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에서 영화봅시다!
극장 예절 준수 캠페인 광고 아닙니다. 영화 <춘몽> 스틸컷입니다.

여름이 지나가니, 영화의 계절 부산이 다가오는군요. 세계적인 영화 축제, 부산국제영화제가 부산 해운대를 중심으로 10월 6일 목요일부터 10월 15일 토요일까지 열립니다.
국내 최초로 소개되는 최신 영화를 보고 맛있는 부산 맛집도 돌아다니고, 그러다가 우연히 좋아하는 배우나 감독을 만나 싸인도 받을 수 있는, 말 그대로 영화 축제입니다.
그런데 이 축제를 제대로 즐기려면, 약간의 준비 운동이 필요합니다. 그게 뭐냐고요?

바로 영화 예매!

올 한해 전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미개봉 신작을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기회는 광클릭에 익숙한 부지런한 관객들에게만 주어집니다.
특히 많은 관객들이 기다리는 기대작은 대개 1, 2분을 넘기지 않고 매진되기 일쑤입니다. 미리 알고 준비해야 국내 첫 상영 및 관람의 영광을 누릴 수 있습니다. 자, 부디 원하는 영화 예매에 성공하시길!

개막식을 봅시다
부산국제영화제 영화의 전당 야외상영장 (사진제공: 씨네21)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은 개막작 상영을 비롯해서 그해 영화제의 프로그램 전반에 대해 알리는 자리죠. 여러 부대행사가 준비되기도 하고, 또 영화제를 빛내줄 게스트도 참석합니다. 각설하고, 개막식 레드카펫 현장은 수많은 연예인을 가장 가까이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

어떤 게스트가 부산을 찾을지 미리 체크해보고 꼭 예매에 성공하시길. 개막식 예매는 일반 상영작 예매와 날짜가 다릅니다.
(개폐막식 예매는 9월 27일 화요일 오후 6시 오픈, 일반 상영작 예매는 9월 29일 목요일 오후 2시 오픈 예정.)

올해 개막작은 장률 감독의 신작 <춘몽>이 선정되었죠. 한예리, 윤종빈, 박정범, 양익준 주연의 영화입니다. 영화 찍고 연기도 하는 세 감독 겸 배우와 한예리의 놀라운 조합이 어떤 재미를 만들어갈지 기대됩니다.


칸 영화제 화제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
<세일즈맨>
<마’로사>(왼), <단지 세상의 끝>(우)

세계 영화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칸 영화제 화제작은 언제나 광속 매진 일순위의 영화들입니다. 올해 따끈따끈하게 화제가 됐던 칸의 영화들이 대거 부산을 찾는군요. 전부 다 보는 건 불가능하니 나름의 우선 순위를 정해서 예매에 도전해보시면 어떨까요?

먼저, 영원히 은퇴 안했으면 하는 감독 중 하나인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입니다. 남우주연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 신작 <세일즈맨>도 상영하고요. 감독상을 수상한 <퍼스널 쇼퍼>,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브릴얀테 멘도사 감독의 <마’로사>,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단지 세상의 끝>이 광속 매진 예정작입니다.

그외에도 경쟁 부문 진출작인 크리스티 푸유 감독의 <시에라네바다>, 클레버 멘도사 필루 감독의 <아쿠아리우스>,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줄리에타>, 짐 자무쉬 감독의 <패터슨> 등이 모두 부산에서 관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해 칸 영화제 개막 당시 많은 언론에서 황금종려상을 점쳤던 <토니에드만>도 상영하니 그 작품성을 직접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최신 일본 영화가 궁금해?
<너의 이름은>
<오버 더 펜스>

올해 영화제를 방문하는 영화의 면면을 살펴보니 최신 일본 영화들이 대거 소개되더군요. 현재 일본 영화계를 주도하고 있는 감독들의 신작이 잔뜩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광속 매진이 예상되는 영화는 단연, 일본 애니메이션 흥행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신작 <너의 이름은>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 역사상 처음으로 지브리 스튜디오 영화 외에 흥행 수익 100억엔을 넘긴 작품이죠. 시간표 체크도 잘해야 합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직접 영화제를 방문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거든요.

그 외에 평소 일본 영화에 관심이 많은 관객들은 아오이 유우, 오다기리 조 주연의 <오버 더 펜스>나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은판 위의 연인>, 이상일 감독의 <분노> 등을 주목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네요.


