꿉꿉한 열대야에 아무 것도 안 해도 체력이 뚝뚝 떨어지는 요즘이다. 한동안은 비가 애매하게 찔끔찔끔 내려 괜히 습도만 높아져 불쾌감을 자극했다. 드디어 말로만 듣던 장마가 시작됐다. 장마가 끝나면 본격 더위가 시작되겠지. 이번 주는 요즘처럼 꿉꿉한 여름 나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시원한 영화들을 준비했다.

7월 26일(금) 00시 00분부터 8월 2일(금) 12시 00분까지 네이버 시리즈에서 이 영화들에 바로 사용 가능한 즉시 할인 쿠폰 발급한다.


아쿠아맨

감독 제임스 완 출연 제이슨 모모아, 앰버 허드, 니콜 키드먼 ▶바로 보기

지난해 말 겨울에 개봉했던 <아쿠아맨>이 어울리는 날씨가 왔다. 스크린을 가득 메운 심해, 그 속에서 펼쳐지는 시원한 수중 액션신, 아름다운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해안가까지. 겨울보다는 확실히 여름이 잘 어울리는 영화다. 줄줄이 망해가던 DC 히어로 영화들 틈에서 심폐 소생한 <아쿠아맨>은 매력적인 주연 캐릭터와 스토리 전개로 대중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제이슨 모모아의 활약 못지않게 히어로의 여자친구에 머물지 않고 파워력과 지혜를 지닌 여성 히어로를 표현한 앰버 허드는 이 영화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공포 영화감독, 제작을 주로 해왔던 제임스 완 감독은 <아쿠아맨>을 통해 자신의 장기를 살려 <아쿠아맨> 세계 속 각 부족의 특성에 맞는 심해 크리처들을 완성시켜 볼거리를 높였다. 빌런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 마틴 2세)의 비주얼과 몇몇 액션은 전대물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부분들이 촌스럽고 다소 투박해 보일 수 있다. 사실 더운 계절엔 고급스러운 만듦새보다 쉽게 볼 수 있고 여기저기 빵빵 터지는 게 더 땡기지 않나.


맘마미아!2

감독 올 파커 출연 아만다 사이프리드, 릴리 제임스, 메릴 스트립 ▶바로 보기

2008년 이후 10년 만에 후속편으로 찾아온 <맘마미아!2>. 아바의 주옥같은 명곡들이 쉴 새 없이 쏟아졌던 1편 <맘마미아!>는 국내에서 지금 형태의 싱어롱 상영 방식이 시도됐던 싱어롱 계의 조상 같은 영화였다. 그만큼 흥 하나는 책임지는 영화가 바로 <맘마미아!> 시리즈다. <맘마미아!2>는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의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의 과거 청춘 시절 이야기를 그린다. 사랑으로 치열했고 뜨거운 우정을 나눴던 그때 그 시절을 소환한다. 1편에서 사랑에 가슴 설레 하던 소피는 이제 어른이 됐다. 릴리 제임스는 발랄하고 거침없는 젊은 도나를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메릴 스트립은 잠깐 등장하지만 깊은 연기력으로 관객의 감성을 촉촉하게 만든다. 매일 흐리고 꿉꿉한 요즘 날씨와 달리 영화 안은 산뜻한 하늘과 청량한 바닷가의 풍경이 등장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다. 가벼운 홈메이드 칵테일 한 잔을 곁들이며 시원한 아바의 명곡들을 감상하는 소확행을 누려보자.


남극의 쉐프

감독 오키타 슈이치 출연 사카이 마사토, 코라 켄고 ▶바로 보기

너무 추워요. 이 영화를 재생하자마자 튀어나올 말이다. <남극의 쉐프>는 세상 제일 추운 곳, 평균기온 -54℃ 남극 기지에서 일하고 밥 해먹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기상학자, 빙하학자 등 8명의 남극관측 대원들은 강추위 속에서 고된 작업을 이어간다. 그들에게 단 하나의 낙이 있다면 먹는 것이다. 그래서 이 멤버들 중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밥해주는 사람, 바로 ‘남극의 쉐프’ 니시무라(사카이 마사토)다. 혼자서 간단한 집 밥부터 랍스터 요리 등 호화로운 밥상까지 툭툭 차려낸다. 대원들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밥으로 이긴다. 실제 남극 관측 대원 조리를 담당했던 니시무라 준의 에세이 <재미있는 남극 요리인>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살얼음 낀 영화 속 창문이 살짝 부럽다. 아쉬운 대로 냉동실을 한 번 열어봐야 하나.


그랑블루

감독 뤽 베송 출연 장 르노, 장 마르 바, 로잔나 아퀘트 ▶바로 보기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못 봤던 영화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 <그랑블루>가 그런 작품 중 하나였다. 다 보고 난 뒤 솔직히 보기만 해도 시원한 영화라는 주제에 넣기 조금 망설여졌다. 푸르른 바다와 돌고래와 교감하는 인간의 모습이 있는 <그랑블루> 포스터는 유명하다. 포스터는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영화는? 그렇게(~?) 속 시원한 전개의 영화는 아니었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잠수 사고로 잃은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자크(장-마크 바)가 프리다이빙 챔피언 엔조(장 르노)를 만나면서 잠수 대회에 참가한다. 두 사람은 서로 경쟁자이자 우정을 나누는 친구가 된다. 잠수에 죽고 잠수에 사는 남자들의 우정 이야기다. 영화는 1990년대 초반에 만들어졌다기엔 믿기지 않는 해상 비주얼을 자랑하며, 요즘 유행하는 1980~90년대 복고 감성도 엿볼 수 있다. 잠수에 대한 로망이 있는 관객이라면 흥미로울 영화다. 개인적으로 물속에서 오래 있는 걸 잘 못 견디는 기자 같은 타입(<덩케르크>도 아이맥스로 볼 때 좀 힘들었다)이라면 러닝타임이 168분인 만큼 이를 고려한 뒤 관람하길 권한다.


모아나

감독 론 클레멘츠, 존 머스커 (목소리) 출연 아우이 크라발호, 드웨인 존슨, 레이첼 하우스 ▶바로 보기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실사보다 더 아름다운 비주얼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아나>에 등장하는 남태평양섬에 우린 지금 당장 갈 수 없다. 그러나 어쩌면 실제 광경보다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게 더 예쁠 수 있다. 자기위안 아니다. 청록빛의 바다, 붉게 노을 진 섬의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모아나(아우이 크라발호)는 호기심 많은 소녀다. 아버지가 섬 밖을 나가면 위험하다고 말했지만 어릴 적부터 바다와 바다 밖 세계에 매료된 모아나는 섬에 걸린 저주를 스스로 풀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태평양 전역의 전설과 문화를 모티프로 한 익숙지 않은 배경이 흥미를 자극한다. 특색 있는 배경에 비해 스토리가 평이하다는 점이 아쉽긴 하나 시원하게 뽑아내는 고음이 가미된 음악, 휴양지에서 들을 법한 악기 소리가 여름과 기분 좋게 잘 어울린다.


씨네플레이 조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