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박스오피스를 다루는 입장에서 여러모로 혼란스러웠던 지난 한 주였다. 박스오피스 모조가 유료화 선언을 하며 그동안 볼 수 있던 각종 통계자료에 접근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인데, 다행스럽게도 대체할 만한 곳을 찾을 수 있어 한 시름 놓을 수 있었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말레피센트 2>와 <조커>의 1위 쟁탈전은 결국 <말레피센트 2>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2주 연속 1위’ 타이틀이 여러모로 <말레피센트 2>에겐 상처뿐인 영광처럼 되어버렸는데, 갈 길이 먼데 벌써부터 휘청거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부터 앞설 듯하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와 함께 세 편의 신작이 공개된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가 예상 오프닝 4,400만 달러로 무난하게 11월 첫 주말 박스오피스의 왕좌에 앉을 것으로 예상되나, 북미 최종 스코어 예상치가 1억 달러에 불과한 것을 보면 이 작품의 미래가 정말 ‘다크 페이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조심스레 든다.

[2019년 10월 4주차 상위권/전체 성적: $91,497,737/$105,828,443]


2019년 10월 4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말레피센트 2

(Maleficent: Mistress of Evil)

( - )

로튼토마토: 평단 41% / 관객 95%

메타스코어: 43

상영관 수: 3,790

주말수익: $19,369,877 (-47.6%)

북미누적: $66,245,035

전세계누적: $295,638,275

제작비: $18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말레피센트 2>가 치열한 접전 끝에 <조커>를 누르고 1위 자리를 지켰다. 두 작품 사이의 격차는 고작 12만 달러라 이제 막 2주차에 들어선 <말레피센트 2> 입장에선 한 달이나 지난 ‘R등급’ 영화와 이 정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는 것은 꽤나 불편한 결과다. 사흘 동안 1936만 달러를 더한 영화의 북미 성적은 6624만 달러, 이대로 가다간 북미 1억 달러도 힘겨워 보인다. 그나마 해외에서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괜찮아서 전 세계 누적 2억 9500만 달러를 기록 중인데, 제작비 회수는 가능할지 몰라도 그 이상의 수익을 ‘얼마나 많이’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설상가상 다음 주에는 린다 해밀턴이 복귀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가 개봉을 앞두고 있어 1위 수성은 둘째 치고, 어쩌면 <조커>에 밀려 2위는커녕 3위까지 밀려날 수도 있다.


2.

조커

(Joker)

( - )

로튼토마토: 평단 69% / 관객 89%

메타스코어: 59

상영관 수: 3,936 (-154)

주말수익: $19,248,035 (-34.2%)

북미누적: $277,931,557

전세계누적: $852,031,557

제작비: $55,000,000

상영기간: 4주 (24일)

비록 북미 1위 탈환에 실패했지만, 주말 간 전 세계 1위에 오른 <조커>가 여전한 위엄을 과시 중이다. 4주차 주말까지 전 세계 누적 8억 5200만 달러를 달성하며 R등급 흥행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데드풀>의 자리를 빼앗는데 성공, 이에 라이언 레이놀즈가 “빌어먹을 자식”이라며 ‘현실 데드풀’다운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지난주 최대 9억 달러까지 가능할 것 같다고 최종 성적을 예측했는데, 일주일 만에 1억 2000만 달러씩 우습게 쓸어 담는 것을 보면 정말 10억 달러까지도 바라볼 수 있을 듯하다. 북미에서도 현재 2억 7793만 달러를 벌어들인 만큼 3억 달러선도 어려움 없이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가 흥행할 거라 모두가 알고 있었겠지만, 중국 개봉조차 못한 R등급 영화가 이 정도로 엄청난 성적을 거두리라 예상한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3.

아담스 패밀리

(The Addams Family)

( ↑ 1 )

로튼토마토: 평단 40% / 관객 70%

메타스코어: 46

상영관 수: 4,102

주말수익: $12,006,007 (-26.4%)

북미누적: $73,101,705

전세계누적: $84,401,705

제작비: $40,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할로윈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일까?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아담스 패밀리>가 한 계단 위로 올라온 3위로 주말을 마무리했다. 전주대비 주말 성적이 불과 26.4% 떨어졌으며,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7310만 달러와 8440만 달러다. 국내 개봉은 11월 7일 예정이다.


4.

좀비랜드: 더블 탭

(Zombieland: Double Tap)

( ↓ 1 )

로튼토마토: 평단 68% / 관객 89%

메타스코어: 56

상영관 수: 3,468

주말수익: $11,817,487 (-55.9%)

북미누적: $47,217,760

전세계누적: $63,817,760

제작비: $42,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3위로 데뷔했던 <좀비랜드: 더블 탭>이 4위로 내려왔다. 10년 만에 다시 뭉친 좀비 퇴치 4인방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는 1181만 달러의 2주차 성적을 거두며 주말을 마무리했다. 좀비가 ‘할로윈’하면 빠질 수 없는 장르지만, 아쉽게도 R등급이라는 한계에 부딪히면서 비슷한 분위기의 가족 애니메이션 <아담스 패밀리>에 근소한 차이로 밀리고 말았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평가도 좋고 장장 10년이란 세월을 기다렸던 팬들의 성원도 대단한 만큼, 흥행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스코어는 각각 4721만 달러와 6381만 달러, 국내 개봉은 11월 13일이다.


5.

