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를 그린 영화 <고산자, 대동여지도>가 8월 30일 언론에 첫 공개됐다. 나라가 독점한 지도를 백성들과 나누려는 뜻을 품고 대동여지도를 완성해가는 김정호(차승원)가 권력을 위해 이를 손에 넣으려는 흥선대원군(유준상)에게 핍박 받는 과정을 담았다. <실미도>, <공공의 적>의 강우석 감독이 4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으로, <은교>로 널리 이름을 알린 소설가 박범신의 소설 <고산자>가 원작이다. 언론 시사 직후 공개된 반응들을 모아봤다.


풍경은 엑설런트!


"우리 나라가 정말 아름다웠다.
마라도부터 백두산까지
치고 올라갔다.
방북 신청을 할 때마다
미사일을 쏴서 거절됐다.
금강산 못 찍은게 아쉽다.
마지막에 독도가 보여지기에
한꺼번에 몰아 보여주자 싶었다"

- 강우석 감독
대한민국 8도 절경을 스크린에 옮긴 강우석 감독은 역대 필모그라피 중 가장 세련된 영상미를 담는데 성공했다. 코미디 영화가 아닌 사극에 도전한 강우석 감독은 도전을 통해 또 하나의 꿈을 이뤘다.

<뉴스엔> 이이슬 기자
최고 매력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풍경’이다. 조선 팔도를 누비는 김정호의 걸음을 따라서 카메라는 그의 자취, 감각을 담아낸다. 합천 황매산의 봄 철쭉, 고행의 여정을 옮긴 겨울의 북한강, 지도장이의 먹먹한 고난과 꼭 닮은 여수 여자만의 일몰, 몽환적 매력의 마라도까지. 극 중간중간 나타나는 압도적 풍광은 관객을 황홀경에 빠뜨린다.

가장 압권은 대한민국 상업 영화 사상 최초로 스크린에 옮겨낸 백두산 천지다. 당연히 CG로 만들어졌을 거란 짐작이 무색하게도 그 풍경은 오롯이 카메라로 포착해낸 장관이다. 산전수전 다 겪은 중견감독의 쉽게 설명하고, 저돌적으로 밀어 붙이는 힘이 영화 곳곳에서 무르익은 향을 발산한다.

<싱글리스트> 신동혁 에디터

서사는 쏘쏘...

"정말 내가 하지 않으면
일생 후회할 것 같았다.
결심하는 데 2개월이 걸렸다.
각박하게, 텁텁하게 살면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주는 사람이
많이 있어야한다는 느낌이 있었다.
김정호 선생의 이야기를
꼭 영화로 해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다."

- 강우석 감독
지난 몇 해 간 나온 사극영화들의 장점을 취하려 애쓴다. 풍광, 웃음, 드라마를 순서대로 선보이는 기획영화의 교본 같은 구성.

<씨네21> 송경원 기자
강 감독은 대중적인 배우 차승원을 대동해 생경한 인물 김정호를 관객에게 설득시킨다. 그렇다고 다큐멘터리식의 인물 재조명은 아니다. 해학과 풍자를 아는 인간 김정호를 그려낸다. 분명 시대극인데 차승원이 하는 대사가 일상 속 ‘아재개그’를 읊조리듯 익숙해 그리 무겁지만은 않다. 하지만 흥선대원군과 안동 김씨 문중 간의 대립을 내세워 김정호에게 해를 가한다는 이야기 기둥은 설득력이 약하다.

<한국일보> 강은영 기자
역사적 말로가 모호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제작기를, 사실과 허구와 원작(박범신)을 두루 버무려 129분에 압축하느라 애쓴 로케이션 블록버스터.

송지환 칼럼니스트
강 감독은 자신의 첫 사극에서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은 김정호의 삶을, 그 자신이 해석한 김정호의 모습을 관객들에게 알리려는 데에 주력한 듯하다. 그 탓인지 이야기의 얼개를 긴장감 있게 짜는 데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다. 극의 반전이 없고 예상 가능한 수준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유머는 ...음?

"비록 정치나 이념과 같은
진중한 주제를 다루더라도
인간이 뿜어낼 수 있는
유머가 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연출했다."

- 강우석 감독
지도 제작때문에 3년 반 동안이나 가족을 떠나있다가 오랜만에 돌아온 집에서 능글맞게 가족들을 대하는 모습이나 조각장이 바우(김인권 분)와의 코믹 콤비 플레이는 보는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OSEN> 김경주 기자
차승원의 대사에 ‘삼시세끼’를 녹이거나, 지도를 내비게이션에 비유하는 장면 등은 애교 섞인 유머이긴 한데 좀 썰렁하다.

<한국일보> 라제기 기자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