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 고양이들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집 없는 고양이들의 하룻밤을 담은 뮤지컬 <캣츠>가 영화화되며 연출을 맡은 톰 후퍼 감독부터 할리우드의 노래 잘하는 배우들은 다 모아놓은 것 같은 쟁쟁한 캐스팅까지 큰 화제가 되었다. 그중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빠지는 게 없는 제니퍼 허드슨의 활약이 특히 기대되는데, 알고 보면 배우가 아닌 가수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다는 그녀에 대한 이모저모를 모아보았다.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의 가수

타고난 가창력과 예술적 재능을 겸비한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가수를 꿈꿨다. 교회 성가대, 지역 극단 등에서 노래를 부른 것을 시작으로 ‘디즈니 원더 크루즈’ 순회공연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고, 2004년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 3에 참가하게 된다. 당시 폭발적인 가창력을 뽐내며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지만 아쉽게도 7위권에 머무르고 만다. 하지만 이후로도 꾸준히 뮤지션 활동을 이어갔고, 이듬해 그녀의 인생을 바꿀 기회가 찾아온다.

인생 작품 <드림걸즈>를 만나다

바로 영화 <드림걸즈>에 캐스팅되어 디나(비욘세 놀즈), 로렐(애니카 노니 로즈)과 함께 디트로이트 출신의 여성 트리오 중 한 명인 에피 화이트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그녀는 극중 애절한 연기와 함께 어디 가지 않는 천부적인 노래 실력을 선보이며 영화의 주연인 제이미 폭스와 비욘세를 제치고 더 큰 주목을 받게 된다. 이 작품으로 그녀는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및 골든 글로브, 크리틱스 초이스 등 전 세계 유수 영화제의 상을 휩쓸며 명실상부 ‘아메리칸 아이돌’로 떠오른다.

예상치 못한 비극과 재기

<드림걸즈>의 큰 성공 이후 그녀는 그 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가수로서 자신의 이름을 딴 첫 앨범을 발표한다. 이 앨범으로 이듬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R&B 앨범상까지 수상하며 탄탄하게 커리어를 쌓아가게 된다. 그러던 중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비극이 찾아오는데, 총격 사건으로 어머니, 오빠, 조카를 모두 잃게 된 것. 이에 큰 충격을 받은 그녀는 잠시 활동을 중단했으나 3개월 후 슈퍼볼 무대에 서며 재기하게 된다. 이후 총격 피해자들을 위한 재단 ‘The Hudson-King Foundation For Families of Slain Victims’를 설립해 피해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섹스 앤 더 시티>의 루이즈는 없던 역할이었다?

이처럼 큰 시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할리우드 스타로서의 행보를 이어갔다. 영화 <섹스 앤 더 시티>에서 그녀는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의 비서 루이즈로 출연하게 되는데, 이는 영화의 연출을 맡은 마이클 패트릭 킹과 사라 제시카 파커가 그녀를 강력하게 원했기 때문이라고. 특히 감독은 오직 그녀만을 위해 캐리의 비서 ‘루이즈’라는 역할을 만들어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전까지 <섹스 앤 더 시티> 시리즈를 한 번도 본 적 없던 제니퍼는 대본을 읽은 후 모든 시즌의 DVD를 보며 작품을 준비했고 끝내 시리즈에 중독되었다고 밝혔다.

<캣츠>로 돌아온 무대의 여신

이후로도 무대와 스크린을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활약하던 그녀가 이번엔 뮤지컬 영화 <캣츠>로 돌아왔다. 그녀는 집 없는 고양이 무리 ‘젤리클’을 떠났다 다시 돌아온 그리자벨라 역할을 맡아, 뮤지컬 <캣츠>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로 꼽히는 <메모리>(Memory)를 부른다. 의심할 여지없는 노래 실력과 이미 검증된 연기력의 조합이 스크린 위에 어떻게 펼쳐질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씨네플레이 객원기자 B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