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장면만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배우들이 있다. 특히 아역 배우가 상상치 못한 존재감으로 관객에게 눈도장을 찍기도 하는데, 지금 소개할 배우들이 그렇다. 영화나 드라마를 꾸준히 챙겨 본 관객들이라면 기억할 요즘 가장 바쁘게 활동 중인 아역 배우들을 소개한다.


맥케나 그레이스

<어메이징 메리> <아이, 토냐> <캡틴 마블> <애나벨 집으로>

<애나벨 집으로>

러브라인 하나 없는 <캡틴 마블>에서 관객들의 눈을 하트 뿅뿅으로 만든 배우가 있으니, 캐롤 댄버스(브리 라슨)의 아역 멕케나 그레이스였다. 놀이공원에서 (카트라이더) 카트를 타는 장면에서 화내는 아버지를 보고 분노했다는 관객도 다수 있었다. 멕케나 그레이스는 <어메이징 메리>에서 크리스 에반스와 함께 주연으로 출연했고, 드라마 <지정생존자>에서 주인공 톰 커크먼(키퍼 서덜랜드)의 딸 페니 커크먼을 연기했다. <아이, 토냐>에선 브리 라슨과 전혀 다른 이미지의 마고 로비 아역으로 출연, 토냐 하딩의 억압받는 유년기를 표현한 바 있다. 개봉을 앞둔 <애나벨 집으로>에선 스털링 제린슨에 이어 주디 워렌 역을 이어받았다.

<아이, 토냐>(왼쪽), <캡틴 마블>

<어메이징 메리>


밀리 바비 브라운

<인투러더스> <기묘한 이야기>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IMDb 인기 배우 순위 16위. 2000년 이후에 출생한 배우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배우. 밀리 바비 브라운이 그 주인공이다. 그를 설명할 수식어는 널리고 널렸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아역 배우”, ”10대 패셔니스타”, “유니세프의 최연소 친선대사” 등등. 밀리 바비 브라운은 출연작마다 엄청난 존재감을 남겨 출연작 수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대표 캐릭터는 물론 <기묘한 이야기>의 일레븐. 외로움과 고통의 연속에서 마침내 삶의 기쁨을 맛본, 실험실을 탈출한 소녀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연민과 애정을 받았고, 특히 강렬한 표정과 삭발 헤어스타일은 <기묘한 이야기>를 안 본 사람도 그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인상적이다. 최근 주연을 맡은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는 다소 씁쓸한 흥행 결과를 얻었으나 <기묘한 이야기> 시즌 3가 있으니 걱정할 이유는 없겠다.

우리 일레븐이 이렇게 달라졌어요(<기묘한 이야기>)


노아 주프

<원더> <서버비콘> <콰이어트 플레이스>

<원더>

새하얀 피부에 장난기 넘치는 미소. 노아 주프가 많은 관객들을 사로잡은 건 이렇게 화사한 외모와 함께, 스크린에서 보여준 각양각색의 얼굴 때문이다. 이기적인 것 같지만 누구보다 따듯한 마음을 가진 꼬마아이(<원더>의 잭 윌), 언제나 철부지일 것만 같은 막내 아들(<콰이어트 플레이스> 마커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소년(<서버비콘> 닉키). 그렇게 수많은 얼굴을 가졌기 때문에 노아 주프는 데뷔 이래 쉴 새 없이 많은 작품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지금도 <포드 V 페라리>와 <콰이어스 플레이스 2>, 드라마 <언두잉>까지 차기작이 줄을 서고 기다리고 있으니 당분간 활약이 계속될 것이다.

