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마다 놀라운 변신을 보여주는 틸다 스윈튼은 짐 자무쉬의 단편 <사촌들>(2004), 봉준호의 <옥자>(2017)에서 1인 2역을 소화한 바 있다. <아이 엠 러브>(2009)와 <비거 스플래쉬>(2015)를 함께 한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은, 이탈리아의 걸작 호러 <서스페리아>(1977)를 리메이크 하면서 스윈튼에게 캐릭터 셋을 청했다. 마르코스 무용 아카데미의 교사인 마담 블랑, 아카데미를 둘러싼 이상한 징후를 파헤치려는 정신과 의사 클렘퍼러, 그리고 정체를 밝힐 수 없는 존재. 모습, 나이, 국적, 심지어 성별까지 다른 세 사람이 스윈튼의 기묘한 육체를 통해 구현됐다. 영화 크레딧에는 클렘퍼러 박사를 연기하는 배우를 러츠 에버스도르프라는 이름으로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