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왕’이라 불리는 사자들의 이야기 <라이온 킹>이 7월 17일 개봉했다. 애니메이션으로 보던 귀여운 심바와 멋진 무파사를 실사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데, 아무리 그래도 동물들의 실제 모습이 더 매력적이라는 (기자 같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준비한 이번 주 뒹굴뒹굴VOD는 동물들의 생활이나 이야기를 다룬 영화 5편이다. 더운 날씨에 짜증 지수가 올라가고 있다면, 이 영화들의 동물들을 보면서 활짝 웃어보자.
※ 소개할 영화들은 19일 금요일 자정부터 26일 오후 12시까지 네이버 시리즈에서 이 영화들에 바로 사용 가능한 즉시 할인 쿠폰 발급하니 참고 바란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동물은? 바로 개다. 흔히 ‘인류와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동물’이라 할 만큼 인간과 개는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애완동물이 아닌 반려동물로 개를 기르는 사람이라면 <베일리 어게인>을 보면서 펑펑 울지 모른다. 한 마리의 개가 인간을 만나 이름을 얻고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과정을 유쾌하게, 사려 깊게 풀어낸다. 베일리(목소리 조시 게드)가 인간과 다른 사고방식으로 관객들을 웃기다가도 일편단심 주인을 향해 몸을 날리는 모습에 콧등을 시큰하게 한다. 제목의 ‘어게인’이 암시하듯 다시 개로 태어나는 베일리의 이야기는 다양한 주인의 인간상을 묘사하며 영화의 생기를 불어넣는다. 한편으론 이렇게 착한 영화여도 되는 건가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포근한 영화이기 때문에 정말 개를 닮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개는 어느 날 짜짠 하고 인간 앞에 나타난 게 아니다. 야생동물 늑대를 인간이 긴 시간 동안 길들이면서 가축화된 것이 개다. 이 과정에 상상력을 더해 한 인간과 한 늑대의 교류로 그린 영화가 <알파: 위대한 여정>. 선사 시대를 배경으로 사냥 도중 부족과 낙오된 케다(코디 스밋 맥피)는 늑대 무리의 공격을 받게 된다. 그러다 자신이 상처 입힌 늑대에게 연민을 느껴 돌봐주는데, 이 늑대 역시 점차 케다를 따르게 된다. 당연히 생물학적 견해와는 전혀 다르지만, 오랜 시간 이어진 인간과 개의 만남을 압축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개의 역사에 대한 고증과 별개로 선사 시대를 나름대로 반영한 연출은 은근히 신선하다. 극중 인간들은 모두 영어가 아닌 영화를 위해 만든 고대 언어를 사용하기 때문. 야생에 던져진 인간을 향한 자연의 위협과 그런 인간의 곁을 지키는 알파를 보면, 자신의 반려견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요즘은 반려견보다 반려묘가, ‘견주’라는 말보다 ‘집사’가 더 자주 보인다.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한탄처럼, 어느새 고양이도 한국 사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반려동물로 자리 잡았다. 그렇지만 모든 고양이가 SNS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듯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건 아니다. 들고양이, 길고양이 등 길에서 살다가 삶을 마감하는 고양이들도 많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한국 사회의 길고양이와 다른 국가의 길고양이들을 포착한다. 영화의 비교 구도가 너무 극단적이긴 하지만, 지금도 한국 사회에 만연한 ‘해로운 고양이’를 고심해야 할 문제로 제시하는 용기가 느껴진다. 현재 한국 사회 또한 캣맘/캣대디 문제가 대두되고 있으나, 길고양이란 존재가 누군가의 유기에 기인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보기엔 여린 분이라면 <고양이 케디>를 추천한다. 길고양이를 돌보는 문화가 정착한 터키 이스탄불, 그곳에서 살아가는 일곱 고양이들의 일상을 담았다. 다른 작품에 비하면 이 영화는 설명할 게 없다. 그냥 보면 된다. 이스탄불의 풍경에 감탄하고, 고양이들의 매력에 사르르 녹고, 그렇게 이국의 고양이들을 보고 즐기면 된다. 전체적으로 너무 담백한 게 흠이지만, 깔끔한 영상과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한껏 담긴 영화의 톤에 누구라도 행복하게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좀 뜬금없지만, <펭귄 - 위대한 모험>을 소개한다. 아마 어디선가 이 영화를 교육 자료로 접해봤을지 모른다. <펭귄 - 위대한 모험>은 황제펭귄이 어떻게 짝을 맺고 아이를 기르는지 집중적으로 다룬다. 이제는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실제 눈으로 목격하는 남극의 잔혹한 추위와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버티는 펭귄들의 모습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경외감을 일으킨다. 최근 담백하게 만드는 다큐멘터리의 추세와 달리 성우진을 기용해 드라마틱하게 구성한 부분은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럼에도 그 어떤 영화로도 구현하지 못할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은 다큐멘터리란 장르가 왜 귀중한지 몸소 체감할 수 있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