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블랙 위도우> <원더 우먼 1984> 포스터

2020년 극장가의 메인이벤트 중 하나, 바로 블랙 위도우와 원더 우먼의 대결이다. 최근 일주일 새 나란히 예고편을 공개한 <블랙 위도우>와 <원더 우먼 1984>가 내년 여름 베일을 벗는다. 한 달 차이로 개봉해 여성 슈퍼 히어로 열풍의 바통을 이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 DC 확장 유니버스(DCEU)의 대표 여성 슈퍼 히어로들. 이들의 대결을 손꼽아 기다리는 관객을 위해 지금까지 공개된 영화에 대한 정보들을 한자리에 정리해봤다.


블랙 위도우 VS 원더 우먼

활약할 배경은?

(왼쪽부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블랙 위도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의 블랙 위도우

<블랙 위도우>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사이

<블랙 위도우>의 배경은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 사이다. 거대한 전쟁을 치른 블랙 위도우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과정을 담을 예정이다. 마블의 수장, 케빈 파이기는 “프리퀄 영화는 관객이 이전에 알지 못했던 많은 것들에 대해 알려줄 수 있다”고 언급하며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의 프리퀄 스핀오프, <베터 콜 사울>을 완전히 독립적인 프리퀄의 훌륭한 예로 손꼽았다. <블랙 위도우> 역시 그와 같은 노선. <블랙 위도우>는 MCU의 영화들을 보지 않아도 관람하는 데 지장 없는 스탠드 얼론(Stand-alone) 무비로 제작됐다.

<원더 우먼 1984> 1980년대, 미국과 소련의 냉전 시기

<원더 우먼 1984>의 공식 시놉시스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공개된 예고편이나 제목을 봤을 때 1984년을 배경으로 하는 건 확실해 보인다. 해외 매체에 따르면 <원더 우먼 1984>는 80년대 냉전 시기 스파이로 활동하는 원더 우먼을 담을 예정이다. 범죄에 가담한 러시아 스파이를 추적하는 게 그녀의 임무라고.


블랙 위도우 VS 원더 우먼

영화 분위기는 어떨까?

<블랙 위도우> ‘본 시리즈’가 떠오르는 첩보 액션, 그리고 가족 영화

MCU는 슈퍼 히어로 솔로 영화를 제작할 때마다 캐릭터의 개성을 장르에 반영해왔다. 어벤져스에 소속되기 이전, KGB의 악명 높은 스파이이자 암살자였던 블랙 위도우. 예고편으로 미뤄보면 <블랙 위도우>는 서늘하면서도 절제 있는 액션이 가미된 첩보물일 것으로 추측된다. 옐레나 벨로바와 합을 맞춘 실내 액션 신에선 <본> 시리즈, 적들의 공격을 피해 고공 액션을 벌이는 장면에선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가 떠오르기도 한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를 연상시킨다는 평도 여럿이다. 스칼렛 요한슨은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블랙 위도우>는 자기 용서, 그리고 가족에 관한 영화”라고 소개한 바 있다. <어벤져스: 엔드게임> 속 블랙 위도우의 마지막 선택을 관객에게 완벽히 납득시킬 영화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원더 우먼 1984> 1980년대 복고 감성 장착한 슈퍼 히어로 무비

국내는 물론 할리우드를 강타한 복고 감성을 <원더 우먼 1984>가 이어갈 예정이다. 예고편에 삽입된 곡, 뉴 오더(New Order)의 ‘블루 먼데이 88’(Blue Monday 88)만 들어도 이 영화가 어떤 톤을 지녔을지 예측할 수 있다. 패티 젠킨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1980년대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원더 우먼 1984>를 연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더 우먼의 비전과 목소리, 메시지는 매우 선명하다. 원더 우먼은 사람들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사랑과 믿음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갤 가돗의 설명에 의하면 “와이어 액션 신을 비롯해 그간의 현장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액션 신에 많이 도전했다”고. 시원시원한 액션 역시 관객을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블랙 위도우 VS 원더 우먼

쟁쟁한 여성 감독들

<블랙 위도우>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

<블랙 위도우>는 연출자를 찾는 데 7개월의 시간을 보냈다. 50여 명 이상의 할리우드 감독이 <블랙 위도우>의 연출 자리를 희망했다. 그 경쟁률을 뚫고 <블랙 위도우>의 연출을 맡은 이가 케이트 쇼트랜드 감독. 데뷔 초 단편 영화 <올림피아를 얽매는 것> <출구 없는 집> 등을 통해 베를린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을 받은 그녀는 <아찔한 십대> <로어> <베를린 신드롬>까지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영화를 연출해왔다. 그중 <로어>를 인상 깊게 본 스칼렛 요한슨이 <블랙 위도우>의 연출자로 그녀를 추천했다고.

