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설날 연휴는 짧은 편이다. 연휴가 짧으면 대목이라는 표현을 쓰기가 애매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설날은 설날. 올해 설날 연휴 극장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영화를 소개한다.
한국영화 3파전
지난해에 비해 올해 설날 한국영화 라인업이 좋아 보인다. 2019년 설날에는 <극한직업>과 <뺑반>, 이렇게 2편이 개봉했다. 당시 <극한직업>이 천만영화가 될 거라고 예상한 사람이 없었다. 올해는 3편의 영화가 1월 22일 개봉을 준비 중이다. <남산의 부장들>, <히트맨>, <미스터 주: 사라진 VIP>(이하 <미스터 주>) 등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확실한 흥행 기대작이 있다. <내부자들>, <마약왕> 우민호 감독 연출, 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주연의 <남산의 부장들>이다. 연출진, 출연진만 보면 천만 관객 동원도 못할 것이 없어 보인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10월 26일, 일어난 대통령 암살을 다룬 영화다. 이병헌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을 연기한다. 물론 실존인물인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히트맨>과 <미스터 주: 사라진 VIP>는 코미디 영화로 분류할 수 있다. <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된 국정원 암살요원의 이야기다. 최근 코미디 영화로 두각을 보이는 권상우가 코미디 반, 액션 반을 선보일 듯하다.
<미스터 주>에도 요원이 등장한다. 국가정보국 요원 주태주(이성민)이 VIP 경호를 수행하던 중 동물의 말을 알아 듣게 되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다. 말하자면 코미디 반, 동물 반, 액션 조금 많이?
한국영화 3편의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중앙정보부, 국정원, 국가정보국 등 이름만 달리한 국내 정보기관의 요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또 이성민은 <남산의 부장들>과 <미스터 주>에 모두 출연한다.
흥행 복병 3파전
설날 극장을 찾는다면 위에 언급한 3편의 한국영화 상영관이 가장 많을 것이다. 이 영화들의 틈바구니에는 아마도 1월 22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스파이 지니어스>과 1월 15일 개봉하는 <나쁜 녀석들: 포에버>, <해치지않아> 등이 있을 것이다. 지난해 <극한직업>의 경우처럼 어떤 영화가 의외의 흥행을 기록할지는 모르는 법이다.
일단 3편의 영화 가운데 <해치지않아>가 눈에 띈다. 한국영화 4파전으로 묶이지 않은 게 억울할 수도 있겠다. <달콤, 살벌한 연인>, <이층의 악당>의 손재곤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안재홍, 강소라가 출연하는 <해치치않아>는 원작 웹툰의 특이한 설정도 인상적이다. 사람이 동물 탈을 쓰고 동물인 것처럼 연기를 하고 있는 동물원이라니.
애니메이션 <스파이 지니어스>는 무난한 선택이 될 듯하다. 윌 스미스가 비둘기로 변해버린 특급 에이전트 랜스의 목소리를 연기했다. 톰 홀랜드는 트와이스의 노래를 듣고 한국 드라마를 챙겨보는 K컬쳐 마니아이자 천재 과학자인 월터 역을 맡았다.
<나쁜 녀석들: 포에버>에서는 윌 스미스의 목소리 뿐만 아니라 2020년형 포르셰 911 카레라 4S를 타고 마이애미 해안도로를 질주하는 윌 스미스를 볼 수 있다. 1995년에 개봉한 마이클 베이 감독의 <나쁜 녀석들>을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할 영화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씨네플레이 신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