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 서비스의 최강자로 군림 중인 넷플릭스. 그리고 이에 맞서 2019년 말 디즈니 플러스라는 이름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는 디즈니. 두 공룡 기업의 격돌이 임박한 상황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블루오션을 디즈니 하나만 노렸을 리 없다. 거대 미디어 기업하면 빠질 수 없는 애플도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 애플은 지난 3월25일(현지시간) 개최된 미디어 행사에서 애플TV+라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이름을 공개, 2019년 가을 출시를 알렸다.

또한 프리뷰 영상으로 여러 오리지널 콘텐츠를 소개했다. 해당 영상 속에는 제니퍼 애니스톤, 제이슨 모모아, 헤일리 스타인펠드 등 쟁쟁한 출연진을 자랑하는 TV시리즈들이 스쳐갔다. 또한 스티븐 스필버그, M. 나이트 샤말란 등 화려한 이력의 감독들도 대거 합류해 막강한 라인업을 형성했다. 디즈니에 이은 넷플릭스의 대항마, 애플TV+가 선보일 오리지널 콘텐츠를 소개한다.

영화

다큐멘터리 영화 <더 엘리펀트 퀸>(The Elephant Queen)

(왼쪽부터) <더 엘리펀트 퀸> 포스터, 치웨텔 에지오포

애플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영화보다 주로 TV시리즈에 비중이 실렸다. 현재 알려진 영화 예정작으로는 네 편이 있다. 그 가운데 <더 엘리펀트 퀸>은 제작을 완료하고 2019년 1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된 작품이다. <더 엘리펀트 퀸>은 케냐에서 서식 중인 코끼리 가족의 여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노예 12년>의 치웨텔 에지오포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성장영화 <할라>(Hala)

<할라>

애플의 미디어행사 프리뷰 영상에서 잠깐 등장한 <할라>도 2019년 선댄스영화제에서 먼저 상영됐던 영화다. 보수적인 이슬람 가정에서 자란 10대 소녀 할라(제랄딘 비스와나탄)의 성장담으로, 그녀가 문화적 차이로 학교에서 겪는 갈등을 그려냈다.


판타지 애니메이션 <울프워커스>(Wolfwalkers)

(왼쪽부터) <울프워커스> 포스터, 숀 빈

<울프워커스>는 늑대 사냥꾼 소녀 로빈을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애니메이션 영화다. 아버지를 따라 사냥꾼이 된 그가 원주민 소녀를 만난 후, 반대로 늑대들의 세계를 지킨다는 이야기. <반지의 제왕>, <왕좌의 게임> 시리즈 등으로 유명한 숀 빈이 소녀의 아버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주인공인 소녀의 목소리는 어떤 배우가 연기할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소피아 코폴라 연출, 빌 머레이 주연의 <온 더 록스>(On the Rocks)

(왼쪽부터) 빌 머레이, 소피아 코폴라 감독.

애플이 제작을 발표한 마지막 영화는 빌 머레이와 감독 겸 배우 소피아 코폴라가 다시 호흡을 맞추는 <온 더 록스>다. <온 더 록스>는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주인공(라시다 존스)이 소원했던 아버지(빌 머레이)와 재회하는 과정을 그린다. 두 사람은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2003)와 넷플릭스 영화 <어 베리 머리 크리스마스>(2015)로 만난 적이 있다.

TV 시리즈

제이슨 모모아 주연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씨>(See)

<씨>

TV 시리즈로 넘어가자. 첫 번째는 <아쿠아맨>으로 DC의 구원투수가 된 제이슨 모모아가 주연을 맡은 <씨>(See)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시각을 소재로 한 SF 드라마다. 인류가 시력을 상실한 미래에서 세상을 재건하는 내용이다. <씨>는 마치 선사시대 같은 복장, 무기를 사용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제이슨 모모아는 사람들을 이끄는 지도자 바바 보스를 연기한다. 이외 <모털 엔진>의 헤라 힐마, <노예 12년>의 알프리 우다드 등이 출연한다.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더 모닝 쇼>(The Morning Show)

<더 모닝 쇼>

제목만 봤을 때는 토크쇼처럼 보이지만, <더 모닝 쇼>는 이를 무대로 삼은 픽션이다. 제니퍼 애니스톤이 토크쇼의 진행자를 연기하고 리즈 위더스푼이 신입 PD로 등장한다. 프로그램 제작진들의 얽히고설킨 인간관계가 중심적으로 그려질 예정. <폭스캐처>, <빅쇼트> 등으로 유명한 스티브 카렐도 앵커로 출연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의 <어메이징 스토리스>(Amazing Stories)

<어메이징 스토리스>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도 애플에 합류했다. 그는 1980년대에 히트한 TV 시리즈 <어메이징 스토리스>를 새롭게 재탄생시킨다. <어메이징 스토리스>는 매 화마다 다른 이야기를 당은 옴니버스 형식의 TV 시리즈로 코미디, 호러, 멜로 등 다양한 장르들이 뒤섞인 작품이다. 이번 애플TV+의 리메이크 역시 동일한 방식의 10부작으로 구성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총괄 프로듀서를 맡았으며 마이클 디너, 수산나 포겔 등이 각 에피소드의 연출을 맡았다. 애플 미디어 행사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가 직접 등장해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옥타비아 스펜서 주연의 범죄 스릴러 <트루스 비 톨드>(Truth Be Told)

<트루스 비 톨드>

<헬프>, <히든 피겨스> 등으로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한 옥타비아 스펜서는 <트루스 비 톨드>에서 연쇄살인마의 범죄 행각을 쫓는 기자로 변신한다. 캐슬린 바버의 실화 바탕 소설 <아 유 슬리핑?>이 원작이다. 소설은 미국의 범죄 팟캐스트에 대한 집착을 보여준다. <트루스 비 톨드>에는 <브레이킹 배드>의 아론 폴도 출연한다.


