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사와 안나는 함께여야 한다
<겨울왕국>이 받은 전세계적인 사랑에 대해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연령층과 각기 다른 이유로 관계를 맺는 영화”이기에 <겨울왕국>이 그토록 사랑받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짐작한다는 제니퍼 리 감독과 “슈퍼파워가 있는 히어로와 일상 속 영웅 이야기”로 공감을 얻었을 거라고 말하는 크리스 벅 감독을 만났다. 1편에 이어 2편을 함께 연출한 두 감독은 엘사와 안나를 말할 때 마치 살아 있는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애정을 듬뿍 담아 말했다.
보통 모험 뒤에는 보상이 주어진다. <겨울왕국2>에서 안나와 엘사가 받게 되는 보상은 무엇인가.
제니퍼 리 모험과 보상에 대한 표현은 <겨울왕국2>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엘사를 신화적인 캐릭터로 보고 그의 숙명과 같은 여정을 이야기에 녹이려고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누가 여정의 끝에 승자로서 웃게 되는지, 그리고 그 보상이 무엇인지는 말해줄 수 없다. (웃음)
부모가 되면 <겨울왕국>이 달리 보인다. 아이들이 몇번이고 반복해서 시청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데 3편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제니퍼 리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그저 2편을 통해 팬들이 영화를 사랑하고, 익숙하고 잘 알고 있다고 여기는 캐릭터들에게 주어진 모험과 그들 앞의 장애물이 꼭 필요한 것이었다는 공감을 얻을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크리스 벅 부모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겨울왕국2>에서 엘사와 안나의 엄마인 이두나 왕비가 소개된다. 아름다운 왕비이자 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
아버지는 어떤가? 그리고 미스터리한 캐릭터 마티아스 총독도 있다.
제니퍼 리 마티아스 총독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숲에 갇힌 채 살아가는 인물로, 숲에 갇혀 지낸 뒤로 늙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안나와 엘사의 아버지)와 깊은 관련이 있다. 마티아스를 캐릭터로서 좋아하는 이유는 안나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이며, 인생에서 내던져진 것 같은 느낌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마티아스가 안나에게 해주는 어떤 조언이 영화에서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강한 여성 캐릭터가 주목받는 요즘, 엘사와 안나 이야기에도 이러한 현실이 반영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제니퍼 리 역동적이고 복잡다단한 여성 캐릭터를 만들어 그들에게 앞장서서 이야기를 이끌도록 한 것은 우리가 경험한 현실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것들은 시의적절한 동시에 유행을 타지 않게 표현되어야 한다. 나는 안나와 엘사가 이야기의 주체로서 옳은 일을 위해 움직이는 면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크리스 벅 마치 진짜 살아 있는 사람들에 대해 말하는 것 같다. (웃음)
제니퍼 리 내게 엘사와 안나는 그렇다.
전편으로부터 3년이라는 시간이 영화상에서 흘렀다. 캐릭터들은 어떻게 변했나.
크리스 벅 안나는 가족을 가장 우선에 두고, 가족을 위해 못할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 열정은 변하지 않았고 그 점이 안나가 훌륭한 이유이다. 사실 엘사와 안나의 성격과 성향은 변한 것이 없다. 우리는 둘에게 각자 다른 모험을 겪도록 했지만, 둘은 변하지 않은 그대로였다. 엘사는 조심스럽지만 강력한 반면 쉽게 상처받는다. 사람들이 엘사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제니퍼 리 2편에서도 엘사의 힘은 진화하고 점점 자라나며 강력해지고, 엘사 역시 자신의 힘을 더 이해하고 새로운 기술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이러한 결과에 이르기까지 엘사와 안나 모두 필요하다. 내가 보기엔 둘이 함께여야 하는 것이 3년 전과 비교해 가장 달라진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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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글 안현진·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