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소마>

<사자>

공포영화는 여름에 개봉한다는 공식은 깨졌다. 그럼에도 여름에 공포영화를 감상하는 건 여전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2019년 여름엔 공포영화 라인업이 풍성하다. 7월 11일 개봉한 <미드소마>를 비롯해 <나이트메어 시네마>, <사일런스>(7월 17일 개봉), <컨벤트>(7월 25일 개봉), <사자>, <데드 돈 다이>(7월 31일 개봉) 등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공포영화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 간략하게나마 공포영화의 하위 장르별 계보와 최신 경향을 살펴봤다. 장르 구분은 위키피디아를 참고했음을 밝힌다.


액션 호러(Action horror)

<에이리언>

액션 호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액션과 공포가 결합한 것이다. 액션 요소는 다양한 소재와 접합이 가능하다. 악령, 외계인, 크리처, 초자연적인 존재 등 공포영화의 거의 모든 요소와 결합할 수 있다. 이 하위 장르에서 기억할 만한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을 꼽을 수 있다. <프레데터>, <블레이드>, <레지던트 이블>도 액션 호러로 분류할 수 있다. 국내 영화로는 <부산행>이 여기에 해당하는 영화다.


바디 호러(Body horror)

<비디오드롬>

바디 호러는 신체와 관련된 공포를 만들어내는 하위 장르다. 이 분야의 전문가로는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 손꼽

힌다. <비디오드롬>, <플라이> 등이 바디 호러로 분류되는 그의 작품이다.


코미디 호러(Comedy horror)

<고스트 버스터즈>

코미디도 호러와 만날 수 있다. 대표적인 영화가 <고스트 버스터즈>다. 2000년 이후에 등장한 대표적인 코디미 호러 <새벽의 황당한 저주>, <좀비랜드> 등도 여기에 속한다. 2월 개봉한 좀비 소재의 한국영화 <기묘한 가족>도 코미디가 결합한 영화다.


호러 드라마(Horror drama)

<식스 센스>

가족 관계, 정서적 갈등을 다루는 드라마 장르의 요소가 부각되는 공포영화를 호러 드라마로 분류할 수 있다. 역대급 반전으로 유명한 <식스 센스>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밖에 나가타 히데오 감독의 <검은 물 밑에서>, 미이케 다케시 감독의 <오디션> 등도 호러 드라마로 분류할 수 있다. 최근작으로는 데이비드 F. 샌드버그 감독의 <라이트 아웃>이 기억에 남는 영화다.


심리 호러(Psychological horror)

<샤이닝>

캐릭터의 심리를 주로 묘사하고 이에 집중하는 공포영화는 심리 호러로 볼 수 있다. 대표작으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이 있다. <샤이닝>은 <컨저링>에서 사용한 카피 ‘무서운 장면 없는 공포영화’의 원조와 같은 영화다. 최근 들어서 이 장르가 크게 부각되고 있다. 그 최전선에 조던 필 감독이 있다. <겟 아웃>은 심리 호러에 속한다.


SF 호러(Science fiction horror)

<스피시즈>

액션 호러의 <에이리언>를 SF 호러로 분류할 수도 있다. SF 호러는 SF의 하위 장르라고 불러도 문제가 없을 듯하다. DNA 합성에 실험을 소재로 한 <스피시즈>라는 영화를 이 이 하위 장르의 대표작으로 분류하고 싶다. 아주 과거로거슬러 올라간다면 1931년작 <프랑켄슈타인>이 이 하위 장르의 원조라고 할 수 있겠다.


슬래셔 필름(Slasher film)

<싸이코>

주로 연쇄살인범이 등장해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슬래셔 필름은 유구한 역사를 가진 공포영화의 표현 방식이다. <텍사스 전기톱 살인사건> <13일의 금요일> <나이트 메어> <스크림> 등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다. 사실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걸작 <싸이코>도 슬래셔 필름이다.


