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을 한 신부님 / 폴란드
폴란드 영화 <문신을 한 신부님>은 사제가 된 죄수의 이야기를 한다. 절도, 마약, 과실치사 등의 죄목으로 소년원을 간 다니엘이 가석방되고, 신부 토마시의 도움으로 목공소에 일자리를 얻는다. 하지만 목공소로 향하던 중 소년원에서 몰래 훔친 사제복 때문에 얼결에 신부 행세를 하게 된다. 사제가 될 수 없음에 좌절하던 전과자 다니엘은 유혹을 참지 못하고 마을 성당의 신부가 되어 본다. '성인이 된 죄인'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은 뜻밖에도 실화다. 성직자의 무게를 실감하는 주인공 다니엘을 섬세하게 표현해 낸 배우 바르토시 비엘레니아의 놀라운 연기력이 눈에 띄는 작품.
얀 코마사 감독은 "믿음이 필요한 순간을 카메라로 포착하고 싶었다"면서 "선인과 악인 중 어느 쪽도 속하지 않는 듯한 분위기를 준 유일한 배우를 캐스팅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성체축일>이란 제목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됐으며, 종교적 채도를 다소 낮춘 제목 <문신을 한 신부님>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첫 단편 영화 <만나서 반가워>를 통해 칸국제영화제에, 장편 데뷔작 <수어싸이드 룸>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던 유망한 감독 얀 코마사의 흥미로운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