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부도의 날>

2018년인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고통으로 남겨진 시간, 1997년 외환 위기를 그린 영화가 등장했다. 11월 18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시사회로 첫 공개된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 사회를 완전히 뒤바꿨던 이른바 ‘IMF 사태’의 도래를 그린 이번 영화는 김혜수, 유아인, 조우진 그리고 프랑스 대표 배우 뱅상 카셀이 함께 해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유아인이 “이번 영화, 자신있다”고 호언장담한 <국가부도의 날>. 11월 28일 개봉일을 앞두고 언론 반응으로 살펴보자.

국가부도의 날

감독 최국희

출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뱅상 카셀

개봉 2018.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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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이해하기 쉽게 IMF를 그렸는가

일반적으로 IMF 사태라고 기억되는 이 사건의 정확한 명칭은 1997년 국가 외환 위기. 한국 사회에 외환이 부족해지면서 회사들이 줄이어 부도가 나고, 결국 국가 차원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이하 IMF, International Monetary Fund)에 외환을 요청했다. 비공개 협상으로 IMF와의 체결이 이뤄지면서 대중들에게 IMF 사태로 각인된 것이다.

IMF 사태는 약 20년 전 일이다. 거기에 경제 시스템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다소 낯선 경제 용어나 제도를 이르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국가부도의 날>은 이걸 관객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하되, 당시 상황의 심각성도 올바르게 전해야 하는 막중한 미션을 성공적으로 완수한다.

IMF를 시작으로 한국 경제가 어떻게 소득 양극화로 변하게 됐는지.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해고 유연화’가 만연하게 됐는지를 짚어준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요즘 표현으로 ‘뼈 때리는’ 공감. 오래간만에 등장한 ‘월메이드’ 한국영화 <국가부도의 날>.

겟잇케이 한지희 기자 @hanfilm
<국가부도의 날>, 기대 이상으로 좋다. 1997년 IMF 외환 위기 상황을 일목요연하게 재현하고, 극적으로 재구성한다. 저마다 좋은 포석을 두고 있는 캐릭터들이 결과적으로 유효한 집을 지어나간다. 모두가 지나왔던 지난 시절을 되새기는 동시에 여전히 채워지지 못한 의문을 환기시킨다. 준수하다.

에스콰이어 민용준 기자 @kharismania

기대를 모았던 배우들의 연기는?
(왼쪽부터) 김혜수(한시현)와 유아인(윤정학)
(왼쪽부터) 조우진(경제부 차관)과 허준호(갑수)

<국가부도의 날>은 소재만큼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김혜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아 외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그 와중 유아인이 연기한 금융맨 윤정학은 국가 경제의 위기를 미리 읽고 투자자를 모집, 큰 판을 그린다. 한동안 특별출연으로 스크린에 얼굴을 비췄던 허준호는 평범한 가장 갑수 역을 맡아 외환 위기 사태에 휘말린 소시민을 연기한다.

요 근래 다양한 역할을 소화한 조우진은 재정국 차관 역으로 등장, 한시현과 사사건건 대립하는 악역 연기로 남다른 존재감을 남긴다. 프랑스 대표배우인 뱅상 카셀이 IMF 총재로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이외에도 조한철, 박진주, 류덕환 등이 이들과 함께 인상적인 앙상블을 보여준다.

IMF란 생소한 소재를 다루는 낯선 방식임에도 당시의 시대상을 소름끼치게 재현한 스토리와 그 시대를 살아간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이 볼거리다. 특히 김혜수는 조용한 카리스마의 진수와 더불어 절제된 감정 연기를 펼치며 역대급 여자 캐릭터를 경신했다.

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국가부도의 날>은 긴박했던 1997년 겨울, 경제 위기가 닥치고 이를 맞이하게 된 각계각층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기존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배우들의 개성있는 연기가 몰입을 끌었다. 특히 김혜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팀 팀장 역을 맡아 남성중심 사회에서 활약하는 여성 캐릭터로서 남다른 카리스마를 발휘했다.

뉴스1 정유진 기자
(조우진이 연기한 재정국 차관은) 자칫 전형적인 악역으로 보일 수 있는 캐릭터였지만 차분하고 냉정하며 논리적인 모습으로 상대를 관철시키는 모습이었다. 보는 이들 다수가 좋아하지 않을 인물임에도 단단한 캐릭터 구축을 통해 창의적이면서 매력적인 연기를 보여줬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IMF 총재를 연기한 뱅상 카셀.

20년 전, 우리들의 이야기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정치와 경제를 다루면서도 사회 속 서민들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는다. 지도층인 한시현과 차관의 이야기로 팽팽한 대결 구도를 보여준다면, 윤정학과 갑수의 시선으로 급격한 변화를 반동하는 사회를 포착한다. 영화를 보는 관객이, 그들의 가족이 겪은 이야기를 밀도있게 짚어낸다.

<국가부도의 날>. 올해 한국 상업영화 중 제일 재밌게 본 거 같은데. 우리가 뉴스나 학교 수업에서 IMF에 대해 들은 거 말고 진짜 직시해야하는 진실이 뭔지 선명하고 힘있게 보여준다. 마지막 카메오에 소리 지를 뻔 했다. 이 귀신 같은 시의적절함이라니 영화의 선견지명인가!

씨네21 임수연 기자 @vagabond_sy
97년 구제금융 사태 시기를 기억하는 사람에게 너무나 많은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화가 나고, 어이없고, 억울하고, 울컥하고… 이야기 구성 자체는 다소 도식적이지만 소재와, 영화를 보는 관객의 기억과, 배우들의 연기가 작품에 힘을 불어넣습니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W ‏@tailorcontents
영화의 결말은 다소 교조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IMF 외환위기 당시 줄도산과 정리해고로 내몰렸던, 금모으기 운동과 소비줄이기 등으로 그 모든 책임과 죄과를 떠맡았던 일반 시민들에게 시선을 할애한 부분을 고평하고 싶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그 시절이 떠올라서 계속 울컥했다.

이수향 영화평론가 @ardor1024
<국가부도의 날>은 채권, 환율, 어음 등 수많은 경제 개념과 인과관계를 쉽게 그려낸다. 자칫 설명식의 영화가 될 법도 하지만, 인물 중심으로 관객의 이해도와 몰입도를 높였다. 2018년 현재 우리가 겪는 비정규직의 증가와 양극화 원인은 무엇인지, 한켠에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IMF 이면에 어떤 비상식적인 협상이 오갔는지 파헤친다.

TV리포트 김수정 기자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