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타인 데이와 프레지던트 데이가 포함된 지난 주말보다 부쩍 한산해진 북미 극장가였다. 기존 개봉작 모두 주말 성적이 전주대비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수퍼 소닉>이 2주 연속 1위를 지키며 ‘게임 원작 영화’ 역사를 새로 쓸 준비를 하고 있다. 해리슨 포드 주연의 모험 영화 <콜 오브 더 와일드>는 기대 이상이지만 제작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을 거두며 2위로, 4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온 <더 보이 2: 돌아온 브람스>는 전작 절반 수준의 개봉 성적과 혹평을 받으며 5위로 데뷔했다. 다가오는 주말에는 유니버설/블룸하우스 신작 공포 <인비저블맨> 3500여개 상영관에서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과연 이 작품이 <수퍼 소닉>을 제치고 박스오피스의 왕좌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그리고 올해 부진한 공포 영화 장르를 되살릴 수 있을지가 다음 주말의 관전 포인트가 될 듯하다.
[8주차 상위권/전체 성적: $86,611,757/$102,238,849]
2020년 8주차 북미 주말 박스오피스
1.
수퍼 소닉
(Sonic the Hedgehog)
( - )
로튼토마토: 평단 63% / 관객 94%
메타스코어: 47
상영관 수: 4,198 (+31)
주말수익: $26,192,294 (-54.9%)
북미누적: $106,493,965
전세계누적: $202,993,965
제작비: $85,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게임 원작 영화 역대 최고 오프닝’을 거두며 1위로 데뷔했던 <수퍼 소닉>이 같은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영화는 주말 간 2620만 달러를 더하며 개봉 열흘만에 북미 1억 달러를 달성, 작년 북미 1억 달러 영화가 없어서 상당히 마음고생이 심했을 파라마운트에겐 이보다도 좋은 소식이 없을 테다(작년 파라마운트 최고 북미 흥행작은 <로켓맨>의 9600만 달러). 뿐만 아니라 이러한 추세라면 <명탐정 피카츄>의 게임 원작 영화 북미 흥행 기록(1억 4400만 달러)까지도 충분히 새로 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 원작’, ‘개봉일자 연기’, ‘재촬영/디자인 수정’ 등 흥행에 있어 어려움이 될 법한 악조건들을 이겨내고 당당히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으니, 제작사 입장에선 속편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해도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현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2억 290만 달러.
2.
콜 오브 더 와일드
(The Call of the Wild)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61% / 관객 90%
메타스코어: 47
상영관 수: 3,752
주말수익: $24,791,624
북미누적: $24,791,624
전세계누적: $40,758,785
제작비: $135,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이십세기 스튜디오(前이십세기폭스) 신작 <콜 오브 더 와일드>가 2위로 데뷔했다. 해리슨 포드가 주연을 맡고 <드래곤 길들이기> 크리스 샌더스가 메가폰을 잡은 <콜 오브 더 와일드>는 새로운 주인을 만난 강아지 벅이 진정한 알래스카 썰매견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오랜 기간 북미에서 사랑받은 잭 런던의 소설 『야성의 부름』을 원작으로 하는 데다가, ‘한 솔로’와 ‘인디애나 존스’가 아닌 해리슨 포드를 오랜만에 만난다는 사실에 제법 기대를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의 첫 주말 성적은 약 2480만 달러, 현지 예상을 웃도는 금액이기는 하나 제작비가 무려 1억 3500만 달러가 들어간 작품의 첫 시작이 2000만 달러 중반이라는 건 썩 좋은 소식은 아니다. 제작비가 이렇게나 불어난 이유가 주인공 벅이 실제 강아지가 아닌 순수 컴퓨터 그래픽이기 때문이라고. 작년 이십세기폭스 때문에 고민이 많았을 월트 디즈니 컴퍼니는 ‘올해는 다르다!’며 기대를 걸었을 텐데, 제작비가 제법 들어간 <언더 워터>에 이어 이 작품까지 흥행 전망이 밝지 않으니 참…
3.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
(Birds of Prey: And the Fantabulous Emancipation of One Harley Quinn)
( ▼ 1 )
로튼토마토: 평단 78% / 관객 78%
메타스코어: 60
상영관 수: 3,565 (-671)
주말수익: $6,802,003 (-60.4%)
북미누적: $72,326,018
전세계누적: $173,426,018
제작비: $84,500,000
상영기간: 3주 (17일)
눈에 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이 3위로 내려왔다. 개봉 3주차에 신작이 개봉했기에 순위 하락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겠으나, 주말 성적이 60%나 떨어진 점은 흥행을 바랐을 DC로선 ‘당연한 일’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결과’였을 것이다. 지금 상황으로 봐선 DCEU 최초로 북미 1억 달러를 달성하지 못할 작품으로 남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데, 성적과 반대로 대중과 평단의 반응은 좋은 편이라 <버즈 오브 프레이(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의 부진이 더 안타깝다. 현재 북미와 전 세계 누적 성적은 각각 7230만 달러와 1억 7340만 달러.
