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제작진이 참여했다는 문구가 있는 <패딩턴>.
<반지의 제왕> 제작진을 내세운 <라스트 에어벤더>
<판의 미로> 제작진이 만든 <몬스터 콜>
<컨택트> <기묘한 이야기> 제작진을 언급한 <킨: 더 비기닝>

‘이 영화 재밌을까.’ 개봉 예정 영화의 리스트를 보는 관객들의 생각은 대체로 비슷할 거다. 재밌을 것 같다는 판단이 들면 예매 버튼을 누를지도 모른다. 판단의 기준은 뭘까.

감독, 배우의 이름이 기대치를 좌지우지 하는 경우가 많다. 스토리도 결정적이다. 시놉시스를 읽어보면 어떤 영화일지 짐작할 수 있다. 또 뭐가 있을까.

재밌기로 유명한 영화의 제작진이 만들었다는 문구는 어떤가. 영화 포스터에 쓰이기도 한다.  재밌고 훌륭한 영화를 만든 스태프가 참여했으니 이 영화도 괜찮을 거라는 기대를 심어주기 위한 전략이다. 그런데 그 제작진이라는 사람들이 누군지 실제로 찾아본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거다. 최근 개봉하거나 개봉을 앞둔 몇몇 영화의 경우, 실제로 누가 어떻게 참여했는지 살펴봤다.


<리벤져>
<레이드> 제작진 글로벌 액션 프로젝트

<리벤져>

액션영화 <리벤져>는 <레이드>와의 연결고리를 강조한다. 이때 <레이드>는 가렛 에반스 감독의 영화 <레이드: 첫 번째 습격>를 말한다. 인도네시아에서 제작된 이 영화는 액션영화 팬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유명해진 작품이다. <리벤져>는 복수를 위해 사형수들이 모여 있는 죽음의 섬 수라도에 찾아온 전진 특수경찰 율(브루스 칸)이 쿤(박희순)이라는 악당을 잡기 위한 액션영화다. 한정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레이드: 첫 번째>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리벤져>에는 <레이드: 첫 번째 습격>의 오리지널 액션 팀과 할리우드 액션 배우들이 합류했다고 한다. <리벤져>의 스태프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구체적으로 어떤 스태프와 배우들이 참여했는지 알 수 없다. 유명한 스턴트맨이나 배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리벤져

감독 이승원

출연 브루스 칸, 박희순, 윤진서, 김인권

개봉 2018.12.06.

상세보기

<구스 베이비>
드림웍스 제작진

<구스 베이비>는 싱글남 거위가 아기 오리 남매를 만나는 애니메이션이다. 국내에서는 전현무, 유아, 박성광 등이 목소리 연기를 했다. <구스 베이비>에는 <슈렉> 시리즈를 만든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제작진이 참여했다고 한다. 크리스터 젠킨스 감독은 <서핑 업>(2007)의 작가, <아틀란티스: 잃어버린 제국>(2001), <알라딘>(1992)의 시각효과팀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 <구스 베이비>의 프로듀서 가운데 페니 핀클먼 콕스라는 사람이 <슈렉>(2001)의 프로듀서로 일한 적이 있다. 줄리안 맥더갈드라는 프로듀서는 <앤트맨과 와스프>,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블랙팬서>, <토르: 라그나로크>의 편집 부서에 참여하기도 했다. <구스 베이비>는 프로듀서 명단에 모두 26명의 이름이 올라 있다. 이 가운데 중국 영화인의 이름이 꽤 많은 것으로 보아 중국 자본이 많이 투자된 영화인 듯하다.

구스 베이비

감독 크리스토퍼 젠킨스

출연 전현무, 유아, 박성광, 짐 개피건, 젠다야 콜맨, 랜스 임, 레지 와츠

개봉 2019.01.00.

상세보기

<헬 페스트>
<워킹데드> 책임 프로듀서 제작

공포영화 <헬 페스트>는 매우 구체적으로 <워킹데드>의 책임프로듀서가 제작했다고 밝힌다. 엄청난 인기를 누렸던 좀비 아포칼립스 드라마 <워킹데드>는 2010년 방송을 시작해 지금은 시즌 9가 방영되고 있다. 그동안 수많은 제작진이 이 드라마를 거쳐갔다. <워킹데드> 책임 프로듀서였다가 <헬 페스트>에 참여한 사람은 개일 앤 허드라는 유명 프로듀서인 것 같다. 그녀는 한때 남편이었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터미네이터>, <에일리언 2>, <어비스> 등을 함께 만들었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과도 결혼했다가 이혼했다. 

헬 페스트

감독 그레고리 플로킨

출연 벡스 테일러 클라우스, 에이미 포사이스, 토니 토드

개봉 2018.12.13.

