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밀정>이 8월 25일 언론에 첫 공개됐다. 조선인 일본경찰 이정출(송강호)이 의열단의 뒤를 캐기 위해 리더 김우진(공유)에게 접근하고, 둘 사이가 점차 돈독해짐과 동시에 이정출의 내적 갈등이 깊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할리우드 영화 <라스트 스탠드> 이후 3년 만에 김지운 감독이 내놓는 새 영화 <밀정>은 두말할 것 없는 한국 최고의 배우 송강호와 최근 <부산행>으로 막 천만배우 반열에 오른 공유가 투톱으로 영화를 이끈다. 언론 시사 직후 공개된 반응들을 모아봤다.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아픔을 다룬 많은 작품들을 접해왔지만, <밀정>이 가진 독창성이 있다. 아픈 시대를 관통했던,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많은 분들의 갈등과 고뇌, 인간적인 측면에서 바라본 초점이 이 영화의 독창성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 배우 송강호
김지운 감독은 8년 전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만주)웨스턴이라는 장르적 쾌감이 더 중요한 영화였다. <밀정>은 역사에 대한 진중한 태도를 유지한다. 그 시대를 견딘 사람들의 '고난'과 '고민'을 끈질기게 담고자 한다.
거울과 반사 이미지의 반복이 상황 속에서 자신의 자리-정체성을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인물의 딜레마를 시각화하고, 고전 필름 느와르의 짓눌리는 듯한 명암으로 담아낸 시대의 공기, 세공품처럼 다듬어진 편집과 연출이 활시위처럼 당겼다 풀길 거듭하는 긴장감을 자아낸다.
- 조재휘 영화평론가
대개의 좋은 이야기들이 그렇듯, 이 영화에는 허투루 쓰이는 인물이 별로 없다. 잠시 스쳐지나가나 싶었던 인물이 다시 등장해 사건을 쥐고 흔드는 식이다. 복잡다단한 인간을 이해해보려는 연출이 있고, 그래서 인물의 결이 두텁게 느껴진다.
- 이투데이 비즈엔터 정시우 기자
최동훈이 <암살>에서 하려다 하지 못한 것을 김지운이 <밀정>에서 해낸 듯한, 아니, 보다 정확하게 말해 우리가 <암살>에서 기대했던 것을 <밀정>에서야 뒤늦게 확인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 박우성 영화평론가
"시작은 스파이 영화에 대한 끌림이었다. 적의 한가운데서 암약하는 이중첩자 혹은 이중 스파이가 가지는 분열적 정체성과 혼돈의 시대에 국경의 경계선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그 아슬아슬함이 매력적이었다."
- 김지운 감독
스파이 영화로 시작한 영화인 만큼 중간중간 긴장의 밀도가 높은 시퀀스들이 관객의 집중을 확 붙든다. 역사라는 키워드가 크게 선 가운데, 이중첩자인 이정출을 사이에 두고 의열단과 일본경찰 사이에 일어나는 텐션은 <밀정>의 시작점이 스파이영화였음을 곱씹게 한다.
가벼움과 묵직함을 적절히 섞는 완급조절로 역사의 무게감을 덜어주었다. 일본경찰과 의열단의 숨막히는 추적에서 발각될지 모르는 상황으론 서스펜스를, 누가 배신자인지 알 수 없는 현실에선 미스터리를 잘 뽑았다.
- 이학후 칼럼니스트
어떤 한국영화보다 서스펜스 가득한 느와르. 액션 자체가 아니라 총격이나 충돌로 시퀀스가 넘어가기까지 시청각적이고 영화적인 긴장감이 역대급.
- 하성태 칼럼니스트
"송강호는 한 번의 퇴보 없이 매번 자신의 한계를 깨나가는 게 놀라운 배우"라고 평했다. 그가 만들어내는 인간적 매력과 독보적인 감성이 이 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했다. 시대를 온몸으로 겪고 시대의 압박에 의해 밀려 경계에 서게 되면서 무언가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그런 인간을 매우 잘 표현했다."
- 김지운 감독
<밀정>의 주인공, 송강호에 대한 극찬이 쏟아진 건 당연하다. 냉혹한 스릴러로만 보이던 영화에 따뜻한 공기가 더해지면서 다채로운 매력을 자랑하게 되는 것도, 카리스마와 유머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는 송강호의 공이 지대하다. 일제강점기의 스파이로서 안위와 대의 사이를 고민하는 송강호의 표현력이 대단하다는 호평 일색이다.
일본경찰과 독립투쟁 조직 사이에서 고뇌하는 송강호의 극적인 자기분열 연기는 교과서에 실을 만하다.
- 송지환 칼럼니스트
송강호는 아직도 더 보여줄 것이 있다는 것을, 아니 오히려 넘치게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다.
- 김현민 칼럼니스트
송강호는 자연스러운 일본어 연기는 물론이고, 시대의 양극단에서 흔들리는 이정출이란 인물을 깊이감 있는 연기로 표현해냈다. 역시 송강호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대사 하나 없이도 표정으로 말하는 장면들이 곳곳에 포진돼 있다. 말이 필요 없는 연기가 바로 이런 것일까.
- 헤럴드POP 이소담 기자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