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 라이언 찰리>는 8월 8일(목) 올레TV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극장에 걸리지 않았지만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영화들을 한 주에 한 편씩 소개합니다.


사자 열풍을 잇다!

최근 여름 극장가를 강타한 ‘사자’ 열풍을 아시는지. 프라이드 랜드의 진정한 왕으로 거듭나기 위한 ‘심바’의 일생을 그린 영화 <라이온 킹>과 박서준, 안성기 주연의 국내 영화 <사자>가 바로 그 열풍의 주역이다(후자는 다른 사자지만!). 그리고 두 ‘사자’의 맥을 이어 또 다른 한 편의 사자 영화가 VOD를 통해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화이트 라이언 찰리>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살고 있는 한 소녀와 사자의 우정과 모험을 그린 영화다.


친구가 된 사자 ‘찰리’와 소녀 ‘미아’

런던을 떠나 사자 농장을 운영하기 위해 남아공으로 이사 온 오웬 가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가는 가족들과는 달리 미아(다니아 드 빌리어스)는 런던의 생활과 오랜 친구들이 그립기만 하다. 자꾸만 엇나가는 미아를 걱정하는 엄마와 아빠. 어느 날, 농장에 흰 사자 ‘찰리’가 태어나고, 가족들은 찰리를 농장의 보물로 생각하며 키우기 시작한다. 어느 것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던 미아는 찰리를 거부하지만, 자꾸만 다가오는 찰리에게 마음을 열게 된 미아. 둘은 이내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된다. 하지만 점차 맹수로 커가는 찰리로 인해 아빠 존(랭글리 커크우드)은 미아의 안전을 걱정하게 되는데… 둘의 우정은 영원할 수 있을까?


뻔한 동물 이야기가 아닌, 맹수와 인간의 우정을 그린 드라마

반려견 혹은 반려묘와의 교감이나 우정을 그린 영화는 많다. 그러나 <화이트 라이언 찰리>는 개나 고양이가 아닌 사자를 소재로 제작된 영화라는 점에서 일반 동물 영화들과는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다. 맹수인 사자가 인간과 친해질 수 있을까? 아슬아슬하지만 찰리와 미아는 그 어떤 반려동물 못지않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성공한다. 영화는 둘 사이의 불필요한 시간들을 과감히 생략해 지루하지 않게 빠른 전개로 몰입도를 높인다. 시간은 생략됐을지언정 변함없이 함께 성장하는 모습은 이들의 우정을 오히려 더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화이트 라이언 찰리>는 현실성을 위해 CG가 아닌 실제 사자들과 촬영을 진행했다. 이 때문에 촬영을 위해선 사자와 배우가 유대감을 형성했어야 했는데, 그러려면 함께 자라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그러나 너무도 긴 시간이 필요해 고민하던 차, 마침 미아 역을 연기한 다니아 드 빌리어스가 사자와 친숙한 남아공의 배우라 그를 캐스팅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영화는 2015년부터 2년간 촬영되었으며, 위험한 장면에서 전문 동물학자의 도움을 빌려 촬영한 끝에 완성도 높은 동물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이면을 고발하는, 동물 애호가라면 필람 해야 할 영화

<화이트 라이언 찰리>가 단순히 우정을 그린 드라마에서 그치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찰리와 미아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 남아공의 잔혹한 이면의 모습을 비춘다. 영화 속 배경인 남아공을 포함한 아프리카 일대는 사자들의 주된 서식지로, 100년 전만 해도 25만 마리의 사자들이 서식하고 있었지만 지난해엔 그 수가 90%가량 줄어 2만 마리 이하가 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트로피 사냥’ 때문.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트로피 사냥은 야생동물을 선택적으로 사냥하는 것을 뜻하는 용어다. 사냥한 동물의 일부(머리, 가죽 등)를 헌팅 트로피처럼 박제하고, 자신의 SNS를 통해 인증샷을 올리는 등 인간의 잔혹함과 과시욕을 드러내는 야만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트로피 사냥은 합법적인 활동이며, 아프리카 지역 경제의 주 수입원이기도 하다. 남아공에서만 1년에 약 1만 명가량의 트로피 사냥꾼이 방문하여 사냥을 즐겼으며, 이로 인해 지난 10년간 1만 마리의 사자가 희생되었다. 아직 멸종 위기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지금과 같은 속도라면 약 20년 후엔 사자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화이트 라이언 찰리>는 이처럼 트로피 사냥이라는 문제를 다룸으로써 인간의 이기심에 의한 동물 학대와 복지, 멸종에 관한 문제를 시사한다. 이는 비단 아프리카의 문제만이 아니기에 <화이트 라이언 찰리>가 주는 경각심은 지금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씨네플레이 문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