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느 뉴스든 코로나19 이야기뿐이지만, ‘할리우드 말말말’도 코로나19를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할리우드의 여러 스타들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고, 더 많은 스타들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자가 격리를 택했다. 촬영이 중단되고 홍보활동이 취소됐다. 참여한 프로젝트별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은 실직했고, 이들을 지원할 기금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 극장주들 또한 도산을 막기 위한 지원금을 정부에 요청했다. 지금은 한국, 할리우드, 전 세계 곳곳에 희망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음모론 믿지 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아프게 된다
- 이드리스 엘바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확진 판정을 받은 걸 공개한 이드리스 엘바가 영상을 통해 자신에게 제기된 질문들에 답변했다. 엘바는 자신이 “캐나다 트뤼도 총리 부부와 만난 후 바이러스와 접촉했다고 생각했고, 세계를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기 때문에 테스트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확정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에 대한 반응 중 자신을 가장 두렵게 한 발언을 콕 집었다. 메시지 앱에 “흑인은 코로나19에 안 걸린다”라는 “음모론”이 돌아다닌다고 언급하며, 엘바는 “그런 게 흑인들을 죽이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우리나 다른 인종이나 바이러스를 조심해야 한다. 질병은 인종을 차별하지 않는다”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사실을 알고, 진실을 이해해야 자신을 지킬 수 있으니 쓰레기 같은 메시지를 그만 보내라”고 일침을 놓았다.

A day after Idris Elba announced that he had tested positive for coronavirus, the actor returned to Twitter on Tuesday to update his followers and fans on his condition, explain how he was able to …
variety.com
<나는 전설이다> 덕분에 코로나19에 대비할 수 있었다
– 윌 스미스
<나는 전설이다>에서 바이러스학자를 연기한 윌 스미스는 코로나19 사태가 달리 보일 것이다. 영화를 통해 남들보다 몇 년은 빨리 바이러스의 위험을 실감했기 때문에, 스미스는 동료와 친구, 팬들에게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스미스는 최근 부인 제이다 핀켓 스미스의 <레드 테이블 토크>에 가족과 함께 출연해, <나는 전설이다>를 준비하며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의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바이러스를 공부했고, 그게 “세상을 보는 자신의 관점을 완전히 바꿨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이 된 지금, <나는 전설이다>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스미스는 “그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짜 정보를 퍼뜨린 데 어느 정도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농담했다.
일하다 죽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어디 있느냐
- 폴 슈레이더
모든 사람들이 촬영 취소나 자가 격리 등 코로나19 예방책을 기꺼이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바네사 허진스가 “사람은 어차피 죽는다”라며 자유 제한 조치를 제한했다가 사과했고, 에반젤린 릴리는 “평소대로 할 것이다”라며 자가격리를 하지 않겠다고 해서 엄청난 비판을 받았다. 그리고 여기, 폴 슈레이더 감독이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촬영 종료 5일 전에 잔뜩 겁먹은 제작자들이 촬영을 중단시켰다. 나라면 폭탄이 빗발치듯 떨어져도 영화는 다 찍는다”라며 촬영 중단 조치를 비판했다. 올해 만 73세인 슈레이더 감독은 “나는 늙었고 천식도 있다. 일하면서 죽는 것만큼 더 좋은 게 어디 있느냐?”라며 자신의 꺼지지 않는 열정을 보여줬다. SNS 댓글엔 그의 속 시원한 발언을 찬성하는 의견도 있지만 “죽음 앞에선 영화는 아무 의미가 없다”라는 비판도 있다.
내 최고의 연기, 아마존 때문에 아무도 못 봤다
- 조나 힐
조나 힐은 <슈퍼배드> 같은 코미디 영화로 주목받았고, 이후 <머니볼>,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넷플릭스 <매니악>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 그가 가장 “연기를 잘 한” 작품으로 꼽는 건 <돈 워리>다. 힐은 영화에서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주인공 존(호아킨 피닉스)의 중독 치료 스폰서 도니 역을 맡았다. 도니는 스타일은 히피 같고, 무심하고 불친절한 것 같지만 따뜻하고 사려 깊은 사람으로, 존이 트라우마와 알코올 중독을 극복하는 데 큰 힘이 되어 준다. 하지만 힐은 최고의 연기를 본 사람들은 많지 않은데, 그 이유는 힐의 표현에 따르면 “아마존이 배급을 망쳤기 때문”이다. <돈 워리>는 북미 개봉 당시 A24 <에이스 그레이드>와의 경쟁하면서 주목받지 못했고, 북미에서 140만 달러, 전 세계 420만 달러 성적을 기록해 순제작비만 간신히 회수했다.
폴 토마스 앤더슨, 쿠엔틴 타란티노와의 하룻밤이 내 인생을 바꿨다
- 피오나 애플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이 미국 시네마를 이끌 차세대 거장으로 꼽히던 1990년대 말~2000년대 초, 그는 싱어송라이터 피오나 애플과 교제했다. 최근 애플은 ‘뉴요커’지와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의 관계를 회고했다. 앤더슨이 애플과 만난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애플을 따라 하와이로 간 일화가 <펀치 드렁크 러브>에 영감을 준 것은 유명하다. 하지만 애플은 앤더슨을 “굉장히 차갑고, 비판적이며, 냉소적이었다”라고 기억한다. 두 사람은 술과 마약을 자주 했는데, 애플은 “앤더슨과 쿠엔틴 타란티노와 하룻밤을 보낸 후 코카인을 완전히 끊었다”고 밝혔다. 그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하진 않았지만 “모든 마약중독자가 두 사람과 하룻밤을 보내면 약을 끊고 싶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농담을 남겼다. 앤더슨과 애플은 이젠 각자 길을 갔지만, 일부 팬들은 두 사람의 인연이 다시 닿길 바란다. 하지만 애플은 “그 시기가 팬들이 생각하는 만큼 아름답지는 않다며 환상을 깨길 바란다”고 말했다.
에그테일 에디터 혜란