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같은 날 개봉한 <아수라>와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이하 <미스 페레그린>). 개봉 전날인 27일 <아수라>는 예매율 65.9%로 실시간 예매율 1위에 올랐으며, <미스 페레그린>은 2위였지만 예매율은 그보다 훨씬 밑도는 숫자인 8.1%였습니다. 그리고 끝내! 3일 연휴의 마지막이었던 지난 10월 3일 <미스 페레그린>은 <아수라>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습니다.

거친 화면으로 남자들의 액션을 그려내는 <아수라>와 동화를 원작으로 한 판타지 영화 <미스 페레그린>. 이렇게 두 영화는 개봉날만 같았지 공통점이 전혀 없어 보였는데요. 하지만 유~심히 보니 닮은 점이 보였습니다.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같을까요. 한 번 끼워 맞춰 보았습니다.

주의: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1. 그들의 외모

두 영화의 주인공 정우성과 에바 그린. 다른 건 다 차치하고 얼굴로 이 두 사람을 깔 수 있을까요? (놉!)

선한 얼굴과 악한 얼굴을 모두 가지고 있는 두 배우. 예쁘고 잘생긴데다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까지 닮았습니다! (다 가졌네, 다 가졌어!)


2. 아재들과 아이들

이 부분은 포스터만 봐도 아시겠죠? 강력계 형사이면서 돈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한도경(정우성), 그를 친형처럼 따르는 후배 문선모(주지훈), 도경이 뒷일을 처리해주는 악덕 시장 박성배(황정민), 박성배를 잡기 위해 도경의 약점을 쥐고 흔드는 검사 김차인(곽도원), 검찰 수사관 도창학(정만식), 도경의 정보원 마약중독자 작대기(김원해) 등 <아수라> 속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이는 이들의 나이 평균은 40대입니다. 게다가 다 남자! (수컷이다!)

그럼 <미스 페레그린> 속 인물들을 볼까요? 제이크(에이사 버터필드), 공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엠마(엘라 퍼넬), 투명인간(카메론 킹), 미스터리한 쌍둥이(조셉/토마스 오드웰), 웬만한 성인의 50배가 넘는 힘을 가진 브론윈(픽시 데이비스), 손으로 불을 만들 수 있는 올리버(로렌 맥크로스터), 식물을 크게 만들 수 있는 피오나(조지아 펨버튼) 등 영화에서 활약하는 이 친구들은 모두 미스 페레그린이 만든 '루프' 안에 살며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린이'들이란 말이죠.

참, 물론 몸만 어린이일 뿐 살아온 시간은 100년이 넘는다고 하니(엠마 나이 112살), 아재들과 노인들이라고 해야 맞는 걸까요ㅋㅋㅋㅋ


3. 잔인한 현실과 잔혹한 동화

두 영화 속 각 인물들이 사는 세계는 현실과 판타지의 양 극단에 있습니다. (<아수라>는 현실 오브 현실, <미스 페레그린>은 판타지 오브 판타지.)

선이 굵고 남성적인 액션을 주로 보여준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 속 세계는 선혈이 낭자합니다. 말 그대로 피범벅. 현실에서 당장이라도 일어날 법한 일들과 싸움의 연속입니다. (잔인한 영화를 잘 못 보는 에디터의 경우 <신세계>와 함께 너무 힘들었던 영화로 손에 꼽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팀 버튼 감독의 <미스 페레그린> 속 세계는 늘 그렇듯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습니다. 또 늘 그래왔듯 조금은 징그럽고, 기괴하고, 어둡죠. 분명 동화 같은 이야기지만 할로게스트로 변하는 장면이나, 눈알을 빼고 먹는 장면, 빅터의 비밀을 알려주는 장면 등은 아이들이 보기엔 조금 무리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수라>가 어른들의 청불영화라면, <미스 페레그린>은 어린이들의 청불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


4.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싸움

두 영화 속 주인공은 모두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한도경(정우성)은 말기 암 환자로 투병 중인 아내 정윤희(오연아)의 병원비를 위해 박성배(황정민)의 뒤를 봐주게 됩니다. 그러면서 더러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처리하죠.

미스 페레그린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을 사냥하는 바론(사무엘 L. 잭슨)과 할로게스트에 맞서 싸웁니다. 시간을 조정하는 능력을 지닌 임브린인 그녀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한한 하루가 반복되는 '루프'를 만들어 아이들을 안전하게 보호하죠.


5. 윤제문과 주디 덴치

특별출연이라 쓰고 주연급의 존재감을 보여줬던 윤제문(황인기 역)과 주연이라 쓰여있지만 특별출연 같았던 주디 덴치(미스 애버셋).

윤제문이 연기하는 황인기는 극의 초반에 잠깐 등장합니다. 때문에 분량은 짧지만, 한도경, 문선모와 옥상에서 대치하는 장면은 굉장히 강렬해 쉽게 잊히지 않습니다.

주디 덴치가 연기하는 미스 애버셋은 미스 페레그린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아이들을 지키는 임브린입니다. 다른 곳에서 루프를 만들고 살다가 바론의 습격을 받아 상처를 입고 미스 페레그린의 집으로 도망쳐왔습니다. 그리고 바론과 싸우는 미스 페레그린을 대신해 아이들을 지켜주는데 딱히 임팩트는 없는 것으로...!


박스오피스 1, 2위를 나란히 차지하며, 현재까지(10월 6일) 220만 관객을 동원한 <아수라>와 125만 관객을 동원한 <미스 페레그린>. 재미로 두 영화를 비교해 본 이번 포스팅 재밌게 보셨나요?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씨네플레이 에디터 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