독특한 영화 좋아해?
<라라랜드>

한국에서 깜짝 놀랄 사랑을 받은 <위플래시>의 감독 데미언 차젤의 신작 <라라랜드>가 부산을 찾습니다. 엠마 스톤, 라이언 고슬링의 인생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극찬을 받은 뮤지컬 영화죠. 저 스틸컷만 봐도 얼마나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영화일지 예상이 됩니다.

<샤룩칸의 팬>

발리우드 영화 좋아하는 관객들 혹은 발리우드 영화가 대체 뭔지 궁금해할 관객들은 올해 이 영화를 도전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발리우드의 전설 샤룩 칸 주연의 영화라서 빠른 매진이 당연히 예상되고요. 다들 예상하셨다시피, 뮤지컬 영화? 아닙니다. 이 영화의 장르를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샤룩 칸 영화 공식을 한참 벗어난 영화라고 하네요.

심지어 이 영화의 액션을 <용의자>의 오세영 무술감독이 지휘했다고 합니다. 이 영화를 미리 본 씨네21 김수빈 객원기자는 "분장 하나로 중년의 톱스타와 20대 순박한 청년을 매끄럽게 오간다"고 평하기도 했습니다. 샤룩 칸의 분장 연기 너무 기대되네요.


야외 상영을 공략하라
<신고질라>

영화제가 열리는 해운대 영화의 전당에는 끝내주는 야외상영장이 있습니다. 그 곳에서 수많은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영화를 관람하는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면 동네 비좁은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시시해질지 모르겠습니다. 부산을 찾을 관객들에게 야외 상영 관람을 꼭 추천합니다.

올해는 총 8편의 영화를 야외 상영하는데요. 그 중에서 가장 빨리 매진될 것 같은 영화는, 올해 일본 영화계 최고의 실사 화제작 <신고질라>입니다. 안노 히데아키 감독과 히구치 신지 감독 공동 연출로 역대 고지라 시리즈 중 가장 잔혹한 크리처가 등장한다고 합니다. 당연히 빨리 매진되겠죠?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셔야 합니다.


새로운 한국영화가 궁금해?
<더 테이블>

새로운 한국 영화의 발견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한국영화의 오늘 부문에 소개되는 영화들을 체크하시기 바랍니다. 김종관 감독의 <더 테이블>을 비롯해, 김기덕 감독의 신작 <그물>, 안선경 감독의 <나의 연기 워크샵>, 조현훈 감독의 <꿈의 제인>, 이성태 감독의 <두 남자>, 손태겸 감독의 <아기와 나> 등이 소개될 예정인데 이들 작품은 분명 광속 매진될 겁니다. 명필름영화학교 극영화 연출 전공 1기로 선출된 이동은 감독의 <환절기>도 꼭 체크하시길.


부대행사, GV도 노려라
해운대 백사장 야외무대는 영화팬들의 성지!

영화제에서 미처 영화 예매를 성공하지 못한 관객이라면 다양한 부대행사를 공략하는 것도 영화제를 즐길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하나입니다. 일단 가장 많은 야외행사가 열리는 해운대 백사장 야외무대 행사 일정을 숙지한 다음, 평소 보고 싶던 배우나 감독이 등장하는 시간대에는 미리 좋은 자리를 사수하는 겁니다. 땡볕에 장시간을 기다리고 있어야 하니 돗자리와 생수, 모자는 필수. 우산은 펼치는 건 곤란해요. 뒷 사람의 시야를 가릴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 엄청난 원성을 살 수 있습니다.

작년 부산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죠. 김태용 감독 단편 영화 상영 후 무려 탕웨이가 무대에 난입한 순간...

참고로 모든 영화의 상영 스케줄에서 배우나 감독이 참가하는 GV 상영작은 항상 체크해야 합니다. 예정되어 있지 않은 깜짝 게스트의 방문도 경험할 수 있는 게 영화제의 묘미거든요. 작년에는 예정에 없던 탕웨이의 방문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또 어떤 게스트들이 깜짝 방문 이벤트를 만들어낼까요? 정말 기대됩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사전예매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안내는 이 곳 홈페이지를 방문해주세요.
http://www.biff.kr/Template/Builder/00000001/page.asp?page_num=5860&Location=0602

씨네플레이 에디터 가로등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