<원더 우먼 1984> 패티 젠킨스 감독

패티 젠킨스 감독은 <원더 우먼>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흥행 성적을 기록한 여성 감독이 됐다. 작품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여성 감독의 성공이 할리우드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음은 물론이다. 사실 패티 젠킨스는 <원더 우먼>을 만나기 이전부터 할리우드에서 제 역량을 똑똑히 내보였던 감독이다. 장편 연출 데뷔작 <몬스터>로 샤를리즈 테론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으니 말 다 했다. 그런 그녀가 새로운 원더 우먼의 이야기를 내놓았다니, 팬들이 걱정할 건 1도 없는 상황. 패티 젠킨스 감독이 갤 가돗과 함께 슈퍼 히어로 영화 장르에 또 어떤 새로운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기대해봐도 좋겠다.


블랙 위도우 VS 원더 우먼

업그레이드된 능력은?

<블랙 위도우> 업그레이드된 맨몸 액션, 화이트 슈트 공개

블랙 위도우에겐 초능력이 없다. 대신 일반인을 초월하는 신체 능력과 격투 기술을 지녔다. 자신의 몸 하나 믿고 온갖 전투 기술로 적에게 맞서는 블랙 위도우야말로 ‘찐’ 액션물에 가장 적합한 캐릭터가 아닐까. 그간 다른 슈퍼 히어로들의 현란한 기술에 가려져있었던 블랙 위도우의 다양한 맨몸 액션이 관객을 압도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영화에서 두 벌의 새로운 슈트가 등장한다는 것도 인상 깊다. 그중 눈길을 끄는 건 옐레나 벨로바와 커플로 장착한 화이트 슈트. 코믹스에서도 등장한 바 있던 의상이다.

<원더 우먼 1984> 각종 공격 능력 업그레이드, 전신 갑옷 공개

원더 우먼 역시 예고편과 포스터를 통해 새로운 슈트를 공개했다. 그녀가 자란 곳 아마존 데미스키라 왕국을 떠올리게 만드는 황금빛 전신 갑옷. 원더 우먼의 상징이라고도 볼 수 있는 티아라 대신 쓴 독수리 머리 모양의 헬멧, 갑옷 양옆에 달려있는 황금 날개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알고 보면 원작 코믹스에서 등장한 바 있던 황금 독수리 갑옷. 이 옷을 입으면 원더 우먼의 능력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공개된 예고편에선 원더 우먼의 새로운 스킬이 다수 등장하기도 했다. 티아라를 던져 CCTV의 증거를 없애는 장면이 등장했고, 스티브(크리스 파인)와 함께 투명 비행기를 타는 것으로 추측되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다.


블랙 위도우 VS 원더 우먼

조력자는 누구?

<블랙 위도우> 블랙 위도우의 가족? 옐레나 벨로바, 레드 가디언, 멜리나 보스토코프

MCU 페이즈 4엔 전 세계의 명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페이즈 4의 포문을 여는 <블랙 위도우>의 출연진도 심상치 않다. 블랙 위도우 역의 스칼렛 요한슨을 중심으로, 제 또래 배우 중에서 가장 뛰어난 필모그래피를 지닌 배우 플로렌스 퓨, <더 랍스터>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를 통해 온갖 시상식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레이첼 와이즈, 넷플릭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로 스타덤에 오른 데이빗 하버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제2의 블랙 위도우라고 불리는 옐레나 벨로바를 플로렌스 퓨가, 코믹스 속에선 전 러시아 정보요원으로 묘사되는 멜레나 보스토코프를 레이첼 와이즈가 연기한다. 러시아의 캡틴 아메리카, 레드 가디언이란 이름으로 활약하는 알렉세이 쇼스타코프 역은 데이빗 하버가 맡았다.

