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첫인상은 중요하다. 배우의 첫인상을 판단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는 프로필 사진일 터. 유명 영화 정보 사이트, IMDb를 둘러보다 문득 궁금해졌다. 한국 배우들의 IMDb 프로필 사진은 어떨까?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프로필 사진으로 소개된 배우들도 많았지만, 프로필 이미지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독특한 사진이 프로필을 장식한 경우도 많았다. 유형별로 알아보자. *5월 27일 기준으로 등록된 내용임을 밝힌다.


대표작 형

국내에선 '국민배우'라 불리는 배우일지라도, 해외에 나가면 인지도가 다소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럴 때 필요한 게 "아, 그 영화 속 그 배우!" 공식. 대표작의 스틸 이미지로 IMDb 프로필 사진을 장식한 배우들을 소개한다.

송강호

송강호의 프로필 사진은 <박쥐>의 스틸 이미지로 등록되어있다. 송강호는 <박쥐>에서 뱀파이어로 변한 신부 상현을 연기했다. 박찬욱 감독이 연출한 <박쥐>는 제62회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그로부터 10년 후, 올해 칸영화제에선 그의 출연작 <기생충>이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어쩌면 그의 프로필 사진이 <기생충>의 스틸 이미지로 업데이트될지도 모르겠다.


배두나

배두나의 IMDb 프로필은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손미-451이 장식하고 있다. 워쇼스키 자매 감독이 연출을 맡은 <클라우드 아틀라스>는 배두나의 할리우드 데뷔작이다. 배두나는 이후에도 영화 <주피터 어센딩>,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에 출연하며 할리우드에서 존재감을 떨쳤다. 그녀의 차기작은 알랭 샤바와 함께 출연한 <#jesuislà>. 2020년 개봉 예정인 프랑스 영화다.


마동석

마동석의 프로필 사진은 <범죄도시>의 마석도다. <범죄도시> 이후 충무로의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 잡은 마동석은 지난 2년간 쉴 새 없는 다작 활동을 펼쳐왔다. 프로필 밑에 나열된 <악인전> <성난황소>의 스틸 모두 프로필 사진만큼이나 강렬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마동석의 IMDb 프로필 페이지에선 그의 필모그래피에 업데이트된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이터널스>의 제목을 확인할 수 있다.


원빈

원빈의 프로필 사진은 <마더>의 도진이다.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마더>는 너무 빛나는 외모에 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원빈의 연기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원빈은 <마더> 이후 <아저씨>에 출연했고, 이후 9년간 작품 활동에 공백을 두고 있다. 그의 필모그래피에 등록된 작품 수가 고작 12편이라니, 마음이 아플 뿐.


김혜수

김혜수의 IMDb 프로필 사진은 <타짜>의 정 마담으로 설정되어있다. <타짜>의 정 마담은 13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충무로의 팜므파탈 유형 캐릭터를 말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캐릭터다. 김혜수는 <타짜>를 통해 그해 청룡영화상을 비롯한 다수의 국내 영화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프로필 밑의 스틸 이미지도 흥미롭다. 나란히 붙어있는 <타짜>의 정 마담과 <좋지 아니한가>의 오미경. 스틸만으로도 그녀의 연기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김의성

김의성은 해외에서도 악역 전문 배우로 소개되는 걸까? 그의 IMDb 프로필란엔 <부산행> 속 악독한 모습이 박제되어있다. 사람들이 좀비에 전염되든 말든 자기 살길만 도모하던 용석은 이기심 빼면 시체인 캐릭터다. <부산행>은 제69회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고,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국내 흥행에도 성공했다.


송중기

<늑대소년>은 송중기의 탁월한 연기력은 물론, 흥행 배우로서의 자질도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IMDb 사이트에 실린 송중기의 프로필 사진은 <늑대소년>의 스틸 이미지다.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데다 과하게 늑대소년스러운(!) 모습이라 처음 그를 검색해본 이라면 놀랄 수도 있을 듯하다.


장동건

장동건의 IMDb 프로필 사진은 <워리어스 웨이>의 스틸 이미지다. 제프리 러쉬, 케이트 보스워스와 함께 출연한 액션 판타지 서부극 <워리어스 웨이>는 그의 할리우드 진출작이다. 자고로 프로필 사진이란 실물과 같거나 그보다 더 나은 모습을 담아내는 법인데…. 한국 대표 미남 배우로 손꼽히는 그의 프로필 사진은 장발+아련함+고단함 콤보로 이루어져 있다.


배성우

보자마자 말잇못… 배성우의 프로필 사진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속 그의 출연 모습으로 등록되어있다.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프로필 사진에 실린 장면 이후 이어질 철종(배성우)의 운명을 알고 있을 터.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프로필 사진임은 분명하다.


얼굴 좀 보여주세요!

