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웨딩의 계절 봄이 또 돌아왔다. 슬슬 주말마다 결혼식 스케줄을 체크해야 할 때가 왔다. 세상에 커플은 많고 결혼까지의 우여곡절도 다양하다. 영화에서 결혼을 그리는 방식도 다양하다. 멜로, 휴먼, 스릴러 등등 어떤 장르에도 적용된다. 그중에서도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바로 계약 결혼이다. 잊을만하면 다시 제작되는 계약 결혼 소재 작품들. 계약 결혼을 결심한 이유도 가지가지다. 그들은 왜 계약 결혼을 하게 되었나.


어쩌다, 결혼

결혼 사유: 결혼 계약서 NO, 급여 계약서 YES

본성은 착하나 철없고 미성숙한 재벌 2세 남자는 재산을 물려받기 위해 결혼을 결심한다. 여자는 엄마와 세 오빠의 결혼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두 사람이 맞선 자리에서 만났다. 재산을 받고 싶은 남자와 자유를 얻고 싶은 여자는 각자의 목적 달성을 위해 3년간 결혼하는 척하기로 한다.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결혼 사유 : 결혼 계약서 NO, 급여 계약서 YES

취업에 실패한 여자는 어쩌다 하게 된 가사도우미 아르바이트에 재능을 보이며 이것이 천직이라 깨닫는다. 도무지 마음에 드는 가사도우미를 찾을 수 없던 깐깐한 초식남 남자는 가사 노동에 천부적 재능을 보이는 여자를 보고 감탄하며 한결 편리해진 일상을 누린다. 그러나 풀타임 잡과 당장 살 곳이 필요해진 여자는 가사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다. 두 사람은 계산에 의해 사실혼 관계가 서로에게 이득이라고 생각하고 결혼 계약서(급여 계약서에 가까운)를 작성한다. 완벽한 고용주와 노동자의 관계다. 드라마는 독특한 계약 결혼을 소재로 해 무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 기혼 여성들의 가사 노동 환경에 문제 제기를 한다.


이번 생은 처음이라

결혼 사유 : 집값 절약

집도 직장도 잃었지만 사이 안 좋은 아버지가 있는 고향집에 내려가 사는 건 집세만 안 나가는 것뿐 좋을 게 없다고 생각하는 여자. 남자의 집에 월세 살던 여자가 먼저 결혼을 제안한다. 남자는 “저를 좋아하십니까?” 묻는다. 여자가 “아니요”라고 답하자 결혼을 오케이 한다. 남자는 고양이와 조용하게 살며 대출금을 갚아가는 것이 인생 목표인 비혼주의자다. 월세를 계속 받으면 돈을 절약해 대출금을 더 빨리 갚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둘은 월세 결혼 계약서를 작성한다.


댄서의 순정

결혼 사유 : 대회 참가 체류 자격을 얻기 위해

한때 최고의 댄스스포츠 선수였지만 부상을 입고 폐인처럼 살던 남자. 연변 댄스 선수권 대회 우승자였던 여자 선수를 파트너로 섭외해 재기를 노린다. 여자 선수의 한국 체류 자격을 위해 위장 결혼에 나선 두 사람. 알고 보니 여자는 여자 선수의 동생이었다. 열아홉의 어린 나이인데다 춤까지 처음부터 가르쳐야 하는 막막한 상황에 놓이지만 점점 서로에 대한 애정이 생기게 된다.


라스베가스에서만 생길 수 있는 일

결혼 사유: 이유는 없다. 술김에 결혼했지만 이혼 못해

남친에게 차인 여자, 해고당한 남자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각자의 동성 친구와 라스베가스에 간다. 라스베가스에서 우연히 엮인 남녀 주인공은 술을 진탕 먹고 결혼식까지 치른다. 다음날 이별을 약속했지만 300만 달러 잭팟이 터진다. 이혼한 뒤 돈을 나눠갖기로 했지만 판사는 결혼 제도를 모욕했다며 6개월간 강제 결혼 생활을 명령한다. 결혼 생활을 안 하면 300만 달러를 뺏기게 생겼다. 결국 300만 달러를 받기 위한 계약 결혼이 시작된다.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결혼 사유 :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퀴어들의 타협안

영화의 시작은 행복한 결혼식 현장. 그러나 이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지 않다. 연인과 함께 아이를 입양해 키우고 싶은 레즈비언과 부모의 간섭에서 벗어나고픈 게이다. 같은 회사 동료인 두 사람은 잠시 위장 결혼을 결정하고 옆집에 각자의 애인을 숨겨두고 이중 신혼 생활에 돌입한다.


프로포즈

결혼 사유 : 계속 일하기 위해선 결혼해야 해

뉴욕의 잘 나가는 출판사 편집장인 여자는 일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자신의 부하직원인 남자에게 청혼한다. 모국인 캐나다로 추방당할 위기에 처해 신분을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 뉴욕에서 일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마침 미국인이었던 부하직원 남자에게 청혼하고 남자는 승진을 조건으로 수락하고 알래스카에 있는 남자의 본가로 약혼 발표 여행을 떠난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