상세보기

<저니스 엔드>
<월요일이 사라졌다> 프로듀서부터 <반지의 제왕> 캐스팅 디렉터

<저니스 엔드>는 1918년 프랑스의 어느 최전방 참호에 놓인 세 명의 영국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전쟁영화 <저니스 엔드>에는 SF액션 장르인 <월요일이 사라졌다>와 판타지 장르의 명작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제작진이 참여했다. 먼저 <월요일이 사라졌다>와 <저니스 엔드>에 모두 참여한 프로듀서는 애드리언 폴리토스키다. 스웨덴 스톡홀롬 태생으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받은 <아티스트>(2011)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서 캐스팅 디렉터로 일했던 존 허바드라는 인물이 <저니스 엔드>에서도 캐스팅 디렉터로 이름을 올렸다. 

저니스 엔드

감독 사울 딥

출연 샘 클라플린, 에이사 버터필드, 폴 베타니

개봉 2018.11.28.

상세보기

<스윙키즈>
대한민국 톱 클래스 제작진

강형철 감독의 <스윙키즈>는 대한민국 톱 클래스 제작진이라는 홍보문구를 내세웠다. 강형철 감독과 <과속 스캔들>, <써니>, <타짜 - 신의 손>을 함께 만든 이안나 프로듀서가 제작자로 이름을 올렸다. 최근 에너가 카메리마쥬 시상식에서 <남한산성>으로 최고상인 황금개구리상을 수상한 김지용 촬영감독, 박일현 미술감독, 임승희 의상감독, 김준석 음악감독 등이 모였다. 박일현 미술감독은 <공작>, <마스터>, <검사외전> 등에 참여했고, 임승희 의상감독은 <대립군>, <덕혜옹주>, <부산행> 등에서도 이름을 찾을 수 있다. 김준석 음악감독은 <추격자>, <과속 스캔들>, <써니> 등이 눈에 띄는 필모그래피다.

스윙키즈

감독 강형철

출연 디오, 박혜수, 자레드 그라임스, 오정세, 김민호

개봉 2018.12.19.

상세보기

<인퀴지터: 엘도라도의 저주>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오션스8> 제작진

<인퀴지터: 엘도라도의 저주>라는 영화는 극장에서 개봉하지 않았다. IPTV 시장에 바로 풀린 것으로 보인다. 포스터에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와 <오션스 8> 제작진이 참여했다는 문구를 넣었다. 해리 록 감독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편집 부서에서 일한 적이 있다. <오션스 8>에 참여했다는 제작진은 찾다가 포기했다. 분명 누군가 있을 거라 믿는다. 다만 해리 록 감독이 <오션스>라는 단편을 연출한 적이 있다.

인퀴지터: 엘도라도의 저주

감독 해리 록

출연 로비 앨런

개봉 미개봉

상세보기

<도어락>
한국 장르 영화에 한 획을 그은 명품 제작진

<도어락>에는 <악녀>의 촬영감독 박정훈, <독전> <곡성> <마스터> <암살> 등에 참여한 음악감독 달파란, 또 <미쓰백> <허스토리> <더 킹>의 이나겸 미술감독 등이 제작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달파란의 이름이 눈에 띈다. 누군가 몰래 집에 침입했을지도 모르는 일상의 공포를 소재로 한 <도어락>은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음악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도어락

감독 이권

출연 공효진, 김예원, 김성오

개봉 2018.12.05.

상세보기

<새터데이 처치>
<매기스 플랜> 제작진

<매기스 플랜>과 <새터데이 처치>를 이어주는 인물은 데이먼 카다시스다. <매기스 플랜>의 프로듀서였고 <새터데이 처치>의 감독이다. 각본과 제작에도 이름을 올렸다. <새터데이 처치>는 뉴욕 브롱스에 사는 14살 소년 율리시스(루카 케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하이힐과 여자 옷에 흥미를 느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율리시스는 매주 토요일 새터데이 처치 모임에 나가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새터데이 처치

감독 데이먼 카다시스

출연 레지나 테일러, 마르고 빙엄, Mj 로드리게즈, 루카 케인

개봉 2018.11.14.

상세보기

많은 사람들이 알 법한 ‘유명 영화의 제작진’이라는 홍보 문구의 실체(?!)에 대해 갈략하게 살펴봤다. 해외 영화의 경우에는 주로 그 제작진이 대체로 제작자, 프로듀서인 경우가 많았다. 국내 영화에서는 촬영, 미술, 음악감독 등의 이름이 부각됐다. 다만 그 제작진이 여기 또 참여했다는 것이 크게 의미가 있는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