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어스>에 1위를 빼앗겼던 디즈니가 새로운 작품으로 자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70년 만에 귀를 펼친 까닭일까? <덤보>의 비행이 순탄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디즈니의 실사 영화 부진을 털어낼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 당장은 제 몸 건사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함께 개봉한 기독교 영화 <언플랜드>는 해당 관객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으며 4위로 데뷔한 반면, 매튜 매커너히가 마약 중독자로 등장하는 <비치 범>은 화려한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평가와 성적을 받는 데 그쳤다. 또한 뭄바이 테러사건을 그려 좋은 평가를 받은 <뭄바이 호텔>이 개봉 2주차에 확대 상영을 실시, 8위에 안착하면서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던 3월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였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DC의 유쾌한 히어로 이야기 <샤잠!>과 스티븐 킹 소설 원작의 <공포의 묘지>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평단의 평가가 상당히 좋고, 또 올해 DCEU의 유일한 라인업인 만큼 DC 팬들이 몰릴 <샤잠!>이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공포의 묘지> 역시도 호평을 받은 데다가 평소 깐깐하기로 소문난 스티븐 킹까지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기에 치열한 상위권 승부가 예상된다. 과연 다음 주말 박스오피스에서는 또 어떤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질지 기대가 된다.

[3월 5주차 상위권/전체 박스오피스 성적: $131,436,196/$137,353,458]


2019년 3월 5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덤보

(Dumbo)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49% / 관객 6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2

상영관 수: 4,259

주말 수익: $45,990,748

북미 누적 수익: $45,990,74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19,489,597

제작비: $17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아기 코끼리 덤보가 70년 만에 하늘을 날았다. 디즈니 신작 실사 영화 <덤보>가 3월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했다. 몸보다 큰 귀를 가진 아기 코끼리가 서커스단에서 생활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1941년 자사 동명 애니메이션 영화가 원작이다. 영화의 시작은 다소 좋지 못하다. 6000만 달러라는 예상 스코어와는 달리 <덤보>는 주말 간 약 4600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만족해야 했으며, 관객과 평단의 호불호도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오랜 시간 사랑받았던 애니메이션과 매력적인 상상력을 가진 팀 버튼이 만들어낸 결과가 이 정도인 것이 아쉽기만 하다.

요 근래 뜸했던 가족 영화인만큼 기적적인 2주차 반전을 노릴 수도 있겠으나, 개봉을 앞둔 <샤잠!>과 <공포의 묘지>의 기대치가 상당히 높다는 사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덤보>의 평가가 좋지 못한 것이 걸림돌이다. 지난해 <시간의 주름>부터 <메리 포핀스>까지 기대와는 달리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디즈니 실사 영화 시리즈의 부진은 아무래도 5월 개봉을 앞둔 <알라딘>에게 맡겨야 할 것 같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1억 1948만 달러.


2.

어스

(Us)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4% / 관객 7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81

상영관 수: 3,743 (+2)

주말 수익: $33,229,640 (-53.3%)

북미 누적 수익: $127,844,08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74,144,080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돌풍을 일으키며 1위로 데뷔했던 <어스>가 한주만에 2위로 내려왔다. 주말 성적은 비교적 큰 폭인 53%가량 떨어졌지만, 장르 특성상 어쩔 수 없는 현상인 데다가 첫 주에 워낙 좋은 성적을 거두었기에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이다. 조던 필의 전작이자 연출 데뷔작이었던 <겟 아웃>이 2주차에 불과 15% 성적이 줄어든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개봉 열흘차에 접어든 영화의 현재 북미와 전 세계 성적은 각각 1억 2780만 달러와 1억 7,410만 달러로 <겟 아웃>을 웃도는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최종 스코어 역시 전작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 가지 걸림돌은 개봉을 앞둔 <공포의 묘지>의 활약여부다. 같은 공포 장르인 만큼 직접적인 경쟁을 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영화를 미리 본 평단의 평가가 상당히 좋은 편이어서 <어스>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버텨내느냐가 흥행의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21세기 들어서 지금까지 제임스 완이 공포 영화의 일인자로 군림했다면, 이제는 조던 필이라는 강력한 맞수가 생겼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그의 행보가 놀랍기만 하다.


3.

캡틴 마블

(Captain Marvel)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8% / 관객 6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3,985 (-293)

주말 수익: $20,664,264 (-39.7%)

북미 누적 수익: $353,970,079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992,597,715

제작비: $152,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개봉 4주차에 접어든 <캡틴 마블>이 3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사흘간 2066만 달러를 더한 <캡틴 마블>의 현재 북미 성적은 약 3억 5400만 달러. 북미 4억 달러를 위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지만, 매주 눈에 띄게 성적이 빠지는 데다가 다가오는 주말 DC 기대작 <샤잠>이 개봉하면서 그 목표까지 가는 길이 어째 조금은 힘겨워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지금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북미 흥행 8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어벤져스: 엔드게임> 전까지 벌 수 있는 만큼 돈을 쓸어 담고 싶은 것이 스튜디오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전 세계 누적 스코어 10억 달러는 주중에 이룰 예정이며, 이는 마블 영화 중 일곱 번째다.


4.