출연 작품의 스틸 이미지이긴 하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선글라스와 모자로 얼굴을 가렸거나, 얼굴을 알아보기엔 너무 멀거나, 사이즈 규격 상 사진이 잘려 얼굴을 알아볼 수 없는 IMDb 프로필 이미지를 소유한 배우들.

공효진

공효진의 프로필 사진은 <고령화 가족>의 이미지로 설정되어있다. 극 중 미연(공효진)이 얼굴의 반을 가리는 선글라스를 착용한 모습. 프로필 사진보단 배우 정보 페이지에 등록되어있는 작품들의 스틸 이미지로 그녀의 얼굴을 확인해야할 듯하다.


김해숙

김해숙의 프로필 사진은 국내 관객도 잘 못 알아볼 것 같다. IMDb에 등록되어있는 김해숙의 프로필 사진은 <깡철이>의 스틸 이미지다. 선글라스로 얼굴을 반 이상 가린 데다, 규격 상 문제가 있었는지 인물보단 하늘이 더 먼저 보이는 사진. 그녀의 미니 바이오에 적힌 <아가씨> <도둑들>의 스틸 이미지로 프로필 사진을 변경하고 싶다.


설경구

조명과 테이블의 프로필이 아니다. 프로필 사진 좌측 중앙에 얼굴만 빼꼼 나온 이가 바로 이 프로필 사진의 주인공, 설경구다. 영화 <스파이>의 한 장면. 그의 얼굴 역시 프로필 사진보단 밑에 나열된 스틸 이미지로 확인해야할 듯하다.


이광수

배성우에 이어 말잇못 2... 얼굴을 볼 수 없는 프로필 사진도 있다. IMDb 속 이광수의 프로필 사진은 <돌연변이>의 스틸 이미지다. <돌연변이>는 생동성 실험의 부작용으로 생선 인간이 된 청년, 박구의 이야기를 담았다. 박구를 연기한 이광수는 4시간 이상 걸리는 분장 시간을 견디고 8kg에 다다르는 생선 인간 탈을 착용해야 했다.


임수정

임수정의 IMDb 프로필 사진은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의 영군이 장식하고 있다. 침대에 앉아있는 그녀의 모습을 멀리서 촬영한 사진이라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게 함정. 더벅머리에 눈썹을 민, 임수정의 강렬한 이미지 변신이 돋보인 <사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전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됐고, 제5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했다.


김성규

이름이 적혀있지 않았다면 누구인지 전혀 몰라봤을 사진. 올해 <악인전>으로 칸영화제에 입성한 김성규의 프로필 사진란엔 <악인전>의 스틸 이미지가 등록되어있다. 추측건대 미치광이 연쇄살인마 경호(김성규)가 누군가를 죽이러 가는 장면인 듯하다. 하루빨리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의 새로운 스틸 이미지가 업로드되어 그의 프로필 이미지가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우식

전신이 나왔으나 얼굴이 선명히 담기지 않은 경우. 최우식의 IMDb 프로필 사진 란엔 <부산행>의 스틸 이미지가 등록되어있다. 최우식은 <기생충> 이전 <부산행>으로 먼저 칸영화제 스크린을 찾은 바 있다. 그는 친구들과 부산행 KTX에 오른 고등학생, 영국을 연기했다. 최우식의 프로필 사진 역시 추후 <기생충> 스틸 이미지로 교체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우성

IMDb에 등록되어있는 정우성의 프로필 사진은 마치 미국의 역사를 다룬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한 장면. 탄탄한 근육이 돋보이는 말과 그 위에 그림처럼 앉아있는 정우성, 둘 다 멋있지만 정작 정우성의 얼굴은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프로필 사진이다.


전지현

전지현의 IMDb 프로필 사진 역시 그녀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틸 이미지가 장식하고 있다. 옷깃과 앞머리로 얼굴을 가린 이 스틸 이미지에서 돋보이는 건 그녀의 강렬한 눈빛뿐이다. 크리스 나혼 감독의 판타지 호러 <블러드>는 일본 애니메이션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전지현은 작품 속 주인공, 뱀파이어 헌터 사야를 연기했다. <블러드>는 할리우드와 한국, 원작의 나라였던 일본에서마저 아쉬운 흥행 성적을 거뒀다.


설현

IMDb에 등록된 설현의 프로필 사진은 다소 충격적이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 테이프로 입막음을 당한 채 납치당한 은희의 모습이 그의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되어있다.


얼굴을 너무 보여주셨어요!

바로 앞 사례와 반대 경우에 놓인 프로필 사진을 소개한다.

강하늘

IMDb에 등록된 강하늘의 프로필 사진은 “얼굴!!!”이라 외치고 있는 듯하다. 프로필 사진은 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의 스틸 이미지. 규격 조절 실패로 이목구비로 가득 찬 프로필 사진이 되고 말았다.


현장 포착형

말 그대로 현장 포착.

