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대호> 오스기 렌, <곡성> 쿠니무라 준, <밀정> 츠루미 신고.

이젠 한국 영화에 출연하는 일본 배우들의 모습이 마냥 낯설지만은 않습니다. 그만큼 최근 한국 영화 엔딩 크레딧에 일본 배우들의 이름이 많아졌기 때문일 텐데요. <대호>에서 '마에조노'를 연기한 오스기 렌부터 이미 한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곡성>과 <무한상사>의 쿠니무라 준, <마이웨이>에 이어 가장 최근 개봉한 영화 <밀정>에 출연하는 츠루미 신고까지. 하지만 이렇게 일본 배우들이 한국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비단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그간 한국 영화에 출연한 일본 배우들은 또 누가 있을까요? 한 번 쓱~ 훑어봤습니다!

오다기리 죠
<비몽>(2008)
<풍산개>(2011)
<마이웨이>(2011)
<미스터 고>(2013)

2008년 <비몽>부터 2013년 <미스터 고>까지 무려 4편의 영화에 출연한 오다기리 죠는 명실상부 한국 영화에 출연한 일본 배우 1위입니다.

<비몽>(2008)

김기덕 감독의 영화 <비몽>에서 오다기리 죠는 일본어, 이나영은 한국어를 사용해서 소통하는 특이한 설정인데요. (왠지 <야인시대>가 생각나네요.)

<풍산개>(2011)

<비몽> 출연을 계기로 <비몽>의 조연출이었던 전재홍 감독의 영화 <풍산개>에도 오다기리 죠가 출연합니다. 한 10초 정도 '북한군1'로 나오는데요. 저 당시 <마이웨이>를 촬영 중이었다고 하는데, 6시간 차 타고 와서 30분 촬영하고 갔다는 이야기가... (열정이 대단!)

<마이웨이>(2011)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강제규 감독의 영화 <마이웨이>에서는 장동건과 호흡을 맞추게 됩니다. 적으로 만난 '준식'(장동건)과 '타츠오'(오다기리 조)가 전쟁 중 서로의 희망이 되는 이 영화.. 스케일은 블록버스터급이었지만 결과는 폭ㅁㅏ..ㅇ..

<미스터 고>(2013)

네 번째 영화 <미스터 고>에서는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 구단주' 역을 맡아 특이한 헤어스타일을 선보여주셨네요. 0원 받고 출연한 걸로 유명하죠. 시나리오를 보고 재미있어해 우정 출연 하고 싶었다며... 하지만 이것도 흥행은... 껄껄. 괜찮아요! 흥행이 영화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이와세 료
<한여름의 판타지아>(2014)
<최악의 하루>(2016)

일본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인기 있는 배우, 이와세 료. 일본에서 주로 연극 무대와 독립영화에 주로 얼굴을 비쳤던 그는 두 편의 한국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합니다.

<한여름의 판타지아>(2014)

장건재 감독과 이와세 료는 2010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처음 만나 지금은 막역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영화 <한여름의 판타지아> 중 이와세 료가 연기하는 '유스케'라는 인물은 실제 이와세 료에게서 감응 받은 인물이라고 합니다.

<최악의 하루>(2016)

<한여름의 판타지아>를 본 김종관 감독이 그에게 출연 제의를 하면서 두 번째 한국 영화 <최악의 하루>에 출연하게 됩니다. 영화는 이와세 료가 맡은 소설가 '료헤이'의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데, <한여름의 판타지아>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도 그의 원래 모습 그대로에 가깝게 촬영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연기가 생활인지, 생활이 연기인지 헷갈리는 상황.

카세 료
<자유의 언덕>(2014)

이번에도 '료'입니다. 소지쓰 종합상사의 사장인 아버지로 인해 7살 때까지 워싱턴에서 자란 그는 크리스토퍼 도일 감독의 <어웨이 위드 워즈> 현장 스태프로 영화를 시작했습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가로등거미와 닮았다는... 응..?! 네?!)

<자유의 언덕>(2014)

클린트 이스트우드, 구스 반 산트, 미셸 공드리,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등 해외 감독들과 작업을 빈번히 해 온 그가 영화 <자유의 언덕>으로 홍상수 감독과 만났습니다. 영화 속에선 일본어 강사 '모리'를 연기하죠. <자유의 언덕>은 그해 <씨네21>에서 '2014년 한국 영화' 1위로, 카세 료는 '올해의 배우'로 선출되기도 했습니다.

츠마부키 사토시
<보트>(2009)

영화 <워터 보이즈> <눈물이 주룩주룩>, 드라마 <런치의 여왕> <오렌지 데이즈등에 출연하며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아진 배우 츠마부키 사토시.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역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죠.

<보트>(2009)

그런 그가 하정우와 같은 영화에 나온 적이 있다고 합니다. 하정우는 일본으로 김치를 배달하는 '형구', 츠마부키 사토시는 일본 청년 '토오루'.

영화 <보트>로 둘은 처음 만났지만, 하정우 특유의 친근감과 허물없는 화법으로 친해져 어느새 츠마부키 사토시는 하정우를 '정우형'이라고 부르며 따랐다고 하는데요. 영화를 통해 우정은 쌓았지만 관객 수는 쌓지 못해 누적 관객 수 13,904... 그랬다는 이야기입니다. 허허.

쿠사나기 츠요시
<천하장사 마돈나>(2006)

한국에서는 본명보다 '초난강'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는 쿠사나기 츠요시. 대표적인 친한파 연예인으로 그의 한국 사랑은 익히 유명하죠. 

<천하장사 마돈나>(2006)

2006년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그는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 '동구'(류덕환)가 짝사랑하는 일본어 선생님으로 나옵니다. 심지어 꽤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특별출연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조연급 분량으로 나와 존재감을 뿜어주셨습니다.

바쁜 스케줄 탓에 촬영 일은 3일뿐이었다고 하는데, 촬영에 임하기 전 대본을 완전히 숙지하고 캐릭터 분석까지 마치고 한국에 입국하여 스태프들이 감탄했다는 후문이 있습니다.

우에노 주리
<뷰티 인사이드>(2015)

포스팅의 홍일점 우에노 주리입니다. <노다메 칸타빌레>로 가장 유명하죠! "치아키 센빠이!!"

<뷰티 인사이드>(2015)

우에노 주리가 최초로 찍은 외국영화는 바로 한국 영화 <뷰티 인사이드>입니다! 영화 속에서 매일매일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남자 '우진', 그중에서도 '우진74' 역을 맡아 한효주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한국어를 알아듣지만 일본어밖에 할 수 없는 설정으로, 한국말로 물어보면 일본어로 대답하는 장면이 연출됐는데요. (또다시 생각나는 야인시대) 같이 연기한 한효주는 "우에노 주리는 대본에 흰 공백이 없을 정도로 우진에 대해 많은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한국 영화를 사랑하고, 한국인이 사랑한 일본 배우들을 알아봤는데요! 그럼 앞으로 한국영화에서 더 왕성한 활동을 해주시길 바라며,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에디터는 배가 고파 이제 그만 밥먹으러..!) 안녕!


씨네플레이 에디터 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