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전부터, 방송 중에도, 심지어 결방 때에도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드라마가 있다. 송혜교, 박보검 커플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로 매주 뜨거운 이슈를 몰고 오는 tvN 드라마 <남자친구> 얘기다. 둘의 연애가 살짝 비현실적이고 때로는 소름 돋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멋진 커플처럼 한겨울을 훈훈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 것은 나뿐만은 아닌 것 같다.
주변 모두가 자신을 힘들게 하는 사람뿐이었던 차수현(송혜교) 곁에 일 잘하는 비서로, 때로는 따뜻한 위로를 주는 친구로 서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장비서, 장미진이다. 단아하고 세련된 이미지 뒤에 속 깊은 따뜻함까지 가진 이 배우. 어디선가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면 그게 맞을 것이다. 지금부터 그 기억을 떠올릴 힌트를 알려드린다.
뮤지컬에선 이미 스타!
곽선영은 뮤지컬 <달고나>로 데뷔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빨래터 아주머니부터 날라리 여고생까지 1인 8역을 소화”했다고 한다. 졸업을 앞두고 처음으로 지원한 <달고나> 서류전형에서 담당자의 실수로 합격자 명단에 포함되어 면접까지 봐 합격한 것이다. 뮤지컬 배우가 된 것은 어쩌면 운명일지 모르겠다. 이어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의 ‘선’역을 맡아 열연했다. 동안 외모 때문인지 곽선영은 유달리 아이돌 배우들과의 협연이 잦았다. 곽선영을 대중에게 알린 최고의 작품인 뮤지컬 <궁>은 SS501 김규종과 함께 출연했고, 뮤지컬 <김종욱 찾기>에서는 초신성의 리더 윤학과 호흡을 맞췄다. <노트르담 드 파리>, <빨래>, <모짜르트 오페라 락>, <사의 찬미>,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등 많은 작품 속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곽선영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CF 속 이 사람이 바로 장비서
눈썰미가 좋은 시청자라면 이 영상을 보고 단박에 무릎을 내리칠 것이다. “엄마라는 경력은 왜 스펙 한 줄 되지 않는 걸까?” 육아와 가사에 지친 우리 주변 여성의 목소리를 담은 드링크제 광고를 기억하는가? 곽선영은 아이를 씻기고, 집안을 살피는 고단한 전업주부의 탄식을 고스란히 담아 보는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실제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곽선영은 최근 신세대 주부의 모습으로 종종 CF에 등장했다. 서툰 요리 솜씨로 곤란을 겪는 주부와 해외 출장에서도 살뜰하게 가정을 살피는 엄마의 모습이 바로 곽선영이다.
<남자친구>는 두번째 드라마
사실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도도하고 시크한 외모에 안정된 연기력을 갖춘 장비서는 누가 봐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게다가 안정된 연기력까지 선보였기에 보석 같은 신인의 탄생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적지 않았을 것. 뮤지컬과 연극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브라운관에서는 아직 낯선 탓이다. 곽선영의 TV드라마 데뷔작은 2018년 여름 SBS에서 방영된 <친애하는 판사님께>다. 곽선영은 송소은(이유영)의 친언니 송지연을 연기했다. 대학 입학 첫해 선배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인생이 송두리째 망가졌지만, 가해자에겐 고작 150만원의 벌금 판결이 내려진다. 약자에게 한없이 무자비한 사회의 폭력 앞에 절규하는 지연의 모습은 모두의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씨네플레이 심규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