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홉스 앤 쇼>가 개봉했다. 2001년 시작한 시리즈가 9번째 영화를 공개하며 두 자릿수를 내다보고 있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차량을 활용한 액션으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차량을 내세운 시리즈답게 그간 영화에서 수많은 차량을 출연시키고 또 파괴(!)해왔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 속 차량들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간단하게 정리해봤다.
영화를 위해 얼마나 부수었을까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2001년 <분노의 질주>를 시작으로 지난 10여 년 동안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그 중심은 언제나 자동차였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액션은 대체로 차량 액션이기에 수많은 차량이 촬영 도중 파손되거나 산산조각 나야만 했다. 해외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1편 <분노의 질주>부터 7편 <분노의 질주: 더 세븐>까지 약 1500대의 자동차가 파괴됐다.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의 경우에는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촬영을 위해 차량 300대가 사용됐다고 알려졌다. 무선 조종 차량이 대거 추격하는 ‘좀비 카’ 장면만 해도 최소 40대 정도 부서지는 모습이 담겼으니, 촬영을 위해 최소 100대는 파괴장면에 동원됐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신작이자 스핀 오프 <분노의 질주: 홉스 앤 쇼>를 제외, 시리즈 전체를 촬영하면서 1600대 이상을 파괴한 셈. 이전 시리즈의 차량 파괴와 만일 현실적으로 보상해야 할 금액이 궁금하다면 아래 포스트를 참고하자.
영화로라도 봐서 다행인 고가 차량들
<분노의 질주> 시리즈는 흔히 볼 수 없는 차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그 가운데 비싸기로 유명한 차량들의 가격을 소개한다. 아, 영화에서 파괴되는 것은 실제 차량을 똑같이 본뜬 레플리카이니, 실제로 저렇게 비싼 차량을 파괴했다고는 생각하지 말자.
<분노의 질주: 더 세븐>에 등장한 ‘라이칸 하이퍼스포트’(Lykan Hypersport)는 부자동네로 유명한 아부다비가 배경이라 등장할 수 있었다. 하이퍼스포트의 가격은 340만 달러, 39억 원에 달한다. 차량에 숨겨진 물건을 탈취하다가 데커드 쇼(제이슨 스타뎀)에게 쫓겨 그대로 건물 사이를 점프하는 장면에 등장한 차량이다. 1년에 딱 7대만 생산되는 차라는데, 본인 차가 아니었어도 이 장면에서 괜히 눈물을 훔치는 ‘차덕’도 있었을 것 같다.
차를 잘 모르는 관객들도 들으면 아는 그 브랜드, ‘페라리 FXX’(Ferrari FXX)는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에 등장했다. 가격은 무려 200만 달러 이상. 적어도 25억은 줘야 하는데, 문제는 이 차량은 애초에 일상생활에서 탑승할 수 있는 차가 아니다. 트랙 전용 차량으로 페라리의 특별 고객이 구입할 수 있고, 페라리의 승인을 받고 감독관을 대동해야만 운전할 수 있다고. 극중 따로 체이싱 장면이 없는 것도 현실의 고증이라면 고증인 것. 값도 값이지만 여러모로 그림의 떡인 차량이다.
<007> 시리즈의 본드카로 유명한 애스턴 마틴도 <분노의 질주: 더 세븐>에 등장한다. 데커드 쇼가 처음 등장할 때 탄 차량이 바로 이것. 영국 대표 브랜드라서 데커드 쇼라는 캐릭터를 설명하기 적합한 선택이었다. 영화에 등장한 애스턴 마틴 DB9(Aston Martin DB9)은 2016년을 마지막으로 생산이 중단됐다. 당시엔 20만 달러를 상회했지만, 현재는 가격이 조금 낮아서 15만 달러 선까지도 내려갔다. 국내에는 2억 이상의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제대로 달리는 장면 한 번 안 나왔지만, 시리즈 전체에서 가장 비싼 차 중 하나일 ‘코닉세그 CCXR 트래비타’(Koenigsegg CCXR Trevita).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의 마지막 엔딩에서 로만(타이리스 깁슨)이 끌고온 차다. 세상에 딱 두 대만 있는 차량이라 정확한 가격선이 아예 없다. 컬렉터로 유명한 복싱 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480만 달러(약 58억원)를 냈다고 한다. 그야말로 영화니까 볼 수 있는 차인 셈이다.
<분노의 질주: 더 세븐>에 등장하는 ‘부가티 베이론’(Bugatti Veyron). 부가티는 다른 차량 브랜드들에 비하면 후발주자지만, 가장 빠른 양산형 차 기록을 두 번이나 경신하면서 성능과 디자인을 모두 거머쥔 회사로 자리 잡았다. 부가티 베이론은 아부다비로 진입하는 장면에서 잠깐 등장했지만, <분노의 질주: 더 세븐> 제작 당시 가장 빠른 슈퍼카였으니 차덕들이 무척 반겼을 장면이다(현재는 코닉세그 아제라 RS가 다시 가장 빠른 차 기록을 경신했다). 가격은 210만 달러, 약 25억 원이다. 부가티 베이론은 2015년 단종됐으며 현재는 부가티 시론, 부가티 디보가 양산 중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차량은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에 등장하는 ‘콜벳 그랜드 스포츠 1963년형’(1963 Corvette Grand Sport). 콜벳 그랜드 스포츠는 지금도 쉐보레에서 생산하는 라인업인데, 영화에 등장한 차는 1963년형으로 굉장히 희귀한 차량이라 한다. 오죽하면 영화를 위해 만든 레플리카도 경비가 지키고 있었으며 허가받은 인원들만 접근할 수 있었다고. 애당초 딱 5대만 생산했고, 워낙 오래된 차량이라 말 그대로 부르는 게 값이란다. 경매에 출품돼 500만 달러(60억 원)까지 호가가 나왔지만, 추정가가 700만 달러(84억 원) 이상이라 낙찰되진 않았다고.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