브루클린 프린스 주연의 추리극 <홈 비포 다크니스>(Home before Darkness)

<홈 비포 다크니스>

션 베이커 감독의 <플로리다 프로젝트>에서 많은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혔던 브루클린 프린스. 그녀도 미해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수사를 벌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홈 비포 다크니스>에서다. 아버지와 함께 지역 신문을 발행한 9살 소녀 리시아크가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우주 경쟁이 끝나지 않았다면? <포 올 맨카인드>(For All Mankind)

<포 올 맨카인드>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은 우주 개척으로 경쟁이 붙었다. <포 올 맨카인드>는 이들의 경쟁이 계속 지속됐다면?이라는 상상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배틀스타 갤럭티카>의 크리에이터 로널드 D. 무어가 참여한다. 2014년 리메이크 영화 <로보캅>, <수어사이드 스쿼드>,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로 유명한 조엘 킨나만이 주연을 맡았으며 마이클 도어맨, 샨텔 반샌튼 등이 출연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스릴러 <서번트>(Servant)

<서번트>

스릴러 대가 M. 나이트 샤말란 감독도 TV 시리즈 <서번트>를 준비한다. 한 부모가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유모를 집에 들이며 벌어지는 심리 스릴러다. 여러 작품에서 강한 몰입감과 긴장감을 자아낸 샤말란 감독인 만큼 섬뜩한 TV 시리즈가 탄생할 듯하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루퍼트 그린트, <왕좌의 게임>에 출연했던 넬 타이거 프리 등이 출연한다.


헤일리 스타인펠드 주연의 시대극 <디킨슨>(Dickinson)

<디킨슨>

2010년 데뷔작 <브레이브>부터 남다른 연기력을 자랑, 최근 <범블비>의 주연까지 꿰찼던 헤일리 스타인펠드는 19세기로 향한다. 미국의 유명 시인 에밀리 디킨슨(1830~1886)의 전기영화 <디킨슨>에서다. 당대에는 이름을 알리지 못했지만 사후 세계적인 시인이 된 에밀리 디킨슨의 초창기 생애가 그려질 예정이다. 프리뷰 영상에는 아버지와의 갈등을 암시하는 듯한 장면도 스쳐갔다.


이외 프리뷰 영상에서 제목이 공개된 TV 시리즈로는 오페라 소재의 다큐멘터리 <디어...>(Dear...)와 게임 회사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 <미씩 퀘스트>(Mythic Quest)가 있다.

<디어...>

<미씩 퀘스트>


J.J. 에이브럼스 제작의 <리틀 보이스>(Little Voice)

J.J. 에이브럼스 감독

이게 전부인 줄 알았다고? 아니다. 프리뷰 영상에 등장하지 않은 예정작들도 많다. 대표적으로는 떡밥의 제왕 J.J. 에이브럼스가 제작을 맡은 <리틀 보이스>. 싱어송라이터 사라 바렐리스가 음악을 맡는다. 그녀가 출연할지는 미정이다. 제목 ‘리틀 보이스’는 그녀의 첫 번째 앨범에서 따온 것이다.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TV 시리즈

데이미언 셔젤 감독

<위플래쉬>, <라라랜드>, <퍼스트맨>까지. 33살의 어린 나이로 명감독의 반열에 오른 데이미언 셔젤 감독도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다만 제목, 장르, 내용, 출연진 등이 모두 베일에 싸여있는 비밀스러운 작품이다. 매번 다른 톤의 영화로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한 그가 이번 TV 시리즈에서는 어떻게 놀라움을 선사할지 주목된다.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Pachinko) TV 시리즈화

(왼쪽부터) 이민진 작가, 소설 <파친코>

애플의 오리지널 콘텐츠에는 한국인을 그린 TV 시리즈도 있다. 재미 한인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를 원작으로 한 TV 시리즈다. 소설 <파친코>는 2017년 전미도서상 픽션 부문 최종 후보작,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소설 베스트 10 등에 오르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소설이다. 구한말부터 80여년, 4대에 걸친 조선인 가족의 비극을 그렸으며 아직 TV 시리즈의 제작진, 출연진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크리스 에반스 주연의 <디펜딩 제이콥>(Defending Jacob)

크리스 에반스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에서 은퇴하는 크리스 에반스는 애플의 품에 안긴다. 그는 <디펜딩 제이콥>에서 살인 혐의를 받은 14살 아들을 변호하는 아버지를 연기한다. 아들 제이콥 역으로는 <그것>의 주역 제이든 리버허가 활약한다. 영웅의 수트를 벗어던지고, 의심과 부성애 사이에서 갈등하는 크리스 에반스의 모습을 볼 수 있겠다.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SF <타임 벤디트>(Time Bandits)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

MCU에서 활약했던 또 다른 이도 애플 TV시리즈로 합류했다. <토르: 라그나로크>를 연출한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이다. 그가 맡은 작품은 1981년 제작된 SF 영화 테리 길리엄 감독의 <시간 도둑들>의 리메이크작. 198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옷장에서 등장한 난쟁이와 함께 시간여행을 하는 케빈의 이야기를 그린다. 케빈 역을 비롯해 출연 배우들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브리 라슨 주연의 CIA 첩보물

브리 라슨

확실히 MCU의 파급력이 강하긴 하다. <캡틴 마블>의 브리 라슨도 애플에게 스카우트됐다. 그녀가 출연하는 TV시리즈는 CIA를 소재로 한 제목 미정의 첩보물. 실제 CIA 요원이었던 에머릴리스 폭스의 회고록인 <라이프 언더커버>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브리 라슨이 제작과 주연을 도맡았으며, 자세한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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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