스플래터 필름(Splatter film)

<데드 얼라이브>

스플래터 필름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영화를 일컫는 장르다. 고어(gore)라는 표현도 스플래터와 함께 엮어서 생각해볼 수 있겠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피터 잭슨 감독의 <데드 얼라이브>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제임스 완 감독이 만들어낸 <쏘우> 시리즈도 여기에 분류할 수 있겠다. 일라이 로스 감독의 <호스텔>도 스플래터, 고어 영화로 유명하다.


슈퍼내추럴 호러(Supernatural horror)

<오멘>

초자연을 뜻하는 단어 슈퍼내추럴이 결합한 공포영화는 유령, 마녀, 악마 등이 주로 등장하는 장르로 볼 수 있다.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할 수 있는 하위 장르이기도 하다. <오멘>, <엑소시스트>라는 거대한 공포영화의 명작이 여기에 속한다. <컨저링>, <링> 등도 슈퍼내추럴 호러로 분류하기에 합당하다. <서스페리아>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호러 스릴러(Horror thriller)

<양들의 침묵>

스릴은 사람도 만들 수 있고 유령도 만들 수 있다. 스릴러적 요소가 강한 공포영화로는 <양들의 침묵>이 대표적이다.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는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물론 조디 포스터의 연기도 만만치 않다. 위키피디아에서는 <콰이어트 플레이스>도 호러 스릴러로 분류했다. 소리를 내면 안 된다는 설정이 스릴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내추럴 호러(Natural horror)

<죠스>

내추럴이라는 말은 슈퍼내추럴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사실 꼭 그렇다고 볼 수도 없다. 왜냐면 SF적 요소도 추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돌연변이 동물이 등장하기도 하고 인간 친화적인 동물이 사악하고 자인하게 돌변할 수도 있다. 내추럴 호러의 대표작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새>가 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새 공포증이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죠스>도 빼놓을 수 없는 영화다. 그밖에 <피랴냐> 같은 영화도 있다.


좀비 필름(Zombie film)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좀비물은 단순히 소재로 분류한 하위 장르로 볼 수 있다. 수많은 좀비 영화가 있다. 이 장르의 원형은 조지 로메로 감독의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좀비물은 주로 해외에서 제작됐으나 <부산행> 이후 국내에서도 좀비 장르가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영화 <창궐>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이 대표적이다. 두 작품 모두 좀비 소재와 조선시대라는 시대극이 결합한 형식이다.


파운드 푸티지 호러(Found footage horror)

<블레어 윗치>

파운드 푸티지라는 말은 직역하면 ‘발견된 영상’이라는 뜻이다. 진짜로 어떤 무서운 영상이 발견된 것처럼 일종의 거짓 마케팅을 하여 엄청난 화제를 모은 <블레어 윗치>가 이 장르의 시초라고 할 수 있겠다. 이후 <파라노말 액티비티>가 파운드 푸티지 장르의 대표작이 됐다. 엄청나게 흔들리는 캠코더의 영상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운 <클로버필드>도 파운드 푸티지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최근 공포영화의 경향은?

<곡성>

최근 국내 개봉한 공포영화의 경우 위에서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오컬트라고 불리는 장르, 슈퍼내추럴 호러가 강세인 듯하다. 이 장르는 <검은 사제들>에서 시작해 <곡성>에서 크게 주목 받았다.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은 2019년 2월 <사바하>를 통해 다시 이 장르에 도전했다. 개봉을 앞둔 <사자> 역시 구마의식을 소재로 한 영화다.

<겟 아웃>

국내 소개되는 해외 영화의 경우도 비슷한 흐름이다. 슈퍼 내추럴 장르의 강세라고 말하고 싶다. 과거 1980~90년대 할리우드의 공포영화는 슬래셔 무비와 B급 스플래터 무비로 많이 기억됐다. 2000년 이후에는 다양한 장르가 유행했고 최근에는 <컨저링> 유니버스 시리즈에 이어 <겟 아웃>, <어스>, <그것>, <유전>, <미드소마> 등이 주목 받는 영화로 손꼽히는 듯하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