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퍽퍽하다고 느낄 때가 있다. 요즘처럼 사회적인 이슈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땐 더 그렇다. 이럴 때 영화라도 보며 기분 전환을 하면 좋겠지만, 극장에 가는 것도 꺼려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가장 좋은 건 OTT나 VOD를 통해 신작을 보는 것이겠지만, 이것조차 여의치 않은 환경이라면 일상을 특별한 환상으로 바꿔주는 유튜브 채널을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번 포스트에선 영화 못지않게 환상적인 유튜브 채널 몇 곳을 소개한다.


자크 킹

인터넷 하면서 자크 킹의 영상을 한 번도 안 본 사람이 있을까 싶을 만큼 유명한 영상 제작자. 일상적인 모습에 시각효과를 더해 마법 같은 순간을 묘사한다.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기발한 발상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바인'(해외에서 유행한 영상 SNS)이 주력 콘텐츠고, 그래서 언어의 장벽 없이 볼 수 있는 게 장점.


아도레아 올로모츠

중세가 사람 살기 좋은 시절은 아닌데, 수많은 낭만을 남기긴 했다. 그중 하나는 검술. 드라마 <위쳐>의 액션을 보며 두근거린 사람이 있다면 아도레아 올로모츠 채널을 추천한다. 아도레아 올로모츠는 중세 검술과 무술을 전통한 팀으로 단편 영화 제작까지 겸하고 있다. 채널의 유구한 역사에 비하면 영상 수는 적지만, 단순히 검과 검의 대결이 아니라 무기 조합을 다양하게 해 각 영상마다 느낌이 다르다. 또 단편 영화와 제작기를 같이 볼 수 있는 것도 장점.


콜도어

소규모 영상 제작팀 콜도어 디지털이 운영하는 채널. 덕심이 풀풀 풍기는 팬보이적 상상력과 VFX가 만나 고퀄리티 단편 영화들을 탄생시켰다. 과거 프레디 웡의 '로켓 점프'가 가진 독립 팬보이 기질을 지금까지도 유지하고 있는 채널. 영상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채널답게 미니어처부터 모션 캡처까지, 다양한 촬영 기법을 통해 상상력을 무제한으로 끌어내고 있다. <마하 고고>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단편(링크)을 보면, 팬보이의 올바른 예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PES

오모조크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운영하는 채널들이다. 최근 활동을 보면 오모조크가 더 열일 중이나, PES를 제외하고 유튜브식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설명할 수 없다.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상에 노미네이트된 <프레쉬 과카몰리>가 PES의 작품. 채널 개설시기에 비하면 영상이 적고 상업 광고로 제작한 짧은 콘텐츠가 많지만, 그래도 유튜브 내 수많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대부 같은 존재라 짚고 넘어간다.

오모조크는 개설한지 2년도 되지 않은 신생 채널. 그러나 <프레쉬 과카몰리>의 감성에 영향받은 듯한 독특한 스톱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그 외에도 클리커, 스톱 모션 쿠킹, 비밥 채널 등이 이런 콘텐츠를 전문으로 운영되고 있다. 비밥은 레고를 재료로 한 스톱 모션을 게재하는 등 채널마다 분위기가 조금씩 다르다. 다만 스톱 모션 쿠킹은 산뜻한 이름과 달리 괴기한 이미지도 다루고 있으니 주의.


액션 무비 키드

어린이를 보고 있으면 혼자서도 재밌게 논다. 상상력을 한껏 펼쳐 환상의 존재와 함께, 아니면 나름의 규칙을 맞춰 놀고 있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다. 자기 자식의 상상력을 세상에 펼쳐 보인 아버지가 있으니 액션 무비 키드의 다니엘 하시모토다. 드림웍스에서 VFX 아티스트로 일했던 다니엘 하시모토는 아들 제임스와의 일상을 CG를 덧입혀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서 제임스의 성장과 딸 소피의 합류도 지켜보며 랜선 이모, 삼촌의 뿌듯함도 느낄 수 있다.


PDK 필름

마트 구경 도중 너프(Nerf) 코너를 서성이다 발길을 돌린 사람 손. 1100만여 명이 구독하는 PDK 필름의 영상을 보며 대리만족하자. 폴 코우스키를 주축으로 운영 중인 PDK 필름은 너프 소재의 콘텐츠를 다룬다. 그중 FPS 게임처럼 1인칭으로 묘사하는 영상들은 비디오게임 특유의 움직임과 연출을 그대로 재현해 이들의 덕력을 만끽할 수 있다. 혹시나 너프를 보며 '한낱 장난감'이라고 생각했다면, 영상을 보면서 이렇게 가짓수가 많다는 것에 감탄하게 될 수도 있겠다.


씨네플레이 성찬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