작품 속에서 혹은 밖에서 '순간 포착'된 사진으로

IMDb 프로필을 장식한 배우들을 모았다.

조진웅

조진웅의 IMDb 프로필 사진은 그의 성향만큼이나 유쾌하다. <아가씨>로 칸영화제를 찾았던 2016년, 포토월에서 찍힌 사진이 그의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되어있다.


하정우

그의 얼굴보단 그가 들고 있는 트로피에 더 눈길이 가는 사진. 하정우는 2011년 <황해>로 제5회 아시안 필름 어워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당시 사진이 그의 IMDb 프로필 사진. 프로필만 봐도 연기 잘 하는 배우인 걸 알아챌 수 있다.


이병헌

<지.아이.조>를 통해 할리우드에 발을 들인 이병헌은 이후 <레드 2>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매그니피센트 7> <미스컨덕트>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제 존재감을 알려왔다. 그의 IMDb 프로필 사진의 배경은 무려 아카데미 시상식 현장이다. 이병헌은 외국어영화상부문의 시상자로 선정돼 제8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했다. 한국 배우가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의 레드 카펫을 밟은 순간이다.


정유미

충무로 러블리 대표 정유미는 IMDb에서도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뽐내고 있다. 정유미의 프로필 사진 역시 칸영화제 포토월에서 촬영된 사진이다. 정유미는 출연작 <부산행>을 통해 제69회 칸영화제를 찾았다.


김원해

작품 속 순간 포착 캡처가 프로필 사진이 된 경우. 김원해의 IMDb 프로필 사진은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의 한 장면이다. 극중 그는 힘쎈 여자 도봉순(박보영)에게 한 대 맞은 이후 그녀의 이름만 들어도 덜덜 떠는 용역 깡패 김광복을 연기했다. 그의 대표 출연작 중 하나인 <SNL 코리아>가 떠오르는 표정이다.


조선시대 ㄱㄱ?

사극형 프로필 사진

의외로 사극 작품 속 이미지가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된 배우가 많았다.

해외 관객에겐 전통 의상을 입은 배우들의 모습이 더욱 색달라 보일 것.

각종 과거 시대를 배경으로 한 프로필 사진을 지닌 배우들을 소개한다.

조정석

갓을 쓰고 수염을 붙인 모습이 너무 자연스럽다. 조정석의 프로필 사진은 <관상> 스틸 이미지가 장식 중이다. <관상>에서 그는 천재 관상가 내경(송강호)의 처남 팽헌을 연기했다.


김수현

<해를 품은 달>은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다. 김수현 역시 <해를 품은 달>을 통해 한류 스타로 거듭났다. <해를 품은 달> 속 이훤의 이미지가 김수현의 IMDb 프로필 사진. 프로필 밑에 나열된 스틸 이미지 역시 사극 파티다.


박보검

다수의 해외 영화제에 소개된 <끝까지 간다> <차이나 타운>에 출연했던 박보검의 프로필 이미지는? 의외로 사극 버전이다. 박보검의 IMDb 프로필 이미지는 <명량>의 한 장면이 장식하고 있다. <명량>에서 박보검은 이순신 장군(최민식)의 대장선에 탑승한 소년, 수봉을 연기했다.


송지효

송지효는 다양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 출연해왔다. 드라마 <주몽> <계백> <천명> 모두 그녀의 활약이 빛났던 사극 드라마. 영화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쌍화점>은 청춘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던 송지효에게 배우로서 터닝 포인트가 되었던 작품이다. IMDb의 프로필 사진 역시 <쌍화점>의 스틸 이미지로 등록되어있다.


윤지혜

윤지혜의 프로필 사진은 <군도: 민란의 시대>의 한 장면이다. <군도: 민란의 시대>에서 윤지혜는 군도 속 유일한 여성, 저격수 명국 마향을 연기했다. 보는 이에게 활을 겨누는 듯한 사진이 인상적이다.


이경영

충무로 다작왕 이경영 역시 한복을 입은 사진으로 IMDb 프로필을 장식했다. 영화 <최종병기 활>의 한 장면. <최종병기 활>에서 그는 역적으로 몰려 목숨을 잃은 친구의 아들 남이(박해일)와 딸 자인(문채원)을 맡아 친자식처럼 기르는 김무선을 연기했다.


허준호

어쩐지 앞머리를 거둬내주고 싶은 허준호의 프로필 사진. 해모수로 출연했던 드라마 <주몽>에서의 한 장면이다. 당시엔 카리스마 끝판왕 캐릭터였으나, 드라마 방영 이후 13년이란 세월이 흐른 지금은 덜 세련돼 보이는 게 사실. 그의 정보 페이지에 업데이트되어있는 <킹덤>의 스틸 이미지로 프로필을 바꿔도 좋을 것 같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에서 그는 이창(주지훈)의 옛 스승이자 모두에게 존경받는 인물, 안현 대감을 연기한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