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스트 라이더>. 저 해골 히어로 연기한 배우가 누구?

어깨에 스파이크가 박힌 가죽 자켓을 입고, 무시무시한 쵸퍼 바이크를 타고 체인을 휘두르는 히어로. 게다가 얼굴은 불타는 해골.

고스트 라이더는 마블 히어로 중 단연코 가장 강하고 사악해 보이는 캐릭터이다. 외형만 봐서는 히어로보다는 빌런에 훨씬 더 가깝다. 한때 마블을 대표하던 캐릭터 중 하나였던 고스트 라이더에 대해 알아보자.

바이크 위에 올라탄
안티히어로
<마블 스포트라이트> 5호 표지

1972년 단편 옴니버스 성격의 간행물 <마블 스포트라이트> 5호에서 첫 등장한 고스트 라이더는 60년대 말 코믹스 코드 규제의 완화 이후 쏟아져나오던 호러/오컬트/범죄물의 대세를 타고 등장했다. 결손가정에서 자라난 모터사이클 스턴트맨 조니 블레이즈는 자신을 가족으로 받아준 모터사이클 스턴트단 단장인 심슨 크레이그가 암으로 죽는 것을 막기 위해 악마 메피스토에게 영혼을 판다.

하지만 악마 메피스토의 농간으로 크레이그는 스턴트 도중 죽게 되고, 그와의 계약 때문에 조니 블레이즈는 악의 영혼들을 메피스토에게 돌려보내는 그의 하수인 역할을 하게 된다원래 고스트 라이더는 데어데블의 적수 빌런으로 등장할 예정이었으나, 기발하고도 자극적인 설정이 단편성 빌런 역으로 쓰고 버리기에는 아깝다고 생각한 필진들은 계획을 수정하여 그를 안티히어로로 만들게 된 것이었다.

최초의 고스트 라이더는?

그런데 원래 고스트 라이더는 그 이전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1940년대 후반에서 60년대 후반 사이, 아직 마블이 점점 인기가 시들시들해가던 장르인 웨스턴물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와일드 웨스턴>, <로하이드 키드>등의 타이틀들을 지속적으로 출판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그 때 만들어진 전신 흰색 옷과 망토를 입고 백마를 타던, 백의의 유령 느낌의 캐릭터가 바로 고스트 라이더의 전신이다. 호러 장르와 웨스턴물의 특성들을 잘 조합해 만든 이 캐릭터는 생각보다 인기가 있었다고 하는데, 70년대 초에 새로운 (지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고스트 라이더가 만들어지면서 처음에는 나이트 라이더로 이름을 바꿨다가 다시 팬텀 라이더가 되기도 한다. 이는 마블이 완전히 버린 캐릭터는 아니라서, 가장 최근에는 2010년까지도 마블 세계관에서 등장했었다.

고스트 라이더의 전성기는
확실히 90년대였다.
영화 <고스트 라이더>의 한 장면이다.

1990, 2대 고스트 라이더인 대니 케치가 등장한다. 여동생과 함께 있다가 갱단의 습격을 받아 여동생은 죽고, 복수심에 불타는 주인공은 피신한 고철장에서 발견한 모터사이클에 손을 대는 순간 고스트 라이더로 변한다. 1대 고스트 라이더와 큰 차이는 없지만 바이크가 좀 더 모던하게 바뀌었다.

이 때부터 고스트 라이더의 전성기가 시작되는데, 비슷한 어둠의 자식들 같은 캐릭터들인 헬스트롬, 모비우스, 워울프 바이 나이트 등과 함께 미드나이트 선즈라는 패밀리 타이틀 하에 총 93호까지 롱런하게 된다. 1990년 겨울에는 스파이더맨, 헐크, 울버린과 함께 새 판타스틱 포의 멤버가 되기도 하고, 1994년의 걸작 미니시리즈 마블스마지막 권에도 카메오로 등장한다.

마블과 관련된 비디오게임에도 단골로 등장하고, 카드, 만화영화, 완구, 슬롯머신 게임, 각종 요식업 관련 프랜차이즈 증정품에도 자주 활용되면서 90년대를 대표하는 마블 캐릭터로 등극하게 된다. 2007년과 2012년에는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낮은 완성도로 오히려 일반 대중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남기며 기억에서 사라지게 된다.

밀레니엄 세대의
고스트 라이더
영화판 고스트 라이더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연기했다.

얼마 전 공개된 <에이전트 오브 쉴드> 시즌 4 예고편에서는 고스트 라이더가 비중있게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등장하는 고스트 라이더(가브리엘 루나 분)는 원작 만화에서 2014년에 처음 등장한 멕시코계 혼혈인 로비 레이에스라는 고등학생으로, 불타는 두개골 부분이 해골 모양 헬멧으로 바뀌었고, 모터사이클 대신 검은 색 머슬카를 몰고 다닌다.

올드 팬들에게는 맘에 들지 않는, 신세대를 타겟으로 한 설정이긴 하나, 마블에서 닥터 스트레인지와 함께 첫 선보이는 초자연적 캐릭터인 만큼 새롭고 화끈한 활약이 기대된다.

새롭게 공개된 고스트 라이더

그래픽노블 번역가 최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