언플랜드

(Unplanned)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0% / 관객 9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N/A

상영관 수: 1,059

주말 수익: $6,382,298

북미 누적 수익: $6,382,29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6,382,298

제작비: $6,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기독교 영화 전문 배급사 퓨어 플릭스의 신작 <언플랜드>가 4위로 첫 선을 보였다. 실제로 활동 중인 反낙태운동가 애비 존슨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낙태와 관련된 일부 장면 때문에 기독교 영화 중에서 보기 드물게 R등급을 받았다. 평단의 반응과는 별개로 종교 영화인만큼 특정 관객층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작품의 첫 주말 성적은 638만 달러다.


5.

파이브 피트

(Five Feet Apart)

( ↓ 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4% / 관객 80%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2,845 (-21)

주말 수익: $6,197,557 (-27.5%)

북미 누적 수익: $35,823,15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0,623,158

제작비: $7,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5위의 주인공은 청춘 로맨스 <파이브 피트>다. <어 마디아 패밀리 퓨너럴>과 함께 라이온스게이트 스튜디오의 상반기 흥행을 책임지고 있는 이 작품은 희귀 질환을 상업적으로 사용했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성적을 내면서 어느덧 북미 성적을 3580만 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제작비가 700만 달러에 불과하니, 북미 수익으로만 벌써 제작비 5배를 벌어들인 셈이다. 현재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5060만 달러, 국내 개봉은 4월 11일이다.


6.

원더랜드

(Wonder Park)

(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31% / 관객 37%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3,304 (-534)

주말 수익: $5,011,027 (-42.8%)

북미 누적 수익: $37,952,814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2,352,814

제작비: $80,000,000 - $10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파라마운트 신작 애니메이션 <원더랜드>가 6위로 세 계단 내려왔다. 안 그래도 감독 하차 논란에 힘든 상황에서 관객층이 겹치는 <덤보>가 개봉하면서 기세가 크게 꺾이고 말았다. 영화의 완성도가 좋았다면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보였겠으나, 평론가와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그렇지도 못하다. 주말 사흘간 북미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500만 달러,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3790만 달러와 5230만 달러다. 최소 8000만 달러, 최대 1억 달러에 이르는 제작비를 회수하기에도 갈 길이 멀어 보인다.


7.

드래곤 길들이기 3

(How to Train Your Dragon: The Hidden World)

( ↓ 2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91% / 관객 88%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71

상영관 수: 2,785 (-562)

주말 수익: $4,371,920 (-32.9%)

북미 누적 수익: $153,105,93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502,005,930

제작비: $129,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7위의 주인공은 <드래곤 길들이기 3>이다. 개봉 3주차까지 큰 폭으로 성적이 떨어지면서 주춤하는가 싶더니, 4주차부터 이번 6주차까지 안정적으로 성적을 방어하며 꾸준하게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북미 누적 성적은 1억 5310만 달러,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5억 200만 달러다.


8.

호텔 뭄바이

(Hotel Mumbai)

( ↑ 31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75% / 관객 81%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64

상영관 수: 924 (+920)

주말 수익: $3,196,209 (+3,529.4%)

북미 누적 수익: $3,311,688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3,311,688

제작비: N/A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4개 상영관에서 데뷔한 <호텔 뭄바이>가 확대 상영을 실시하며 8위로 올라왔다. 2008년 11월 26일 인도 뭄바이에서 나흘간 벌어졌던 무차별 테러공격을 다룬 작품으로, 당시 500명 가까운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사건이다. 영화에 대한 평가도 우수한 편이고, 또 제한상영 당시 상영관 평균 수익이 22000달러일 정도로 높았기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5월 개봉을 확정 지었다.


9.

어 마디아 패밀리 퓨너럴

(Tyler Perry’s A Madea Family Funeral)

( ↓3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13% / 관객 24%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39

상영관 수: 1,923 (-264)

주말 수익: $2,677,413 (-39.2%)

북미 누적 수익: $70,016,583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71,130,198

제작비: $20,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타일러 페리의 <어 마디아 패밀리 퓨너럴>이 9위로 내려왔다. 현재 북미 성적은 7000만 달러, 시리즈 흥행 기록 2위를 지키고 있는 2016년작 <부! 마디아 할로윈>과 300만 달러밖에 차이 나지 않아 둘의 자리가 곧 바뀔 것으로 보인다. 영화감독이 커리어 내내 꾸준함을 보이기가 참 쉽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는 ‘딱히 큰 흥행작도 없지만 그렇다고 망한 작품도 없는’ 타일러 페리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10.

비치 범

(The Beach Bum)

( New )

로튼토마토 신선도 점수: 비평가 50% / 관객 32%

메타크리틱 메타스코어: 56

상영관 수: 1,100

주말 수익: $1,763,070

북미 누적 수익: $1,763,070

월드와이드 누적 수익: $1,763,070

제작비: $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3월 마지막 주말 박스오피스를 마무리 지을 작품은 신작 <비치 범>이다. 자신이 정한 규칙만으로 마이애미에서 살아가는 마리화나 중독자의 이야기로, <검모>, <줄리앙 동키보이>, <스프링 브레이커스> 등을 연출한 ‘인디 영화계의 악동’ 하모니 코린 감독의 신작이다. 여기에 매튜 매커너히와 아일라 피셔, 마틴 로렌스, 잭 애프론, 조나 힐, 그리고 스눕 독이라는 ‘빵빵한’ 출연진까지 더해졌지만, 결과는 보다시피 암울하다. 평단과 관객 모두 사로잡지 못한 이 작품의 첫 주말 성적은 176만 달러, 올 초 <세렌디피티>로 흥행 참패를 겪었던 매튜 매커너히는 이번 작품에서도 쓴 입맛을 다실 것으로 보인다.


에그테일 에디터 띵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