4.
나쁜 녀석들: 포에버
(Bad Boys for Life)
( ▲ 1 )
로튼토마토: 평단 77% / 관객 96%
메타스코어: 59
상영관 수: 2,972 (-213)
주말수익: $5,843,978 (-49.3%)
북미누적: $191,159,623
전세계누적: $391,159,623
제작비: $90,000,000
상영기간: 6주 (38일)
<나쁜 녀석들: 포에버>가 지난주보다 한 계단 올라오며 4위에 앉았다. 사흘간 584만 달러를 더한 북미 성적은 1억 9110만 달러, 2020년 개봉작 중 최초로 북미 2억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20년 최초 3주 연속 1위, 2020년 최초 북미 1억 달러(신작 기준) 등 올해 기분 좋은 기록을 여럿 세운 <나쁜 녀석들: 포에버>가 또 어떤 뜻깊은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개봉 6주차까지 전 세계 극장가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3억 9110만 달러.
5.
더 보이 2: 돌아온 브람스
(Brahms: The Boy II)
( NEW )
로튼토마토: 평단 9% / 관객 42%
메타스코어: 32
상영관 수: 2,151
주말수익: $5,823,006
북미누적: $5,823,006
전세계누적: $8,043,006
제작비: $10,000,000
상영기간: 1주 (3일)
STX 신작 공포 <더 보이 2: 돌아온 브람스>가 58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5위로 데뷔했다. <워킹 데드> 로렌 코핸이 주연을 맡았던 2016년작 <더 보이>의 속편으로, 제목에서도 유추가 가능하다시피 저주받은 인형 브람스가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다. 전작이 제작비 7배인 전 세계 7000만 달러 수익을 올리긴 했어도 평가가 좋지 않아(로튼 30%/38%, 시네마스코어 B-) 많은 이들이 속편까지는 기대하지 않았을 텐데, 역시 돈이 될 것 같으면 어김없이 가져오는 할리우드답게 4년 만에 속편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더 보이 2: 돌아온 브람스> 전작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주말 성적과 더한 혹평(시네마스코어 C-)을 받으며 실망스러운 첫 주말을 보내고 말았다. 올해 초 할리우드의 공포 영화 농사는 유달리 흉년인데, 과연 <인비저블맨>이 이러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궁금하다.
6.
판타지 아일랜드
(Fantasy Island)
( ▼ 3 )
로튼토마토: 평단 10% / 관객 48%
메타스코어: 21
상영관 수: 2,784
주말수익: $4,270,479 (-65.3%)
북미누적: $20,257,549
전세계누적: $33,857,549
제작비: $7,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3위로 데뷔했던 소니 픽쳐스 공포 신작 <판타지 아일랜드>가 6위로 내려왔다. 제작비가 워낙 낮아서 이미 북미 수익 2000만 달러 만으로도 최소한의 손익분기점은 넘겼으나, 몇 년 사이에 공포영화계의 강자로 떠오른 블룸하우스 작품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분명 아쉬운 성적이다. <나쁜 녀석들: 포에버>와 <쥬만지: 넥스트 레벨>로 ‘리메이크 명가’ 타이틀을 다시 거머쥔 소니 픽쳐스 입장에서도 인기 TV 시리즈를 리메이크한 이 작품을 향한 혹평과 다소 부진한 성적이 썩 달갑지는 않을 테다.