<서버비콘>, <콰이어트 플레이스>

<포드 V 페라리> 크리스찬 베일과 노아 주프


제이콥 트렘블레이

<룸> <원더> <프레데터>

<썸니아>

그의 나이 13살. 그런데 영화 좀 본다는 사람들이면 이미 그를 ‘믿고 보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제이콥 트렘블레이는 <룸>에서 납치 감금된 작은 방에서 태어나 세상을 만나지 못한 아이의 투명한 내면을 그리면서, 브리 라슨과 함께 2인 극에 가까운 영화를 이끌어갔다. 관객은 물론이고 평론가들까지 그의 연기를 극찬했고, 단숨에 주연급 스타로 발돋움했다. 빼어난 연기력과 과감한 작품 선택, 한편으론 진지하고 동시에 아이다운 천진난만함을 가진, 장점이란 장점은 다 가져서 어린 나이에도 ‘완성형 배우’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장르를 가리지 않는 작품 선택은 그의 필모그래피의 장점. 드라마(<룸>과 <원더>), 호러(<썸니아>), 성장영화(<북 오브 헨리>), 심지어는 B급 코미디(<프레데터>)까지. 수많은 배우들이 출연한 <더 데스 앤 라이프 오브 존 F. 도노반>이나 앞으로 개봉할<굿 보이즈>까지. 제이콥만큼 차기작이 기다려지는 배우도 없을 것이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룸>, <원더>, <더 데스 앤 라이프 오브 존 F. 도노반>


애니스톤 & 틴슬리 프라이스

<워킹 데드>, <기묘한 이야기>, <갤버스턴>

<갤버스턴>

<갤버스턴>에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한 아역 배우가 있다. 티파니는 록키(엘르 패닝)의 동생이자 그의 유일한 삶의 희망이다. 까칠하기 이를데 없는 로이(벤 포스터)도 티파니의 순진무구한 모습에 미소 짓고 만다. 재밌는 건 티파니를 애니스턴 프라이스, 틴슬리 프라이스 쌍둥이 자매가 연기했다는 점. 두 아이는 이 작품 외에도 드라마 <워킹데드> 주디스 그라임스, <기묘한 이야기> 홀리 휠러 역을 함께 연기했다. 촬영 시간문제나 조건 때문에 이런 식으로 작업한다고 한다. 이번에 공개될 <기묘한 이야기> 시즌 3에서 (분량은 줄어들었지만) 출연을 예고하고 있으니 <갤버스턴>과 함께 챙겨 봐도 좋을 것이다.

<기묘한 이야기> 출연 장면(왼쪽), 극중 오빠 윌로 출연한 핀 울프하드와 함께.

프라이스 자매


잭슨 로버트 스콧

<그것>, <프로디지>

<그것>

<그것>에서 형(제이슨 리버허)이 만들어준 종이배를 쫄래쫄래 따라가다 페니와이즈에게 속절없이 당한 조지. 그 귀여운 얼굴이 페니와이즈를 통해 형 빌의 죄책감을 건드리는 순간들은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남겼다. 조지 역의 잭슨 로버트 스콧은 이후 <프로디지> 주인공 마일스 블룸 역을 맡았는데, 살인마에 빙의된 소년을 소름 끼치게 연기해내며 가능성을 입증해냈다. 더불어 훌쩍 커버린 모습과 올백 스타일을 했을 때의 날카로운 인상으로 <그것> 조지 이미지를 모두 날리기도. 현재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로키 앤 키>에 출연하고, 올 9월 개봉할 <그것: 두 번째 이야기>에도 조지 역으로 복귀한다. 문득 이렇게 커버린 배우를 어떻게 복귀시킬지 궁금해진다.

<프로디지>


룰루 윌슨

<인보카머스> <위자: 저주의 시작>, <애나벨: 인형의 주인>

<애나벨: 인형의 주인>

공포나 스릴러 장르를 좋아한다면 이 배우를 기억해두자. 룰루 윌슨의 최근 출연작은 TV, 영화 가릴 것 없이 호평을 받았다. 전작 <위자>에 비해 훨씬 좋은 반응을 받았던 <위자: 저주의 시작>과 시리즈에서 가장 뛰어나는 평가를 받은 <애나벨: 인형의 주인>, 모두 그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지난해 공개된 드라마 중에서 손꼽히는 <힐하우스의 유령>에서도 셜리 크레인(엘리자베스 리저)의 아역으로 출연했고, 아직 국내엔 공개되지 않은 미니시리즈 <몸을 긋는 소녀>에서도 마리안 크렐린 역으로 등장했다. 두 드라마에선 주역급은 아니었으나 거의 전편에 출연하면서 작품의 완성도에 일조했다. 장르가 다소 제한적인 작품 선택에도 착실하게 연기력과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셈. 앞으로 <더 클리닉>, <웜>, <더 글로리아스: 라이프 온 더 로드>, <벡키> 등 코미디, 전기 영화, 액션 등 작품 폭을 넓혀가고 있으니 그 비상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위자: 저주의 시작>, <힐하우스의 유령>, <몸을 긋은 소녀>, 카메오 출연한 <레디 플레이어 원>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