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특별한 형제>

<걸캅스>

연기는 기본, 각양각색 재능을 지닌 배우들이 넘쳐나는 시대다. 음악 소재 영화가 아닐지라도, 자신이 출연한 작품의 OST 수록곡을 직접 부르는 배우들이 늘어나는 추세. 극 중 캐릭터가 노래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관객에게 또 다른 재미를 더한다. <나의 특별한 형제> <걸캅스> 역시 주연 배우들이 직접 엔딩크레딧 삽입곡을 부른 작품. 이처럼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OST 수록곡을 부른 배우들을 모아봤다. 김수현, 박신혜, 주원 등 OST 히트곡을 생산한 배우는 많지만, 드라마보단 영화에 집중하여 꾸린 리스트임을 미리 밝힌다.


한석규 <8월의 크리스마스> <파파로티>

성우 출신 한석규의 목소리는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듣든 늘 훌륭하다. 한석규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엔딩 삽입곡을 불렀다. 꾸밈없이 담담한 그의 음색이 영화의 여운을 배로 늘린다. 알고 보면 그는 1984년, 강변가요제에서 남성 중창단 '덧마루'의 일원으로 참가해 '길잃은 친구'란 노래를 불러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때 잘 나갔던 성악가 상진 역으로 출연한 영화 <파파로티>의 OST 타이틀, '행복을 주는 사람'도 그가 직접 부른 곡이다. 이제훈과 함께했다.


박중훈 <라디오 스타>

박중훈이 1988년 락 스타, 최곤을 연기한 <라디오 스타>는 그의 시원시원한 노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극 중 최곤의 대표곡이었던 '비와 당신'은 영화를 뛰어넘어 현실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온갖 온라인 음악차트의 상위권에 올랐고, 만인의 노래방 애창곡이 되었으며, 라디오 청취자들에겐 유독 더 큰 사랑을 받았다. 박중훈 역시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와 당신'을 열창했다. 변진섭 등 유명 가수들이 그의 노래를 여러 버전으로 편곡해 부르기도 했다.


김정은 <가문의 영광> 등

어린 시절 <가문의 영광>을 보고 “나 항상 그대를 그리워하는데~”를 흥얼거린 1990년대 이후 출생자라면 이 노래가 김정은의 곡이라 착각하고 자란 이들도 있었을 듯하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원년 멤버, 김정은이 피아노를 치며 부른 이선희의 곡 '나 항상 그대를'은 그 시절 모두의 컬러링과 벨 소리를 장식했을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고음까지 문제없는 김정은의 맑은 목소리가 돋보인 곡. 김정은이 로커로 출연한 드라마 <나는 전설이다>의 OST를 들어봐도 그녀의 노래 실력을 확인할 수 있다. 알고 보면 여러모로 음악과 관련이 깊은 배우. 10여 년 전 심야 음악 프로그램, <김정은의 초콜릿>의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했다.


문근영 <어린 신부> <댄서의 순정>

문근영을 본격 ‘국민 여동생’으로 만든 영화, <어린 신부>의 명장면은 단연 발랄함의 정점을 찍은 문근영의 ‘노래방 신’이다. 상민(김래원)의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에 간 보은(문근영)은 무대 위에서 엄청난 쇼맨십을 펼치며 이지연의 명곡 '난 아직 사랑을 몰라'를 열창한다. 촬영 당시 18살이었던 문근영의 귀여움과 풋풋함이 폭발하는 장면이다. 이듬해 출연한 <댄서의 순정> OST 작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그댄 몰라요', '아래향'이라는 곡을 불렀다.


박보영 <과속 스캔들> <늑대소년> <피끓는 청춘> <너의 결혼식> 등

박보영은 출연작 OST 음반에서도 뛰어난 존재감을 뽐내는 배우다. 충무로의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받았던 <과속 스캔들>에서부터 청량한 목소리로 주목받았던 박보영은 이후 출연한 <늑대소년> <피끓는 청춘> 최근 개봉한 <너의 결혼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품의 OST 작업에 참여했다. 듣는 이를 편하게 만드는 아기자기한 음색은 물론, 배우답게 감정 전달이 훌륭한 것 역시 그녀만의 장점이다.


