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급 향기 물씬 나는 또 다른 영화를 보자. <디스 이즈 디 엔드>는 조나 힐, 제임스 프랜코, 세스 로건, 제이 바루첼, 대니 맥브라이드 등 실제 할리우드 배우들을 캐릭터로 등장시켜 재난, SF, 괴수, 종말 영화 등 각종 장르의 클리셰를 비틀다가 엉뚱한 결말로 향한다. 선량한 마음을 신께 확인받은 주인공들이 휴거(?) 되는데, 휴거란 구원 받은 자들이 공중으로 들어올려 천상계에서 신을 만난다는 기독교 용어다. 아무튼, 천상계로 올라간 주인공들은 머리에 링을 달고 천사가 됐다. 상상하는 모든 일을 이룰 수 있는 이곳에서는 마약이 넘쳐나는 파티가 한창이다. 제이 바루첼의 뜬금포 소원은 백 스트리트 보이즈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것. 상상하는 순간 어디선가 백 스트리트 보이즈까지 등장해서는 모두가 함께 환희에 찬 표정으로 군무를 춘다. 행복은 복잡한 데 있지 않다고 말하는 듯한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