<원더 우먼 1984> 원더우먼의 연인, 스티브 트레버

<원더 우먼 1984>의 최대 미스터리. “난 오늘을 지킬게요, 당신은 세상을 구해요”라는 명대사를 남기고 사라진 스티브 트레버의 부활이다. 크리스 파인 스스로 인터뷰를 통해 “나는 DCEU에서 여러 역을 맡지 않는다”고 밝혔으니, 촬영 당시 일부 팬들이 추측했던 대로 스티브의 손자나 그의 닮은 꼴 인물이라는 반전은 없을 듯하다. 패티 젠킨스 감독은 “<원더 우먼>을 촬영하는 동안 <원더 우먼 1984>의 스토리를 떠올렸다”고 한다. 그녀의 머릿속에선 늘 스티브 트레버가 살아있었던 셈. 그가 다시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가 이번 작품의 중심에 놓여있을 듯하다.


블랙 위도우 VS 원더 우먼

빌런 소개서

<블랙 위도우> 남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하는 태스크마스터

<블랙 위도우>의 빌런은 태스크마스터다. 예고편이 공개되기 한참 전, 촬영 현장 사진으로 유출되며 팬들 사이 화제를 모았던 빌런이기도 하다. 공개된 예고편 속에선 태스크마스터가 장갑차 위에서 누군가에게 활을 겨누는 장면, 그리고 레드 가디언과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 등장했다. 태스크마스터는 남의 행동을 그대로 묘사할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 격투 기술의 1인자, 블랙 위도우와 레드룸의 멤버들과 어떤 현란한 액션을 보여줄지 기대될 수밖에 없는 캐릭터. 그를 연기할 배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블랙 위도우> 측은 빌런으로 아프리카계 배우를 캐스팅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다수의 해외 매체에선 “안드레 홀랜드가 <블랙 위도우>의 빌런 역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 IMDb의 <블랙 위도우> 페이지에 그의 이름이 업로드되지 않은 상황이다.

<원더 우먼 1984> 맥스웰 로드, 치타

<원더 우먼 1984>엔 두 명의 빌런이 등장할 예정이다. 먼저 공개된 빌런은 치타. DC 코믹스나 애니메이션에선 원더 우먼의 숙적으로 자주 등장했던 캐릭터지만 실사 작품으론 이번이 첫 출연이다. 본명은 바바라 미네르바, 직업은 인류학자. 맹수와 같은 힘을 자랑하는 빌런이다. <원더 우먼 1984> 속에서 그녀는 원더 우먼을 동경하고, 그녀와 똑같이 되고 싶은 욕망을 품은 캐릭터로 묘사된다. 코미디언으로도 정극에서도 늘 놀라운 연기를 보여왔던 크리스틴 위그가 치타 역을 맡았다. 이후 공개된 빌런은 맥스웰 로드. 코믹스에선 텔레파시를 이용한 정신 조종 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묘사된다. <원더 우먼 1984>에서 그는 어떤 대가를 치른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등장한다고. 드라마 <나르코스> <왕좌의 게임> 등에 출연한 패드로 파스칼이 맥스웰 로드를 연기한다.


<블랙 위도우> 북미 2020년 5월 1일

<블랙 위도우>의 북미 개봉일은 2020년 5월 1일이다. <아이언맨2>를 통해 블랙 위도우가 첫 등장한 후 10년 만에 그녀의 솔로 영화가 나왔다는 점이 인상 깊다. 매년 5월 즈음 개봉하는 MCU의 영화는 모두 명작으로 남았다.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2>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MCU 페이즈 4의 문을 여는 막중한 임무를 지닌 <블랙 위도우>가 이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든다.

<원더 우먼 1984> 북미 2020년 6월 5일

<블랙 위도우>가 달궈놓은 여성 슈퍼 히어로 열풍을 <원더 우먼 1984>가 이어갈 예정이다. 2018년 12월 촬영을 마친 <원더 우먼 1984>는 개봉일을 무려 1년이나 미뤘다. 타이트한 후반작업에 치이기 싫었던 패티 젠킨스 감독의 의견을 존중하고, 대장정의 막을 내리는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와의 경쟁을 피하기 위해 내린 워너브러더스의 결정. 그러나 패티 젠킨스 감독의 겸손함이 지나쳤던 모양이다. 패티 젠킨스 감독은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봉을 미루지 않아도 괜찮았을 것”이란 말로 작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예고편만으로도 관객을 홀린 이 영화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