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주의*
어떤 영화 결말을 좋아하는가. 꽉 닫힌 해피엔딩? 여운이 긴 열린 결말? 요즘 많은 영화들이 결말을 선택하는 방식이 있다. 이 이야기가 끝이 아니라는 새로운 떡밥을 던지며 끝내는 것이다. 후속편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애매한 끝맺음으로 '이게 끝이야?'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게다가 후속편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더 허무해지기도 한다. 이번주 무비 비하인드에서는 속편 나올 것처럼 엔딩 맺은 영화들의 결말과 속편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정리했다.
※ 해당 스틸컷들은 영화 결말과 무관합니다.
알리타: 배틀 엔젤
결말
모터볼 경기장에서 경기를 준비하는 알리타(로사 살라자르). 관중들은 알리타에 환호한다. 그녀는 자렘이 있는 곳을 향해 칼을 꺼내들고 노려보며 끝을 맺는다. 막강해진 알리타가 자렘에 있는 최종보스 노바(에드워드 노튼)와 제대로 붙어보나 싶은 순간 끝나버린 셈.
속편 가능성?
제작진의 속편 제작 의지는 확고하나 가장 중요한 북미의 흥행 성적이 생각보다 좋지 못하다. 제작비 2억 달러에 홍보, 배급 예산까지 생각한다면 약 4억 달러를 벌어들여야 한다. 그러나 북미에서 이미 개봉 2주 차만에 1위 자리를 <드래곤 길들이기 3>에 내주며 적자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점쳐졌다. 물론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꽤 좋은 결과를 내고 있어 월드와이드 성적으로 메꾼다면 여전히 속편 가능성은 남아있다.
뺑반
결말
영화의 본 내용보다 에필로그 영상이 더 흥미로웠다. 결국은 교도소에 수감된 재철(조정석) 앞에 한 여자 죄수가 나타난다. 감독의 전작 <차이나타운>에서 주연을 맡았던 김고은이 죄수로 카메오 출연해 두 작품이 연결고리처럼 보이기도 했다. 재철은 그녀에게 민재(류준열)와 무슨 사이인지 묻는다. 한편 시연(공효진)은 시골에서 뺑소니 사건을 수사 중인 민재를 찾아가 서류 봉투를 건네며 사건을 의뢰하면서 이들이 다시 뭉칠 것임을 암시했다.
속편 가능성?
한준희 감독은 이러한 결말에 대해 "흥미로운 맺음을 하고 싶었다"고 속편에 대해 말을 아꼈다. 사실상 속편 제작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 개봉한 <극한직업>이 박스오피스를 극한으로 질주하는 사이 <뺑반>은 아쉽게 극장에서 금방 물러나야 했다. 알려진 손익분기점은 400만이었지만 180만에 그쳤다.
마녀
결말
주요 사건이 종결된 3개월 후, 자윤(김다미)은 닥터 백(조민수)과 똑같이 생긴 쌍둥이 동생으로 추정되는 여자를 찾아간다. 자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상당한 양의 약들을 보여주며 누가 당신을 찾아가라고 했다고 말한다. 그 순간 자윤의 뒤에 있는 또 다른 실험체 자윤이 서 있다. 자윤은 유리문을 통해 자신과 같은 생명체를 바라보며 끝난다.
속편 가능성?
기다려 볼 만하다. 일단 <마녀>의 영문 부제를 'Part 1'으로 정한 것만 봐도 속편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1편의 흥행 여부였다. 300만 관객 수를 동원하며 대박까진 아니지만 손익분기점인 230만은 넘었다. 영화 개봉 당시 속편 제작과 미국 리메이크 제작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신과함께-인과 연
결말
염라(이정재)가 환생 길목에 선 수홍(김동욱)에게 '진기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수홍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한다. 웹툰 원작의 인기 캐릭터인 진기한이 영화화 과정에서 생략되며 많은 아쉬움을 샀었는데 속편이 제작된다면 진기한 역할을 수홍이 하게 될 것이라고 추측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속편 가능성?
시리즈 1,2편이 전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속편 제작에 흥행 여부를 고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다만 주요 출연 배우들 대다수가 워낙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터라 기존 배우들로 속편을 이어간다면 스케줄을 잡는 게 최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각종 인터뷰에서 밝힌 배우들의 속편에 대한 입장은 몹시 긍정적이다.
배틀쉽
결말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무려 10분가량의 쿠키 영상이 이어진다. 미국 하와이를 배경으로 했던 본편과 달리 쿠키 영상에서는 영국 스코틀랜드 북부 하이랜드를 배경으로 한다. 그곳에서 남자 청소년 무리가 외계 우주선의 일부를 발견하고 외계인이 튀어나오면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됨을 암시했다.
속편 가능성?
1편 개봉 이후 8년째 어떤 소식도 없는 걸 보면 속편이 만들어지긴 힘들 것 같다. 영화 개봉 당시 내한했던 피터 버그 감독은 "속편의 한 장면은 아니지만 속편의 힌트"라고 속편을 암시한 바 있다. 그러나 영화의 흥행 실패로 속편 제작은 무산된 듯 싶다.
베를린
결말
납치된 련정희(전지현)가 죽고 표종성(하정우)은 자신의 아내를 납치한 동명수(류승범)를 죽인 뒤 정진수(한석규)의 도움으로 북한으로 다시 돌아간다. 이후 표종성이 동명수의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아내 정희에 대한 복수를 다짐하는 장면이 이어지고, 블라디보스토크 편도행 티켓을 끊으며 영화는 끝맺는다.
속편 가능성?
2017년 류승완 감독이 시나리오 집필 중이라며 속편 제작 소식을 알렸다. 아직 기획 단계일 뿐이라 어떤 형태일지 나온 것 없다고 밝혔다. <군함도> 개봉 즈음 속편 제작 발표를 했는데 당시만 해도 기대를 모았던 <군함도>가 예상외의 부진을 겪는 변수가 있었다. <베를린>의 속편 제작이 완성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