강하늘 <쎄시봉> <동주> <좋아해줘> 등

강하늘은 촬영장 카메라 앞에서보다 뮤지컬 무대 위에서 먼저 실력을 다졌다. 뮤지컬 무대 위를 휘어잡았던 그의 목소리를 대사로만 듣는 건 아쉬운 일. 강하늘 역시 자신의 여러 출연작에서 틈틈이 노래 실력을 뽐내왔다. 음악 드라마 <몬스타>를 통해 먼저 흐트러짐 없는 음색을 자랑하는 그는 영화 <쎄시봉>에서 윤형주 역을 맡아 쎄시봉의 히트곡 '백일몽' '하얀 손수건' 등을 안정적으로 소화해냈다. 윤동주 시인을 연기한 <동주>에서는 엔딩 크레딧 삽입곡 '자화상'을 불러 영화의 감동을 배로 늘렸고,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좋아해줘>에선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이솜과 함께 뮤지션 검정치마의 '좋아해줘'를 편곡해 불렀다.


심은경 <수상한 그녀> <걷기왕>

스무 살 꽃처녀 시절로 돌아간 칠순 할매. <수상한 그녀>는 당시 스무 살의 나이로 70세 할머니 연기를 찰떡같이 해내며 관객을 웃기고 울린 심은경의 역대급 연기가 다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유쾌함과 감동을 몇 배 풍성하게 부풀린 건 극 중 오두리의 노래, 심은경이 직접 부른 노래들이다. <수상한 그녀>의 OST는 개봉 당시 온라인 차트 상위권에 오랜 시간 머물며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에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심은경은 <걷기왕>의 엔딩크레딧에 실린 '엔딩송'을 부르기도 했다. 심은경 특유의 엉뚱함이 고스란히 녹아든 귀여운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천우희 <한공주> <해어화> 등

천우희 역시 여러 작품 속에서 남다른 가창력을 뽐냈다. 그녀의 맑은 목소리가 관객의 귀를 사로잡은 건 <한공주>에서부터. 수준급의 노래 실력을 자랑하지만 자신의 꿈조차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공주 역을 맡은 천우희의 연기에 전 세계적인 호평이 쏟아졌다. 조선 마지막 기생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해어화>에서 천우희는 심금을 울리는 목소리를 지닌 연희를 연기했다. 1940년대 가요 창법을 익히며 제 목소리의 개성도 놓치지 않은 그녀의 음색을 만날 수 있는 작품. 극 중 주요 사건의 중심에 서는 곡 '조선의 마음'의 1절 가사를 천우희가 직접 작사해 화제를 모았다.


활화산 밴드 (정진영, 김윤석, 김상호, 장근석) <즐거운 인생>

3년 연속 대학가요제 탈락을 끝으로 해체된 록 밴드 활화산, 그 부활을 담은 <즐거운 인생>은 배우들의 연기만큼이나 록 밴드 활화산의 곡들이 돋보였던 영화다. 정진영, 김윤석, 김상호, 그리고 극 중 멤버 중 죽은 상우의 아들 현준을 연기한 장근석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버전의 활화산 밴드는 영화 개봉 후 스크린 밖에서도 다양한 활약을 선보였다. 영화 상영이 끝난 후 관객 앞에서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는 이벤트를 벌였고, 27개의 팀이 참가한 렛츠락 페스티벌에 참여해 2만여 명의 관객 앞에서 라이브 연주를 펼쳤다.


박정민 <변산>

랩하는 박정민이라고? 걱정을 한 아름 안고 상영관에 들어갔다가 박정민의 팬이 되어 나오는 영화, <변산>은 박정민이 마이크를 잡은 곡만 따로 모아놓은 <BYUNSSAN MONOLOGUE> OST 앨범을 출시하기도 했다. 극 중 무명 래퍼 학수를 연기한 박정민은 랩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감정을 담아내기 위해 직접 가사를 쓰고 비트를 만드는 등 곡 작업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김아중 <미녀는 괴로워> <나의 PS 파트너>

레전드의 등장. <미녀는 괴로워>에서 김아중이 부른 곡의 제목, 'Maria'는 영화 개봉 후 1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김아중을 대표하는 단어 중 하나로 남아있다. 배우가 되기 전 가수 지망생으로 연습생 생활을 했다던 김아중의 수준급 가창력이 고스란히 담긴 곡. 'Maria'는 물론 '별' 'Beautiful Girl'까지, <미녀의 괴로워> OST에 수록된 다수의 곡이 영화 개봉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가수들의 축제, 2007년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김아중에게 특별상을 수상했을 정도. <나의 PS 파트너>의 OST에서도 김아중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다. 'Show Me Your Heart'란 곡을 불렀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