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 해마다 한편 꼴로 작업한 시나리오가 영화화 되는 쾌거를 거둔 이해준-이해영 듀오는 2006년 감독 데뷔작 <천하장사 마돈나>를 발표했다. 3년 전 TV에서 여고생 씨름부 이야기를 보던 중 1시간 만에 시놉시스를 써서, 여자가 되는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씨름선수가 되는 동구의 이야기가 되었다. 소재가 소재인 만큼 순간의 미세한 뉘앙스에 따라 작품의 질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스스로도 이야기가 너무 좋아 남 주기 아까워서 직접 연출까지 맡았다. 무엇보다 캐릭터를 그려내는 데에 특출난 재능을 발휘해온 이해준-이해영 콤비는 주인공 동구(류덕환)를 비롯한 씨름부 선배들(이언, 문세윤, 수파사이즈, 윤원석)과 감독(배윤식), 동구의 아빠(김윤석)와 엄마(이상아), 동구가 사랑하는 일본어 선생님(초난강)까지 반짝반짝 빛나는 인물들을 내세워 원하는 걸 위해 결코 좌절하지 않는 '소녀'의 영화를 완성했다. <천하장사 마돈나>의 훌륭한 만듦새는 이해영과 이해준의 다음 '연출작'을 위한 발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