의 수화 연기가 있었다고는 해도 말을 하지 않는 신하균의 표정만으로 그 감정을 다 이해하고 남았습니다. 그의 연기는 대단했습니다. 정말로요. 참, 김고은씨는 이 영화가 나온 2002년에 12살이어서 몰랐을지도 모르겠네요. 신하균과 배두나는 <복수는 나의 것>을 촬영하면서 극중 연인에서 실제 연인이 됐습니다. 이제는 뭐 지난 일이죠. ▶<복수는 나의 것> 바로보기

김고은의 2위: <은교>
<은교>가 2위? 네, 씨네플레이 선정(이라 쓰고 사실은 에디터 마음대로 선정한) 김고은 베스트 2위는 <은교>입니다. <은교>에서 김고은이 내뿜는 에너지는 대단했습니다. 아닙니다. 방금 말은 취소하겠습니다. 에너지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김고은이 이 영화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습니다. 특별히 이 글의 다른 영화와 달리 <은교>의 김고은 사진만 두 장 올린 걸 눈치 빠른 분들은 알아채셨을 겁니다. 은교는 그저 은교였을 뿐이라는 느낌입니다. 노인 분장과 연기로 고생한 박해일보다 우리 모두 은교라고 믿었던 김고은이라는 배우가 있기에 가능했던 영화가 <은교>가 아닌가 싶습니다. ▶<은교> 바로보기

신하균 1위 <지구를 지켜라!>
드디어 나왔습니다. 영화 좀 봤다는 분들은 다 예상하셨으리라 믿습니다. 장준환이라는 천재 감독(당시엔 그랬습니다)의 탄생을 알린 <지구를 지켜라>의 병구(신하균)는 정말 압도적이었습니다. 혹시 이 영화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내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병구는 외계인으로 인해 지구가 곧 위험에 처할 거라고 믿습니다. 개기월식이 있기 전까지 병구는 안드로메다 왕자를 만나야 합니다. 병구는 유제화학 강사장(백윤식)을 납치합니다. 왜냐면 강사장이 외계인이기 때문에 안드로메다 왕자를 만나게 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사장은 진짜 외계인일까요? <지구를 지켜라!>를 보는 관객은 처음엔 ‘이게 뭐야 ’ 하다가 ‘에이 설마’ 하다가 ‘어어 진짜?’ 그럽니다. 누가 봐도 미친 병구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영화입니다. 즉, 신하균이기에 가능한 영화기도 합니다. 그래서 진짜 강사장이 외계인이냐고요? 에이 설마요. 궁금하면 찾아보세요. ▶<지구를 지켜라!> 바로보기

김고은 1위 <몬스터>
흐음…. 엄청난 원성(怨聲)이 들려옵니다. <몬스터>가 김고은의 1위라니! <몬스터>라는 영화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분들도 많을 텐데. 그래도 씨네플레이 선정(이라 쓰고 에디터 맘대로 선정한) 김고은 베스트 1위는 <몬스터>입니다. 이 영화가 엄청 훌륭하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다만 김고은의 연기만을 놓고 따져보자는 겁니다. 김고은은 <몬스터>에서 복순을 연기합니다. 약간 모자란 여자입니다. 세 글자로 ‘미.친.년’이죠. 제가 그렇게 부르는 게 아니라 영화 속에서 그렇게 부릅니다. 오해하지 마시길. 어쨌든 복순은 살인마 태수(이민기)가 자신의 동생을 죽이자 복수에 나섭니다. <몬스터>의 복순은 정말 열심히 복수합니다. 정말 열심히. 그런 만큼 김고은은 정말 열심히 연기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씨네플레이는 그 점에 큰 점수를 줬습니다.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김고은이라는 꽤 괜찮은 배우는 시나리오 보는 눈이 없는 걸까. 아니면 김고은이 만난 감독들이 잘못한 걸까. <계춘할망> <협녀, 칼의 기억> <성난 변호사> 등 최근 김고은이 출연한 영화가 큰 빛을 보지 못했습니다. 김고은의 연기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도 많겠지만 <몬스터> 같은 폭발적인 연기를 다시 한번 보고 싶습니다. 이번엔 좀 괜찮은 시나리오와 괜찮은 감독을 만나길 빕니다. ▶<몬스터> 바로보기

지금까지 신하균, 김고은 열애 소식으로 급조한 두 사람의 베스트 3 영화 소개였습니다. 그럼 다음 열애 소식이 있을 때 돌아오겠습니다. 모두들 예쁜 사랑하세요~♡♥

씨네플레이 에디터 두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