카운트다운

(Countdown)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30% / 관객 71%

메타스코어: 30

상영관 수: 2,675

주말수익: $8,865,082

북미누적: $8,865,082

전세계누적: $10,575,082

제작비: $6,500,000

상영기간: 1주 (3일)

5위의 주인공은 STX 신작 공포 영화 <카운트다운>이다. 남은 수명을 알려주는 앱을 다운로드한 주인공이 죽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북미 데뷔 주말간 886만 달러 성적을 거두었다. 얼마 안 되는 금액 같지만, 제작비는 이보다도 적은 650만 달러라 아무리 못해도 제작비 회수는 가능할 듯하다.


6.

블랙 앤드 블루

(Black and Blue)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47% / 관객 94%

메타스코어: 53

상영관 수: 2,062

주말수익: $8,376,846

북미누적: $8,376,846

전세계누적: $8,376,846

제작비: $12,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스크린젬의 신작 범죄 스릴러 <블랙 앤드 블루>가 837만 달러 주말 성적과 함께 6위로 데뷔했다. 동료들의 비리와 살인을 목격한 신참 경찰의 이야기를 그렸으며, <007> 시리즈의 나오미 해리스와 <분노의 질주> 타이레스 깁슨이 주연을 맡았다. 마블 팬들에겐 친숙한 마이클 콜터와 프랭크 그릴로도 출연했다고. 평단 반응은 썩 좋지 않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의 호평이 자자한 것으로 보아 제작비 회수는 문제없어 보인다.


7.

제미니 맨

(Gemini Man)

( ↓ 2 )

로튼토마토: 평단 25% / 관객 83%

메타스코어: 38

상영관 수: 3,008 (-634)

주말수익: $4,065,502 (-51.1%)

북미누적: $43,407,915

전세계누적: $148,307,915

제작비: $138,0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2019년 상반기에 <엑스맨: 다크 피닉스>가 있었다면, 하반기는 이 작품이 있다. 파라마운트(국내 배급은 롯데엔터테인먼트) 신작 <제미니 맨>이 7위로 내려왔다. 주말 간 406만 달러를 더한 영화의 북미 성적은 4,340만 달러, 개봉 3주차까지 북미에서 제작비 1/3도 회수하지 못한 점이 정말 안타까울 따름이다. 해외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 더 문제다. 중국 시장까지 포함한 해외 성적이 고작 1억 달러 수준이니, <제미니 맨>이 얼마나 망했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이번 주말 개봉을 앞둔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어깨가 정말 무겁다.


8.

더 라이트하우스

(The Lighthouse)

( ↑ 7 )

로튼토마토: 평단 92% / 관객 71%

메타스코어: 83

상영관 수: 586 (+578)

주말수익: $3,029,959 (+608.3%)

북미누적: $3,610,446

전세계누적: $3,610,446

제작비: N/A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제한상영으로 공개된 A24의 신작 공포 영화 <더 라이트하우스>가 확대상영과 동시에 8위로 올라왔다. 1890년대 뉴잉글랜드를 배경으로 하는 두 등대지기의 이야기를 다룬 흑백 영화, 로버트 패틴슨과 윌렘 데포 주연, 그리고 <더 위치> 로버트 에거스가 연출했다는 사실 외에는 아무런 정보가 공개된 것이 없어 호기심을 자극한다. 2주차까지의 북미 성적은 302만 달러, 영화에 대한 반응은 관객과 평단 모두 상당히 좋은 편이다. 칸 영화제 공개 당시 엄청난 호평을 받았다고 하니, 왠지 국내에서도 볼 수 있을 듯하다.


9.

커런트 워

(The Current War: Director’s Cut)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59% / 관객 79%

메타스코어: 49

상영관 수: 1,022

주말수익: $2,633,717

북미누적: $2,633,717

전세계누적: $7,458,144

제작비: $3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우여곡절 끝에 개봉한 <커런트 워>가 9위로 첫 선을 보였다. 이미 국내에는 지난여름 개봉한 <커런트 워>는 토머스 에디슨과 조지 웨스팅하우스 사이에서 벌어졌던 ‘전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으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에디슨 역을 맡았다는 소식에 많은 관심을 받’았던’ 작품이다. 본래 2017년 개봉 예정이었으나 배급사였던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스캔들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자 무기한 연기된 것인데(영화제에서의 혹평은 덤), 2년 만에 ‘감독판’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북미 개봉에 성공한 것이다. 재촬영과 편집 끝에 이전보다 평가가 좋아지긴 했지만 ‘매우 안 좋음’에서 ‘조금 안 좋음’ 수준으로 나아진 것이라 흥행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첫 주말 성적은 263만 달러, 국내 개봉 당시 총 21만 관객이 들었다.


10.

어바머너블

(Abominable)

( ↓ 4 )

로튼토마토: 평단 82% / 관객 95%

메타스코어: 61

상영관 수: 2,196 (-451)

주말수익: $2,085,225 (-40.6%)

북미누적: $56,904,720

전세계누적: $144,905,720

제작비: $75,000,000

상영기간: 5주 (31일)

10월 넷째 주말 박스오피스 마지막 자리를 빛낸 작품은 <어바머너블>이다. 개봉 5주차까지의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5690만 달러와 1억 4490만 달러. 개봉 초 부진한 성적과 지난주 언급했던 남중국해 구단선 이슈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제작비 회수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에그테일 에디터 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