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유니버스 공식 이미지

야심 차게 막을 올렸던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다크 유니버스’가 단 한 편만 남긴 채 막을 내린다.

다크 유니버스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유니버설 몬스터즈’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통합한 프로젝트다. 유니버설 몬스터즈는 흑백 영화 시절부터 유니버설에서 제작한 공포 영화 속 캐릭터들을 지칭한다. 드라큘라가 대표적이며, 미이라, 늑대인간, 투명인간, 검은 늪지대의 생명체, 반 헬싱, 오페라의 유령 등이 포함된다.

유니버설 몬스터즈.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드라큘라, 프랑켄슈타인의 피조물, 늑대인간, 피조물의 신부, 오페라의 유령, 투명인간, 검은 늪지대의 생명체, 미이라

2017년 공개된 다크 유니버스 출연진. (왼쪽부터) 러셀 크로우, 하비에르 바르뎀, 톰 크루즈, 조니 뎁, 소피아 부텔라

2017년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톰 크루즈 주연의 <미이라>를 시작으로 다크 유니버스를 발표했다. 지킬 박사(러셀 크로우)가 이끄는 단체 ‘프로디지움’을 중심으로 이들을 그려나갈 예정이었다. <미이라>에 출연한 톰 크루즈(닉 모튼 역), 러셀 크로우(지킬/하이드 역), 소피아 부텔라(아마네트 역) 외에도 투명인간(인비저블 맨)은 조니 뎁, 프랑켄슈타인 박사 혹은 그의 피조물은 하비에르 바르뎀이 내정돼있었다. 공개된 사진엔 없지만 피조물의 신부 역으로 안젤리나 졸리가 확정됐다.

<미이라> 포스터

하지만 2017년 6월 개봉한 <미이라>가 예상외의 실패를 거뒀다. 일반적으로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는 제작비의 두 배를 손익분기점 기준으로 본다. <미이라>는 손익분기점을 넘었지만, 거대한 유니버스 프로젝트의 시발점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었다. 국내에서는 368만 관객을 달성하며 흥행했지만, 그와 별개로 혹평 세례가 이어졌다.

톰 크루즈(왼쪽), 알렉스 커츠먼 감독

<미이라>의 실패는 다크 유니버스 전체를 뒤흔들었다. <미이라>의 감독 알렉스 커츠먼이 다크 유니버스 총지휘자였기 때문이다. 결국 차기작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를 비롯한 다크 유니버스 전제가 전면 재기획에 들어갔다. 그나마 주연 배우들이 적극적인 출연 의지를 비춘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만이 2018년 1월경 감독 빌 콘돈을 필두로 사전 작업 중이라고 밝힐 뿐이었다.

다크 유니버스의 존속은 2019년 1월 28일, 해외 매체 ‘버라이어티’의 보도로 밝혀졌다. 이 보도에 따르면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영화 <인비저블맨>을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에서 제작하며 리 워넬 감독을 각본 집필과 연출로 임명했다. 또 창의적인 감독들을 통해 유니버설 몬스터스의 비전을 보여줄 새로운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즉,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인비저블맨>을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에 제작 권한을 넘기면서 ‘다크 유니버스’ 계획을 사실상 포기했다고 밝힌 것이다.

리 워넬 감독(왼쪽), 블룸하우스 프로덕션 대표 제이슨 블룸

배우로도 활동 중인 리 워넬은 <쏘우>, <데드 사일런스>, <인시디어스>의 각본을 썼으며 <인시디어스 3>, <인시디어스4: 라스트 키>, <업그레이드>를 연출해 블룸하우스 프로덕션과 협업한 바 있다. 그동안 작업한 영화들 모두 공포 영화로서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인비저블맨> 역시 정통 호러 장르를 지향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도 ‘공포 영화 명가’로 유명한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은 제작자 제이슨 블룸이 설립한 회사로, 과감한 기획의 저예산 영화를 선보인 바 있다. <파라노말 액티비티>, <인시디어스>, <더 퍼지>, <해피 데스 데이> 등의 공포 영화로 흥행성을, <위플래쉬>, <겟 아웃>, <블랙클랜스맨> 등의 영화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신비한 동물> 시리즈에 그린델왈드 역으로 합류한 조니 뎁

다크 유니버스의 투명인간으로 내정된 조니 뎁의 복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소규모 제작비를 선호하는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의 성향상 조니 뎁은 사실상 하차했고 다른 배우를 구하고 있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버라이어티 측은 조니 뎁이 다른 유니버설 몬스터즈 영화에 출연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