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중맨’ 휴 잭맨이 있다면 ‘보이중의 보이’는? 제임스 맥어보이! 그가 엑스맨 프리퀄 대미를 장식할 <엑스맨: 다크 피닉스>를 통해 찰스 자비에로 돌아왔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부터 젊은 찰스 자비에 / 프로페서 X 역을 맡아 활약한 바, 시간이 지나며 머리카락은 없어졌지만 존재감만큼은 뚜렷했다. 최근 <23 아이덴티티>, <글래스> 등 국내 극장가를 통해 만나 본 작품들 속에서 제임스 맥어보이의 모습은 벌크업으로 다져진 몸과 동그란 두상이 돋보이는 헤어스타일이었다. 물론 그 모습도 충분히 멋있지만, 그의 리즈 시절을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보이중의 보이' 다운 소년미와 어딘지 모르게 처연함이 묻어나는 분위기가 그립기도 할 것. 이에 제임스 맥어보이의 리즈시절이 담긴 대표작 5개를 선정해보았다. 기자의 사심이 듬뿍 들어간 글이니 감안해서 봐주시길!


<페넬로피> Penelope 맥스 역│코미디, 드라마, 판타지│89분

제임스 맥어보이의 필모그래피를 살펴보면 그가 범죄, 스릴러물이 대다수로, 꽤 하드한 작품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속에서 주연으로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작품은 진주처럼 귀하다는 사실! 다행스럽게도, 팬들에게 전설처럼 내려오는 로맨틱 코미디가 하나 있다. ‘제임스 맥어보이 입덕영화’라고도 불리는 <페넬로피>는 가문의 저주로 돼지코를 갖고 태어난 귀족 집 딸 페넬로피(크리스티나 리치) 가 저주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귀족의 혈통을 갖고 태어난 남자를 만나 진정한 사랑에 빠지면 저주가 풀린다는 말에 페넬로피는 남편감을 구하려 하고, 많은 귀족 자제들이 줄을 서지만 그녀의 얼굴을 보고 도망가는 상황. 그러다 기자 레몬(피터 딘클리지)이 소문을 듣고 특종을 취재하기 위해 노름빚에 시달리던 맥스(제임스 맥어보이)를 잠입시키고, 맥스와 페넬로피는 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페넬로피의 마음에 보다 가까이 가기 위해 'You are my sunshine'을 잔망스럽게 부르는 제임스 맥어보이의 열연이 <페넬로피>의 명장면으로 남았다. 특유의 영국 억양으로 능글거리며 여심을 홀리는 진귀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제임스 맥어보이의 할리우드 진출작.


<비커밍 제인> Becoming Jane 톰 르프로이 역│멜로/로맨스, 드라마│120분

배우를 좋아하다 보면 그런 마음이 들 때가 있다. 내 배우가 시대극 하나쯤 찍어줬으면 하는 마음. <비커밍 제인>은 그런 팬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준 영화다. 18세기 후반, 영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시대극이자 로맨스 영화로, <오만과 편견>의 저자 제인 오스틴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제인 오스틴(앤 해서웨이)와 부딪히며 특유의 오만함으로 인해 티격태격하는 주인공 톰 르프로이 역을 맡았다. 능글맞고 오만하지만 제인에게 빠져들며 사랑꾼으로 변모하는 것이 포인트. 마을에서 열린 큰 무도회 중, 톰이 보이지 않자 제인이 실망스러운 기색을 지우지 못한 채 춤을 추는 장면에서 카메라와 제인의 시선 안으로 불쑥 들어오며 미소 짓는 제임스 맥어보이에게 반하지 않을 재간이 없다.


<어톤먼트> Atonement │로비 터너 역│드라마, 멜로/로맨스, 전쟁│122분

<어톤먼트>는 1935년 영국을 배경으로 그려진 멜로드라마이자, 제2차 세계대전의 참담함을 고스란히 보여준 전쟁 영화다. 제임스는 부유한 집안인 ‘탈리스 가’ 집사의 아들 로비 역을 맡아 상대 배우였던 키이라 나이틀리와 함께 리즈시절 대표작으로 불리는 영화를 남겼다. 대학을 졸업하고 막 저택으로 돌아온 세실리아(키이라 나이틀리)와 계급 차이로 인해 거리를 두었지만 주체할 수없이 끌리고 있는 로비는 어느 날 세실리아와의 마음을 확인하고 충동적인 정사를 나눈다.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목격한 세실리아의 동생 브라이오니(시얼샤 로넌)은 남몰래 흠모하고 있던 로비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거짓으로 로비에 대해 증언을 하게 되면서 로비는 누명을 쓰고 전쟁터로 향하게 된다. 1900년대 초, 여름이 묻어나는 영국 시골마을 속 제임스 맥어보이의 맑은 얼굴과 파란 눈이 자아내는 분위기가 상당한 영화. 소년미부터 처연미까지 시대극에서 발하는 제임스의 모든 매력을 찾아볼 수 있는 작품이다.


<원티드> Wanted 웨슬리 깁슨 역│액션, 범죄, 스릴러│110분

너드가 X나쎄가 된다면? 한 번쯤 그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종의 판타지나 다름없는 상상을 영화화한 작품이 있다. <원티드>는 평범하다 못해 지질하기까지 한 회사원 웨슬리가 암살 조직의 킬러로 거듭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웨슬리 역을 맡아 타 작품에서 보기 힘든 고난도 액션을 선보였다. 독특한 촬영기법에 힘입어 그야말로 제임스의 멋이 폭발하는 작품. 자신의 핏줄을 알게 된 후, 각성해 회사를 뒤집어버리는 장면은 사이다 장면으로도 유명하다. <원티드>는 제임스 맥어보이의 벌크업된 몸을 처음으로 볼 수 있는 영화기도 한데, 실제로 근육이 잘 붙지 않는 체질이라 엄청나게 먹으면서 웨이트를 했다고. 제법 다부져 보이는 몸이 인상적이지만, 일부 팬들은 여려 보이는 외모 때문에 몸과 얼굴이 조화롭지 않다는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X-Men: First Class │찰스 자비에 역│드라마, SF, 스릴러, 액션, 모험│132분

브라이언 싱어가 제작한 <엑스맨> 시리즈, 그 출발점을 다룬 프리퀄 첫 번째 작품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이하 <퍼스트 클래스>. 오리지널 시리즈 주인공 찰스 자비에와 에릭 랜셔가 프로페서 X, 매그니토로 되기까지를 다룬 영화로, 제임스 맥어보이는 찰스 자비에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퍼스트 클래스>는 엑스맨의 시작을 그렸을 뿐만 아니라 1960년대 실제 냉전시대 상황을 첨예하게 다루며 영화에 녹여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제임스 맥어보이는 이 작품에 이어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퍼 패스트>, <엑스맨: 아포칼립스> 그리고 <엑스맨: 다크 피닉스>까지 총 4편에서 찰스 자비에를 맡아 연기했다. 네 작품 중 가장 그의 외모가 돋보였던 작품은 단언 <퍼스트 클래스>다. 귀족 출신의 유전자학 교수로, 단정하고 멀끔하게 셋팅한 머리와 양복 등으로 세련된 모습을 돋보이게 했다.


씨네플레이 문선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