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캡틴 마블>, <어벤져스: 엔드게임> 포스터

2018년의 한국 영화는 <신과 함께 : 인과 연>이 전편에 천만을 넘어서는 진기록을 남겼다. 또한 <곤지암>, <리틀 포레스트> 같이 작은 영화들도 의외로 선전하며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극장에 걸렸다. 그러나 <염력>이나 <인랑> 같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남긴 영화들도 있었다.

2019년에는 <스파이더맨 : 파 프롬 홈>, <캡틴 마블>, <어벤져스: 엔드게임>, <라이온 킹> 등 디즈니가 주도하는 해외 영화 라인업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 부디 한국영화가 선전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2019년 기대작들을 정리해 본다.

** 영화진흥위원회 제작상황판 기준, 제작사 사정에 따라 일정은 변동 가능


개봉 예정작들

영화 <언니>

영화 <말모이>

현재 2019년 개봉일이 확정된 작품은 7편이고, 완성 후 개봉일을 조율하고 있는 작품은 모두 4편이다. 그중 주요 작품들을 살펴보자면, 우선 복싱선수로도 활약하고 있는 배우 이시영의 걸크러쉬 액션 <언니>가 1월 1일 가장 먼저 포문을 연다. 일제강점기 국어 사전을 만드는 사람들의 분투기를 다룬 <말모이>가 1월 9일 뒤를 잇는다. 흥행보증수표 유해진과 <범죄도시> 이후 첫 영화인 윤계상의 활약을 주목할 만하다.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은 발군의 연출감각으로 첫 장편 <스물>을 히트시켰지만, 후속작인 불륜 드라마 <바람 바람 바람>은 혹평에 시달렸다. 1월 23일 개봉예정인 <극한직업>은 마약반 형사들이 잠복근무를 위해 차린 치킨집이 의외로 장사가 잘되면서 본업을 멀리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언더독>

한국 애니메이션의 스펙트럼을 넓힌 걸작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과 <누들누드 2>의 이춘백 감독이 합작한 <언더독>은 박소담, 도경수 등의 충무로 블루칩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1월 16일 개봉이 예정되어 있다.

영화 <뺑반>

<차이나타운>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받았던 한준희 감독은 <뺑반>으로 돌아온다. 공효진, 류준열, 조정석 등 탄탄한 출연진을 자랑하며, 뺑소니 사고를 전담하는 경찰내 특수조직 ‘뺑반’을 다룬다. 1월 중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아직 개봉일은 조율중이다.


후반 작업 중인 작품들

아직 개봉일이 정해지진 않았지만, 촬영을 마무리하고 후반 작업 중이어서 개봉이 멀지 않은 작품들은 총 23편이다. 주목할 만한 기대작들은 다음과 같다.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크랭크업 현장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김용훈 감독의 입봉작이지만, 무려 전도연과 정우성을 주연으로 한다. 소네 케이스케의 일본 범죄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가 워낙 탄탄하고 파격적이라는 소문이다.

정우성은 살인사건 목격자인 자폐 소녀를 지키는 변호사 역으로 <증인>에도 출연했다. 자폐 소녀 ‘지우’ 역으로는 <신과함께-인과 연> 같은 블록버스터는 물론, <영주>, <눈길> 등의 작은 영화로도 착실히 필모그라피를 쌓아가고 있는 김향기가 맡았다.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

2019년 관객들이 가장 기다리는 한국영화는 아마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다. 얼른 <괴물>, <옥자> 같은 영화를 생각하겠지만, SF나 크리쳐 영화는 아니라고. 지난 10월 23일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제)> 대본 리딩 & 고사 현장

차승원은 <신라의 달밤>, <광복절특사>, <선생 김봉두> 등의 영화로 2000년대를 대표하는 코미디 배우였다. 그러나 이후 그의 본격적인 코믹 연기를 스크린에서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차승원이 <럭키>의 이계벽 감독과 함께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제)>의 촬영을 마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크랭크업 현장

오랜 침체기 끝에 <살인자의 기억법>과 <불한당: 나쁜놈의 세상>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설경구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라는 특이한 제목의 영화에 출연했다. 명문 국제중학교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인데, 천우희, 문소리, 고창석 등이 함께한다.

영화 <신과함께-인과 연> 촬영 현장

염라대왕 ‘이정재’가 <사바하>에서 신흥종교의 악행을 파헤치는 목사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 수상한 종교의 교주로는 <변산>, <그것만이 내 세상>, <동주>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박정민이다. <검은 사제들>에서 장르 감독으로 자리를 굳힌 장재현이 연출을 맡고 있어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촬영진행 중이거나 준비중인 작품들

현재 촬영이 진행되고 있어서 2019년 안에 개봉될 예정인 작품이 17편, 아직 촬영조차 들어가지 않았지만 역시 2019년 개봉이 목표인 작품이 3편이다.

영화 <내부자들> 촬영 현장

<내부자들>, <마약왕>, <간첩> 등 한국 근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픽션에 능한 우민호 감독이 이병헌, 곽도원, 이성민 등과 함께 <남산의 부장들>을 촬영 중이다. 이번엔 1970년대 온갖 정치공작을 일삼던 중앙정보부의 부장들을 그린다.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제)>

지난 10월 2일부터 <천문: 하늘에 묻는다(가제)>가 촬영 중이다. <쉬리>의 두 영웅, 최민식과 한석규가 오랜만에 호흡을 맞췄다. 최민식은 장영실 역을 맡았으며, 한석규는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연기했던 세종대왕 역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윤종빈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고 <자물쇠 따는 방법>, <모던 패밀리> 등의 단편으로 주목 받던 김광빈 감독이 연출하는 <클로젯>은 오컬트 호러 영화다. 하정우가 아내를 잃고 아들과 함께 숲 속의 작은집을 찾은 아버지를 연기하고, 김남길은 신비로운 분위기의 퇴마사를 맡았다.

수많은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컬트적인 지지를 받았던 <타짜>는, 나름의 재미를 제공했던 <타짜-신의 손>으로 이어졌다. 시리즈의 3번째 영화 <타짜 3>가 지난 9월 12일 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연출은 <돌연변이>의 권오광 감독. 이번엔 화투가 아니라 포커로 종목을 바꿨다고 하며, 출연진으로는 류승범, 박정민, 이광수 등이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는 <친절한 금자씨>(2005)년 이후 장편 영화에 출연하지 않았다. 이경미 감독의 <아랫집>(2017)이 있긴 하지만, 13분짜리 단편으로 일반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었다. 그녀가 13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나를 찾아줘>는 제목에서 벤 애플렉과 로자먼드 파이크의 스릴러 <나를 찾아줘 (Gone Girl)>가 연상된다. 그러나 내용은 좀 달라서, 6년 전에 실종된 아들과 닮은 아이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낯선 마을로 달려가는 엄마 ‘정연’을 연기한다.

이 외에도 유해진, 류준열 주연으로 대한 독립군이 최초로 승리한 ‘봉오동 전투’를 다룬 <전투>, 마동성의 호쾌한 액션을 다시 한번 기대할 수 있는 <나쁜 녀석들 : 더 무비(가제)>, 시한부 인생 변호사 장수(설경구)와 완벽한 인생을 꿈꾸는 건달 영기(조진웅)의 코미디 <퍼펙트 맨>이 촬영 중이다.


씨네플레이 객원 기자 안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