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애니메이션 시리즈 <카우보이 비밥>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주에서 활약하는 현상금 사냥꾼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 애니메이션은 칸노 요코가 프로듀싱한 음악과 함께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카우보이 비밥>은 극장판 <카우보이 비밥-천국의 문>이 제작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실사화 프로젝트에 대한 소식이 종종 있었던 프로젝트다. 그 중에는 주인공인 스파이크 역을 키아누 리브스가 맡을 것이라는 소식도 있어 팬들을 설레게 했다.
 
최근에 다시 한번 <카우보이 비밥> 실사화에 대한 소식이 있었다. ‘데드라인2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카우보이 비밥>10개의 에피소드로 제작한다고. 부디 이번에는 <데스노트>, <공각기동대 : 고스트 인 더 쉘>처럼 혹평에 시달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보도에 따르면 <카우보이 비밥>의 실사화 프로젝트는 아직 캐스팅이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토르 : 라그나로크>의 각본을 쓴 크리스 요스트가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라고. 전체 26개의 에피소드 중 그가 꼭 참고했으면 하는 7편을 엄선한다.

카우보이 비밥

출연

방송 1998, 일본 TV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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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보이 비밥 - 천국의 문

감독 와타나베 신이치로

출연 야마데라 코이치, 이시즈카 운쇼, 하야시바라 메구미, 타다 아오이, 이소베 츠토무

개봉 2003.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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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소행성 블루스(Asteroid Blues)

마약을 숨겨 달아난 연인의 뒤를 쫓는 스파이크. 1편에서의 스파이크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판초를 입고 이소룡처럼 발차기하며 오우삼 식으로 권총을 다룬다. 그러나 이런 혼종 액션이 어떤 위화감도 없이 어우러져 독특한 세계관을 완성한다. 연인의 허무한 죽음으로 끝나는 결말 또한 <카우보이 비밥>의 정서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오프닝 에피소드였다.

한 가지 더, 카드놀이를 하면서 수다를 떠는 노인 3인방이 등장하는데, 이름이 각각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이다. 바로 세계적인 보사노바 뮤지션 안토니오 카를로스 조빔(Antônio Carlos Jobim)에서 온 이름인데, <카우보이 비밥>에는 이런 식으로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이스터 에그들이 숨어있다.


9화
재밍 위드 에드워드(Jamming with Edward)

누군가 인공위성을 해킹해 레이저로 거대한 지상화를 그린다. 정부가 이 사건의 범인에 대해 거액의 현상금을 걸자, 비밥호의 카우보이들이 수사에 나선다. 알고보니 범인은 사람이 아니라 인공위성의 A.I. 프로그램이었다. 지구 붕괴 이전에 쏘아올려진 이 위성은 인간의 지시가 없어도 혼자 존재해왔다. A.I.가 왜 지구에 낙서를 했는지 이유는 밝혀지지 않는다. 스파이크가 맥빠진 목소리로 외로웠던 거겠지?” 한마디 툭 던질 뿐이다.
 
어찌되었든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비밥호는 괴짜 천재 소녀 에드의 도움을 받게 된다. 강아지 아인과 함께 시리즈의 마스코트 같은 캐릭터이지만, 의외로 합류는 늦었다. 26화 에피소드 중 9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했다.


11화
토이스 인 디 애틱(Toys in the Attic)

전문 도박꾼 페이에게 탈탈 털린 제트. 결국 팬티까지 모두 빼앗기고 옷을 찾아 어두운 창고에 간다. 그런데 그곳에서 의문의 생명체에게 뒷목을 물린다. 물린 자리가 보라색으로 변하더니 급기야 정신을 잃고 앓게 된다. 창고에서 나온 이 미지의 생명체는 페이, 아인, 에드를 차례로 물고, 홀로 남은 스파이크가 퇴치에 나선다. 소재와 연출에서 우주 호러 <에이리언>의 흔적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는데, 나름의 서스펜스를 유지한채 잘 변주된 에피소드였다.


17화
머쉬룸 삼바(Mushroom Samba)

연료가 떨어진 비밥호는 관성으로 행성 유로파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린다. 그러나 냉장고가 텅텅비어 이틀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게다가 지나가던 우주선과의 접촉사고로 뜻하지 않은 곳에 불시착까지 하게 된다. 비밥호를 고쳐야하는 제트와 스파이크, 배탈이 난 페이를 대신해서 4차원 소녀 에드와 강아지 아인이 음식을 구하러 나선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가져온 것이 하필이면 환각 버섯. 에드와 아인이 가져온 버섯을 먹은 후, 스파이크는 끝도 없는 계단을 오르고 페이는 심해를 헤엄쳤으며 제트는 나무와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눈다. 가장 황당하고도 사랑스러운 에피소드다.


18화
스피크 라이크 어 차일드(Speak Like a Child)

언뜻 당당해 보이지만, 아픈 과거가 있는 페이. 그녀의 과거에 대해서는 54년 동안 냉동 보관된 사연이 담긴 15화 마이 퍼니 발렌타인(My Funny Valentine)와 폐허가 된 옛집을 찾는 24화 하드 럭 우먼(Hard luck Woman)이 있지만, 가장 마음을 울리는 것은 18화다.

비밥호의 페이에게 어느날 발신자 불명의 택배가 도착한다. 수신자 부담으로 온 의문의 물건을 페이는 거절하고 나가버리지만, 제트는 궁금한 마음에 포장을 뜯어본다. 그것은 2071년의 그들에게 생소한 비디오 테이프였다. 제트와 스파이크는 레트로 전자기기 매니아를 찾아가 테이프의 내용을 확인한다. 그것은 냉동에서 깨어나 도박꾼으로 거칠게 생존해 온 페이의 소녀 시절, 자신도 기억이 나지 않는 과거의 자신이 미래의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이었다.


26화
더 리얼 포크 블루스(The Real Folk Blues -PART 2)

<카우보이 비밥>의 대단원은 25화와 최종화인 26화가 이어지는 내용이다. 스파이크와 복잡한 사연이 있는 레드 드래곤의 보스 비셔스와의 마지막 전투. 스파이크는 결국 비셔스를 죽이지만 자신도 치명상을 당하고 쓰러진다. 이 장면에서 스파이크가 사실은 죽은 게 아니라고 해석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인디언 점술가가 스파이크의 죽음을 예언하는 장면도 있지만, 팬들의 성화 때문인지 와타나베 신이치로 감독은 한번도 스파이크를 죽음에 대해 명확히 답한 적이 없다.


씨네플레이 객원 기자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