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US)와 똑같이 생긴 가족이 나타났다
자신이 겪은 인종차별을 소재로 한 <겟 아웃>을 연출하며, 단순에 '공포 영화의 차세대 거장'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조던 필 감독은 이번에는 좀 더 확장된 주제를 담아냈다. 서로를 불신하거나, 두려워하는 시대에서, 어쩌면 그 괴물이 우리 내면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영화채널 알려줌 양미르 에디터 (@just_mir)
좀 피투성이 환상특급 같은 영화예요. 기대했던 것보다 유머가 풍부하고. 겟아웃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 사회 비판은 아니에요. 3분의 2 지점에서 좀 어리둥절해지는데 이게 전 오히려 좋은 거 같습니다. 호러 영화가 꼭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하나.
듀나 영화 칼럼니스트(@djuna01)
‘어스’는 그의 전작 ‘겟아웃(2017)’과 마찬가지로 먼저 가족 드라마를 표면에 내세운다. 행복한 가정의 갑작스런 붕괴는 간단하게 관객들을 충격에 빠트릴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된다. 앞선 ‘겟아웃’에서는 행복한 가정의 붕괴와 숨겨진 뒷모습을 제3자인 주인공의 눈을 통해 보여줬지만, ‘어스’는 철저하게 이것이 ‘우리의 일’임을 강조한다. 영화의 제목이 ‘어스’인 이유다. ‘우리’라는 뜻의 영단어 ‘us‘ 일수도, ’미국(United States)’를 뜻하는 ‘US‘일 수도 있다.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도플갱어가 출현한 뒤부터 관객들은 끊임없는 의심에 부딪쳐야 한다. 과연 지금 스크린 속에 나타난 애들레이드의 가족은 진정한 그들이 맞는지. 도플갱어의 도플갱어는 아닌지.
일요신문 김태원 기자
루피타 뇽의 소름 돋는 1인 2역 연기
‘어스’에서 애들레이드와 ‘도플갱어’ 레드 역을 동시에 맡은 그는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연기력으로 충격을 안긴다. 앞으로 펼쳐질 공포가 두려운 애틀레이드의 겁먹은 표정, 공포심을 자극하는 레드 목소리 등은 1인2역의 제대로된 맛을 느끼게 해준다. 특히 보는 이를 압도하는 레드의 다양한 표정은 가장 인상적이다. 섬뜩한 그 모습에 저절로 심장이 두근거려진다. 여기에 ‘블랙 팬서’ 윈스턴 듀크, ‘핸드메이드 테일’ TV시리즈의 엘리자베스 모스 등도 영화의 분위기에 그대로 녹아들어 루피타 뇽을 든든하게 받쳐준다.
<싱글리스트> 박경희 에디터
‘어스’를 더욱 기대케 하는 건 루피타 뇽이 선보일 강렬한 연기력이다. ‘블랙 팬서’(2018)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루피타 뇽은 ‘어스’에서 가족들과 떠난 휴가에서 자신들과 똑같이 생긴 불청객을 만난 엄마 애들레이드 윌슨 역을 맡았다. 해외 최초 시사 이후 “영리한 연출을 돋보이게 만드는 뛰어난 연기”(Observer)라는 등의 극찬을 받았다. 그는 등장만으로도 긴장감 넘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루피타 뇽의 엄청난 싱크로율은 극에 대한 몰입감으로 이어진다.
<국민일보> 권남영 기자
<샤이닝>의 오마주?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명작들을 떠올리게 하는 소스를 많이 사용했다. 연관 작품은 <샤이닝>으로, '토끼장'처럼 대칭적 구조로 등장하는 주요 미장센, 롱테이크 화면 구성, 배우들의 내적 변화 등이다.
1970~90년대 대중문화에 관심 있는 관객이라면,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와 <죠스>의 티셔츠에 연결 고리를 느낄 수 있으며, N.W.A.의 '주옥과 같은 명곡'이나 <나 홀로 집에>의 상황 묘사는 웃음을 줄 수 있다. 멀게는 <퍼니 게임>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빈번하게 등장하며 소름을 준다.
에그테일 양미르 에디터 (@just_mir)
이번 작품을 통해 조던 필 감독은 스탠리 큐브릭, 브라이언 드 팔마, M. 나이트 샤말란을 잇는 할리우드 공포 거장으로 자리 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탠리 큐브릭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진다. 몇몇 설정과 장면은 공포 영화의 고전이자 큐브릭 감독의 대표작인 '샤이닝'(1980)의 오마주처럼 보인다.
'겟 아웃'이 그러했던 것처럼 영화의 시작과 함께 등장하는 대부분의 장면에 이야기의 복선과 단서가 담겼다. 영화에 인용된 구약성경 예레미야 11장 11절("그러므로 나 여호와가 말한다. 보라, 내가 재앙을 그들에게 내릴 것이니 그들이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나에게 부르짖어도 내가 듣지 않을 것이다.") 팻말을 필두로 거울, 가위, 토끼 등은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의 중요한 상징으로 기능한다.
SBS 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더불어 영화 속 등장하는 모든 장면과 소재가 복선이자 스포일러다. 다시 말해, 허투루 봐서는 안 될 영화다.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놀이공원 장면,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가위와 토끼, 거울 등 소재들이 영화의 결말과 직결된다. 단 1분, 1초도 놓치지 않은 조던 필 감독의 디테일한 연출이 새삼 대단해보였다. 또 풀어가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점도 ‘어스’의 매력포인트다. 거친 질감이 돋보이는 미장센, 귀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음향과 음악도 대단했다. 또 영화에 등장하는 ‘핸즈 어크로스 아메리카(Hands Across America)’ 운동, ‘예레미야 11장 11절’은 영화적 흥미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또 영화적 긴장감을 극대화시켜 주는 ‘호두까기 인형’의 발레 안무는 ‘어스’의 클라이막스와도 같았다.
스포츠월드 윤기백 기자
씨네플레이 문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