7.
1917
(1917)
( ▼ 1 )
로튼토마토: 평단 89% / 관객 88%
메타스코어: 78
상영관 수: 2,725 (+641)
주말수익: $4,216,890 (-47.8%)
북미누적: $151,804,359
전세계누적: $347,504,359
제작비: $90,000,000 - $100,000,000
상영기간: 9주 (61일)
주말 간 420만 달러를 북미 성적표에 더한 <1917>이 7위를 차지했다. 신작들에게 상영관 1400개를 내어준 지난주와 달리 이번 주말에는 상영관을 늘렸는데, 아무래도 같은 제작사인 <인비저블맨>을 앞두고 최대한 성적을 내기 위해 이미 흥행에 실패한 <닥터 두리틀>의 상영관을 <1917> 쪽으로 돌린 모양이다. 개봉 9주차까지 북미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1억 5180만 달러이며, 전 세계 극장가에서 올린 수익은 3억 4750만 달러다.
※ 아카데미 촬영상, 시각효과상, 음향효과상 수상
8.
기생충
(Parasite)
( ▼ 1 )
로튼토마토: 평단 99% / 관객 91%
메타스코어: 96
상영관 수: 1,803 (-198)
주말수익: $3,010,526 (-47%)
북미누적: $48,832,019
전세계누적: $205,032,209
제작비: $11,000,000
상영기간: 20주 (136일)
개봉 19주만에 처음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기생충>이 8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현재 북미 성적은 4880만 달러로 빠르면 주중 5000만 달러 돌파가 예상되며, 이대로만 간다면 북미 5,371만 달러로 역대 북미 개봉 외국어영화 흥행 3위인 장예모 감독의 <영웅> 자리도 충분히 넘볼 수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해당부문 2위는 5756만 달러의 <인생은 아름다워>이며, 1위는 무려 1억 2800만 달러를 벌어들였던 2000년작 <와호장룡>이다.
※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수상
9.
쥬만지: 넥스트 레벨
(Jumanji: The Next Level)
( ▼ 1 )
로튼토마토: 평단 71% / 관객 87%
메타스코어: 58
상영관 수: 2,126 (-603)
주말수익: $2,875,302 (-48.2%)
북미누적: $310,839,725
전세계누적: $787,839,725
제작비: $125,000,000
상영기간: 11주 (73일)
9위는 개봉 11주차가 되어서야 상위권에서 물러날 채비 중인 <쥬만지: 넥스트 레벨>이다. 전작 <쥬만지: 새로운 세계>의 ‘12주 연속 톱10’ 기록과 타이를 이루기엔 어려워 보이나, 사실 지금까지 상위권에서 버틴 것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주말 간 287만 달러를 더한 북미 성적은 3억 1080만 달러, 전 세계 누적 성적은 7억 8780만 달러다.
10.
더 포토그래프
(The Photograph)
( ▼ 6 )
로튼토마토: 평단 76% / 관객 81%
메타스코어: 63
상영관 수: 2,516
주말수익: $2,785,655 (-77.1%)
북미누적: $17,630,295
전세계누적: $17,680,295
제작비: $16,000,000
상영기간: 2주 (10일)
지난주 4위로 데뷔했던 신작 로맨스 <더 포토그래프>가 10위를 장식했다. 평가가 워낙 긍정적이었기에 나름 꾸준한 성적을 거두지 않을까 싶었으나, 주말 성적이 77%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보아 기존 상영작과 신작들 사이에서 큰 화제성을 갖추지 못한 듯하다. 상영 열흘간 벌어들인 북미 수익은 1763만 달러.
에그테일 에디터 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