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들어봤고 어떤 의미인지도 얼추 알겠지만, 숏(shot), 신(scene), 시퀀스(sequence), 정확하게 구분해 설명하기는 영 어렵습니다. 영화에 몰입시키기 위해서는 자잘한 순간들을 자연스럽게 이어놓아, 보통 그 세세한 순간들을 구태여 나누어 생각해보진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숏, 신, 시퀀스는 어떻게 이루어진 걸까요?

은 카메라가 한 호흡으로 촬영해 만들어지는 순간을 말합니다. 그 길이가 짧든 길든 마찬가지죠. (휴대폰)카메라로 동영상을 찍을 때로 따지자면, 촬영 시작 버튼을 누른 후 종료 버튼을 누를 때까지 찍힌 영상, 즉 편집을 전혀 거치지 않은 영상 파일은 모두 하나의 숏인 셈입니다. 대체할 만한 단어로는 '테이크'와 '컷'이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보면 '#1', '#14'처럼 구분되어 있는 것 아시죠? '#'이 바로 을 나누는 기호입니다. 흔히 어떤 영화를 떠올리며 "ㅇㅇ가 ㅁㅁ하는 장면 정말 좋지!"라고 말합니다. 그때 '장면'이 신을 뜻해요. 하나의 공간에서 찍힌 숏들이 모여 신이 됩니다. 그래서 (숏이 나뉘지 않고 길게 이어져 신이 되는 '원 신 원 컷'을 제외한다면) 신은 서사가 작동할 수 있는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네네, 맞습니다. 숏들이 모여 신이 되듯, 신들이 모이면 시퀀스가 됩니다. 공간뿐만 아니라 서사의 국면이 '전환'될 때, 새로운 시퀀스도 보태집니다. 다만 이야기가 다른 국면에 놓인다는 것 자체가 기준이 모호하기에, 시퀀스를 가르는 지점은 저마다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문제!

위 이미지들은 <올드보이>의 한 대목입니다. 오대수가 옛 동창의 미용실에 찾아가 이우진의 누나에 대해 듣고 (종소리를 매개 삼아 단숨에) 모교에 도착하기까지의 부분이죠. 약 2분 20초간 이어지는 구간은 총 29개의 쇼트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대목은 몇 신과 몇 시퀀스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정답은 두 신과 두 시퀀스입니다. 미용실에서 학교로 공간 전환이 있다는 점에서 '신'이 한 번 바뀌었고, 오대수가 단순히 자기 과거의 주변만 찾아다니다가 본격적으로 진실로 한폭 더 내딛는다는 점에서 '시퀀스'가 하나 더해졌기 때문입니다.


씨네플레이 에디터 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